식품 매장에 가보면 붉은 물감을 입힌 듯 완벽한 색상을 자랑하는 토마토들이 대부분이다. 주부라면 이들 토마토에 손이 가기 마련. 부분부분 붉기가 다른 토마토보다는 제대로 익어 당도가 뛰어날 것이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이 붉은 토마토들을 깨물어보면 단맛도 떨어지고, 토마토 특유의 풍미도 적어 '속았다'고 생각하게 될 때가 있다. 미국 코넬대와 UC데이비스대 공동 연구진이 그 이유를 밝혀냈다.
자연 상태의 토마토는 완전히 익어 붉은색으로 변해도 부분부분 색깔이 다르기 마련이다. 반면 요즘 밥상에 오르는 토마토들은 실은 '균질성숙(uniform ripening) 품종'이라고 불리는 자연 돌연변이종(種)이다. 균질성숙 품종은 1930년대 토마토 재배 농부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다. 농부들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이 붉은 토마토 재배를 선호했고, 원래의 울긋불긋한 토마토들은 이후 70여년간 시장에서 밀려나 작은 텃밭에서나 볼 수 있는 처지가 됐다.
코넬대와 UC데이비스 연구진은 이들 균질성숙 품종 토마토들이 지닌 돌연변이 유전자가 식물의 광합성을 촉진하는 단백질(GLK2)의 분비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당(糖)과 각종 영양 성분을 합성한다. 연구진은 GLK2가 억제되면 광합성이 부진해지고 당과 영양 성분의 함량이 낮아져 토마토의 풍미도 떨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보기 좋은 음식이 맛도 좋다'는 속담을 뒤엎는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 28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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