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후 26개국 ATM서 500억 원 빼낸 희대의 은행절도 사건
보안시스템이 취약한 중동 은행들의 전산망을 해킹해 세계 26개 나라에 퍼진 이들 은행의 현금인출기에서 4500만 달러, 우리돈 약 500억 원 상당을 강탈한 희대의 '사이버 절도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미국 연방검찰은 현지시간 어제 이번 사건의 용의자 가운데 뉴욕 일대에서 활동한 8명의 신원을 확보해 숨진 1명을 제외한 7명을 금융사기 공모 및 돈세탁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8명은 모두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미국 시민권자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우두머리로 알려진 알베르토 유시 라후드-페나는 지난달 도미니카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 '라카뱅크'의 세계 각지에 있는 ATM에서 500만 달러를 인출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오만에 본부를 둔 '뱅크오브무스캇'의 ATM들로부터 4천만 달러를 빼냈습니다.
먼저 해커들이 직불카드 계좌에 접근해 인출 한도를 없애면, 각국의 인출책들이 해커들이 나눠준 계좌정보를 토대로 일시에 현금을 뽑아냈습니다.
상대적으로 보안 시스템이 취약한 중동국가 은행들의 전산망을 노려 세계 각지에 있는 이들 은행의 ATM으로부터 돈을 빼냈습니다.
낡은 호텔 카드키부터 기한이 만료된 신용카드까지 가능한 모든 마그네틱형 카드가 범죄에 동원됐습니다.
훔친 돈은 고급 자동차와 시계 등 각종 사치품을 구입하는 방식의 돈세탁을 거쳤습니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국제적 범죄집단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일본, 영국, 캐나다 등 세계 12개국 수사기관과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마그네틱형 신용카드를 하루빨리 IC 카드로 전환해 해킹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