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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착용 로봇 '인데고'

Sosahim 2013. 5. 11. 11:45

 

 

 

 "당신에게 걸어가 인사를 건넨다는 것은, 걸을 수 없는 내겐 정말 엄청난 일이에요."

하반신이 마비된 마이클 고어(42)는 지난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척수손상협회(ASIA) 연례회의에서 착용 로봇 '인데고'(Indego) 시연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고어는 11년 전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을 완전히 쓸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착용 로봇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고어처럼 척추를 다쳤거나 뇌졸중과 뇌성마비, 다발성 경화증 등으로 걷기 어려운 이들에게도 희망이 찾아올 전망이다.

다리에 착용하면 자동으로 걸을 수 있도록 하는 착용 로봇은 '전자 다리' 혹은 '동력형 외골격'이라고도 불린다.

착용 로봇은 배터리가 엉덩이 쪽에 장착, 착용자가 몸을 앞쪽으로 기울이면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한다.

이어 좌우로 몸을 움직이며 계속 걸어가다가, 몸을 뒤로 젖히면 작동을 중단하도록 설계돼 있다.

현재 이스라엘, 뉴질랜드, 미국 기업들이 개발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갈수록 로봇의 부피가 작아지고 가벼워지는 등 편리성도 증대되는 추세다.

이 가운데 고어가 착용한 인데고는 미국 밴더빌트대학이 개발한 것으로, 무게가 12.25㎏로 착용 로봇 중 가장 가볍다.

아울러 여러 조각으로 분리할 수 있어 배낭에 넣어 다닐 수 있을 만큼 휴대도 간편하다.

목발로 균형을 잡으며 마침내 시연을 마친 고어는 근처에 서 있던 기자에게 "당신과 눈높이를 맞추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니, 정말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착용 로봇은 휠체어에 오랫동안 앉아 생기는 문제들이 완화되고, 결과적으로는 의료 비용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실용화 단계에 가기까진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며 난제도 남아있다.

아직 '낙상 방지' 기능이 없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 재활치료 전문가는 개발된 로봇 중 아직 이 기능을 갖춘 것이 없어 환자가 넘어지면 크게 다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가격도 최대 7만 달러(약 7천700만원) 정도로 전망돼 경제적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에겐 '그림이 떡'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