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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용 아이스크림 하겐다즈 '니치마케팅'

Sosahim 2013. 6. 11. 19:24

 

 

 

'고혹적인 얼굴의 흑인 여성이 눈을 감고 막대를 물고 있다. 광고판을 본 사람들의 시선은 차례로 눈·코·입 그리고 그 아래 광고 글자판으로 내려간다. 처음 시선을 잡은 눈은 감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큰 느낌을 주지 못한다. 금빛 광채가 나는 코를 쓸어내려가면 입에는 아이스크림 막대가 물려져있다. 흑인 여성의 입에 물려진 하얀 막대에는 '하겐다즈'가 쓰여져 있는데 눈에 금새 띈다. 그리고는 아래 글자가 보여진다. '초코릿 & 다크 초코릿 아이스크림'이라는 글자다. 광고 속의 금 빛 피부, 아이스크림 막대를 꼭 물고 입을 다문 정적인 분위기는 하겐다즈가 추구하는 고급스러움과 우아한 이미지를 충분히 보여준다.'


하겐다즈를 탄생시킨 루빈 매터스는 1932년 '시로'라는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시장에 유통했다. 당시에는 장사가 좀 됐는데 1960년대 냉장시설이 구비된 슈퍼마켓이라는 새로운 유통망이 형성되면서 대형 아이스크림 업체에 밀려 자리를 잃게됐다.

대안을 찾던 중 그는 기존 아이스크림과는 제품의 질과 가격, 티깃층, 추구하는 바가 전혀 다른 새로운 콘셉트를 생각해냈다.

바로 감각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성인 그룹을 대상으로 시중에서 쉽게 사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 아닌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춘 아이스크림이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니 마케팅 도구도 고급화했다.

가장 먼저 시장에 하겐다즈를 알리기 위해서는 안테나 샵을 이용했다.

유동인구가 많고 부유층이 많은 지역에 상품의 판매동향을 탐지하기 위한 안테나샵을 설치하고 사업장 자체를 마케팅 도구로 쓰는 것이다. 카페식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가진 안테나 샵은 부유층이 사는 지역의 이미지와 조화를 이루면서 아이스크림까지 고급스럽게 느껴지도록 했다.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에 '하겐다즈' 전용 냉동판매대를 설치한 것도 같은 전략의 하나였다.

PPL(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한 간접광고)도 기존 마케팅과는 달랐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상품을 광고하지 않고 부유층들이 찾는 연극이나 뮤지컬, 오페라 공연중에 상품을 광고하는 것이다. 런던에서 공연된 '돈 조반니'에서 극중에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직접 먹는 장면이 등장한 것은 큰 이슈였다.

고객 관리에서도 '프리미엄'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심어줬다.

하겐다즈 프리빌리지 클럽(haagen dazs privilege club)을 만들어 멤버십을 부여하고 클럽 회원들에게만 메뉴를 할인해 주거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했다.이런 마케팅을 통해 하겐다즈는 대중적 이미지 보다는 특별한 날 특별하게 먹는 아이스크림이라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아나갔다.

니치 마케팅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틈새시장 마케팅 중 하나다. 대중적인 시장 대신 기존의 시장을 세분화해 대중들에게널리 알려지지 않은 틈새에서 특정 매니아들을 집중 타깃팅하는 것이다.

이 전략은 이미 큰 시장에서 기존 업체들이 점유율을 모두 흡수해 재미를 볼 수 없을때 작은 시장을 따로 만들어 그 시장에서만이라도 점유율을 올리고자 할때 쓰인다.

때문에 니치 마케팅은 소규모 기업들에게 조금 더 유용한 마케팅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