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늑장 출동'으로 딸 잃은 엄마, 454억 소송 제기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서 구급차가 늑장 출동해 4살짜리 아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숨진 아이의 엄마가 뉴욕시를 상대로 4000만 달러(약 454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뉴욕시가 새로 도입한 구급차 운행 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숨진 아리엘 루소의 엄마 소피아 루소(26)는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얼마의 돈으로도 생명을 되찾을 수는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소피아의 변호사가 시를 상대로 사전통보서(Notice of Claim)를 발송한 직후 열린 것이다. 사전통보서는 소송 예비 절차에 해당한다.
소피아는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에 대해 "소송으로 인해 당국이 앞으로 이러한 사태에 더욱 신중히 대처하고 다른 누군가에 똑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지난 4일 자신의 할머니 카티아 구티에레스와 등굣길에 오른 아리엘은 인도를 걷다가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에 치여 숨졌다. 차량의 운전자 프랭클린 레예스(17)는 무면허로 운전을 하던 중 경찰 차량에 추격당하다 통제를 잃고 인도를 덮쳤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직후 당국은 구급차 출동 시간이 4분가량 지연됐음을 시인했다. 소방 당국 고위 관계자는 기자 회견을 열고 911 구급차 운행 관리원이 신고 내용을 오인해 출동이 늦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구급차 출동 지연이 새로 도입된 구급차 운행 관리 체계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뉴욕데일리뉴스는 지난 10일 뉴욕시가 새로 도입한 구급차 운행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운행 관리원들의 관리 화면에 신고 사실이 접수되지 않아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뉴욕시는 향후 이 관리 체계를 도입하기 위해 향후 20억 달러(약 2조 2688억 원)를 쏟아 부을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루소 가족의 변호사인 샌포드 루벤스타인은 루소 가족이 입은 피해에 대해 2000만 달러(약 227억 원)를, 소피아의 할머니 구티에레스가 입은 피해에 대해 2000만 달러를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해배상 청구 대상은 뉴욕 경찰과 뉴욕 소방국 등이다.
루벤스타인은 소방 당국의 늑장 대응과 더불어 경찰이 학교 근처에서 차량 추격전을 벌인 점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뉴욕 경찰 당국은 아직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