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수두증(水頭症·물뇌증)으로 머리 둘레가 정상아보다 3배나 커졌던 인도 아기가 5차례의 수술 후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 28일(현지시간) 미국 CNN을 통해 공개됐다.
인도 북동부 오지마을에서 가난한 10대 부부의 첫 딸로 태어난 루나 베굼은 뇌실에 뇌척수액이 많이 고여 머리가 커지는 수두증이 극단적인 형태로 진행돼 의사로부터 “몇 개월밖에 살지 못할 것”이란 진단을 받았다.
생후 18개월이던 지난 4월 루나의 머리 둘레는 94㎝에 달했고, 팽창한 두피가 눈꺼풀을 잡아당겨 앞도 제대로 못 보게 됐다.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침대에 누워만 있었고, 밥도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렸다. 상태가 이런데도 벽돌가마 노동자인 18살 아빠의 수입으로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속수무책이었다.
그런 와중에 한 저널리스트가 찍은 루나의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세계 각지에서 수술비로 써달라는 성금이 답지했다. 이달까지 6만 달러(6650만원) 이상이 모아졌다.
지난 4월 뉴델리의 포티스 병원에서 첫 수술이 진행됐다. 뇌실에 얇은 관을 넣어 수액을 뽑아내고 이를 배 안으로 보내 다시 몸에 흡수되도록 하는 션트 수술이었다. 루나의 상태 때문에 성공 여부가 불확실했으나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다.
루나는 이후 4차례 더 수술을 받았고 머리 둘레는 58㎝로 줄었다. 아직도 정상 크기(38~48㎝)보다는 큰 상태지만, 이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눈도 제대로 볼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수차례의 수술이 남아있어 루나가 완전히 정상적인 아이가 될 것임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선 앞날이 희망적이라고 CNN은 전했다.
루나의 엄마 파티마는 “지금 이렇게 루나를 볼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며 “문맹인 우리 부부와 달리 루나는 커서 읽고 쓸 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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