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모아모아

음식과 조각으로 초현실적 공간을 연출하는 작가

Sosahim 2006. 5. 3. 11:56

 
  샌디 스커글랜드(Sandy Skoglund) 1964~

  한 화면에 나타나는 색을 두 세 가지로 통일하고 극적으로 대비시켜 초 현실적인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그녀는,
 화랑에 설치된 순간에 모든 것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어 강한 인상을 심어주어야 하는
설치 미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시간의 한 순간을 포착해  붙잡아 두는 사진을 가장
조화롭게 이용했다.
 
 "사진이라는 매체가 존재한다는 것이 제게는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저는
설치미술에 뒤따르는 허망함의 비극에  갇혀 살게 되었을 것입니다." 

  사진으로 찍혔기 때문에 그녀의 설치미술은 더욱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지게 되었고,
독특한 설치미술로 인해 사진은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탁월한 색감과 메시지를 지닌
작품으로 재탄생되었다. 

 사진의 소재도 과자, 완두콩, 햄 같은 음식정물 사진에서 방 하나 크기의 무대를 만들어
다양한 상황 설정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초기 작품 중 가장 많이 알려진 <방사능 고양이들>Radioactive Cats 
  핵전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80년대 초반에, 온통 회색으로 칠해진
  부엌 안에서 회색 옷을 입은 사람들, 부서진 의자, 그 사이를 어슬렁거리고 있는 형광 색의
  초록 고양이들에 사람들은 다양한 해석을 했다.
  사진 속 고양이는 작가가 직접 조각해 일일이 손으로 다듬고 색칠을 한 것이다.
  그녀는 고양이가 실물처럼 보이기를 원치 않아 색칠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 작품은 최초로 사진과 설치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이기도 하다.

  
    <방사능 고양이>에 사용된 고양이들을 파리로 옮겨 촬영

  그녀는 카메라를 우선으로 생각해서 소품을 배열한 다음에 사진을 찍는다.
이후 그녀의 작품세계는 사진과 설치미술을 동시에 추진하는 작업을 주로 하게 된다. 

  
  
<금붕어의 복수>Revenge of the Goldfish
    바다 속처럼 푸른 침실에 금붕어가 헤엄치며, 침대에는 어머니인 듯한 여자가
    누워 있고, 그 옆에 어린 소년이 앉아 있다.
    언뜻  보면  컴퓨터로 작업한 것 같은 착각을 느낄 정도로  독특한 색깔과 배경설정이
    일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물고기가 바다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피아노 줄을 이용해
    천장에 물고기를 매달아 놓았다.
    어머니와 아이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프로이드적인 근친상간이나, 단순히 소년의 꿈이
    초현실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아마도 아기들>Maybe Babies 
     어두운 방안에 분홍색이나 파란색으로 칠해진 아기들이 온갖 모습을 한채 여기저기 있고
     십자가처럼 나뉘어진 창문 바깥쪽에는 붉은 빛에 반사된 한 명의 남자가 서 있는 사진이다.
     작가는 아기들의 다양한 형태를 얻기 위해 친구의 아기를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
     일일이 조각을 했다.
     아이의 피부가  파란 것은 죽음을 의미하고 분홍색 피부는 생명을 의미한다거나, 핵전쟁의
     시나리오 같은 것이라는 의견, 푸른색의 아기는 어른들의 학대로 인한 것처럼 보인다는 등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했다.

     
     
  <여우 경기> Fox Games
     설치 작업에는 테이블, 의자, 벽 등 주위를 모두 빨갛게 칠을 하고 여우는 회색이었으나,
     사진 속에서는 정 반대로 여우가 붉은 색이 되었고 실내는 회색이었다.
     레스
토랑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조차도 회색 옷을 입고 있었다.
     작가는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 역할을 했다. 
     먼저 여우를 해부학적으로 연구해 26마리 조각했고, 레스토랑 분위기를 위해 의자와
     탁자를 구입했으며, 모델을 위한 의상을 준비했고, 마지막으로 사진가의 역할로 돌아가
     조명을 설치하고 4시간동안 60컷의 사진을 찍었다.
    
  
그녀가 하는 작업은 약 반년 동안의 시간과 많은 자본이 들어간다. 
 작품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한 작품 당 약 2천3백만원이 든다고 한다.

  90년대에 들어서는 작업의 소재가 음식으로 바뀌었다. 

  
 

 
   Jelly beans. wood. plastic.

 
 

  음식을 소재로 한 작품을 발표함과 동시에 미국의 도시 근교에 살고 있는 중산층의
여러 가지 모습을 반영한 작업들로 계속되었다. 

 
   
    <세균은 도처
에>Germs are Everywhere
      수천 개의 껌을 씹은 뒤 그것으로 만든 벌레모양의 세균들이 초록색 방안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

  이렇듯 계속해서 나타나는 미국 중산층에 대한 부정적인 모습은 그녀가 살아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녀는 중산층이 많이 사는 미국의 동부나 캘리포니아의 교외지역에 살았지만 그것이
꼭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다고 회상한다. 

 
그녀는 현재 뉴저지에 있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