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모아모아

술 그 한 병의 재료...

Sosahim 2007. 1. 31. 11:04

 



 

 

헤네시 XO(700ml)
헤네시 XO는 코냑 지방에서 재배된 백포도 ‘유니 블랑’으로 만들어진다. 포도를 압착해서 1리터의 포도 주스를 얻어내려면 약 1.5kg의 포도가 필요하다. 포도 주스는 알코올 발효를 통해 화이트 와인으로 변하는데, 이때 포도 주스가 증발하면서 1리터였던 포도 주스는 1리터에 조금 모자라는 화이트 와인이 된다. 이 화이트 와인은 증류 과정을 통해 포도 원액이라고 할 수있는 ‘오드비(eau de vie)’로 바뀐다. 9리터의 화이트 와인을 두 번 증류해야 오드비 1리터를 얻을 수 있다. 헤네시 XO에 블렌딩되는 오드비는 10~30년 동안 오크통에서 숙성된 것인데, 이때 매년 2~3%가 증발한다. 헤네시의 양조 전문가들은 이 과정을 종합한 결과 헤네시 XO 한 병에 약 15kg의 유니 블랑이 쓰인다고 결론을 내렸다.

 

맥캘란 18년산(700ml)
약 2.25kg의 골든 프라미스(고급 보리 품종)가 있어야 맥캘란 18년산 한 병을 만들 수 있다. 골든 프라미스 2.25kg은 맥아 제조, 분쇄, 당화 과정을 거친 다음, 증류에 들어간다. 1차 증류가 끝나면 2차 증류가 시작되는데, 2차 증류는 시간 순서에 따라 초류, 본류, 후류로 나뉜다. 맥캘란은 가장 품질이 좋은 본류 단계에서 추출한 16%만 증류 원액으로 쓴다. 이렇게 해서 얻은 증류 원액 923ml는 보통 위스키보다 10% 정도 높은 70% 이상의 알코올을 함유하게 된다. 이제 증류 원액은 스페인 셰리 와인이 담겼던 오크통에서 숙성되는데, 이 과정에서 18년간 해마다 복리로 2%씩, 그러니까 모두 273ml가 ‘천사의 몫’으로 증발된다. 여기에 알코올 함량을 43%까지 끌어내리기 위해 맑은 물을 섞으면 700ml 맥캘란 18년산 한 병이 탄생하게 된다.

 

앱솔루트 보드카(1리터)
1리터짜리 앱솔루트 보드카 한 병을 만드는 데는 1kg의 겨울밀이 쓰인다. 겨울밀은 녹말 함량이 높고 단백질 함량이 낮아서 고급 보드카를 만드는 원료로 적당하다. 스웨덴 남부 아후스 지방에서 경작한 겨울밀 1kg을 당화시키고 발효한 다음 1차 증류를 마치면 알코올 함유 85%의 1차 증류주를 얻게 된다(이때 발생되는 용량은 확인할 수 없다). 이때부터 연속식 증류가 시작되고, 결국 알코올 함량 96%의 순도 높은 보드카 원액 0.417리터가 만들어진다. 여기에 알코올 함량 40%를 맞추기 위해 맑은 지하수를 섞으면 1리터짜리 앱솔루트 보드카 한 병이 완성된다. 따라서 한국에서 판매되는 750ml짜리 앱솔루트 보드카는 750g의 겨울밀에서 추출해낸 알코올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설중매 플러스(380ml)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매실 산지인 광양, 순천에서 수확한 햇매실(청매) 여섯 알을 우려내야 설중매 플러스 한 병을 만들 수 있다. 여섯 알의 햇매실이 들어간 45%의 알코올 133ml는 6~12개월 동안 지하 저장탱크에서 숙성되어 원주가 된다. 숙성을 마치고 물과 희석되어 14%의 알코올을 함유하게 된 원주는 냉동여과 과정을 거치면서 잡미가 제거된다. 원주를 우려내는 데 쓰인 매실 중에서 알이 고르고 깨끗한 것들은 네 알씩 설중매 한 병에 병입되어 매실의 맛과 향을 더해준다. 설중매 플러스 한 병 안에는 네 알의 매실이 들어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여섯 알의 매실이 우러난 것이다. 48g이라는 수치는 매실 한 알이 약 8g 정도라는 데 근거한다.

 

카르멘 카베르네 소비뇽 리쎄르바(750ml)
포도 한 송이의 무게를 평균 500g으로 가정한다. 그리고 와인을 만드는 데 쓰이는 포도 과육과 껍질의 무게를 450g으로 놓는다. 착즙된 450g의 과육은 약 250ml의 포도 주스로 바뀐 다음, 발효 과정을 거치게 된다. 포도의 당도를 약 20%로 가정하면 포도 주스 250ml에는 약 50g의 당이 존재한다. 발효가 끝나면 알코올 12%의 와인 250ml를 얻게 된다. 결국 12% 알코올 농도의 750ml 와인 한 병은 포도 세 송이로 만들어진다고 추론할 수 있다. 포도 한 송이 무게를 500g으로 가정했으니까 카르멘 카베르네 소비뇽 리쎄르바 한 병에는 카베르네 소비뇽 1.5kg이 들어간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알코올 함량이 13.5%로 12%보다 1.5% 높지만 위의 계산이 제조 과정 중에 유실되는 양을 무시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포도가 더 많이 쓰인다는 걸 감안하면 큰 오차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예거 마이스터(350ml)
예거 마이스터는 56가지 허브와 과일, 뿌리를 원료로 하는 리큐어다. 독일의 예거 마이스터 본사는 그 재료들 중에서 딱 9가지만 공개하고 있다. 카모밀라, 사프란, 정향, 생강, 감초, 계피, 아니스, 회향의 열매, 앙고스투라 나무의 껍질이다. 350ml짜리 예거 마이스터 한 병에 들어가는 이 56가지 원료 98g은 빻아지고 혼합된 다음, 특수 탱크로 옮겨져 원액으로 추출된다. 다시 오크통에서 1년간 숙성되는 원액은 여과 과정을 거치면서 알코올 함량 35%의 리큐어로 만들어져 초록색 병에 담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