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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화투의 기술

Sosahim 2007. 2. 16. 11:28

 

 

민속 대명절 설이 다가왔다. 이즈음 오랜만에 가족이나 친지, 혹은 친구나 동료 등 반가운 이들과 모이다 보면 으레 고스톱판이 벌어진다. 화투가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그만한 놀이도 없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이런 고스톱의 ‘대원칙’ 중 하나는 따야 기분이 좋다는 것. 돈 잃고, 못 친다고 놀림까지 당하면 즐거워야 할 설 기분이 짜증으로 변하기 십상이다. 최근 인터넷 사이트나 블로그에서 감탄사를 불러일으키는 ‘돈 잃지 않는 비법’을 완전 정리했다.

#상대의 초구를 기억하라

상대가 초구에 무엇을 치고, 다음에는 무엇을 쳤는지 기억해 둬야 한다. 그 2장에 상대의 전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바닥에 오동 쌍피나 국진 쌍피가 깔려 있는데, 그것을 놔두고 홍단을 먹어갔다면 홍단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남이야 쌍피를 끌어다 12피를 만들든 말든 ‘똘똘한 놈’ 3장만 먹어다 점수를 내겠다면 약부터 때려가는 게 당연하다.

#남이 먹어간 패의 경로를 복기하라

남이 먹어다 놓은 패를 살필 때는 그 패가 손에 들고 있는 것으로 끌어간 것인지, 떠서 붙은 것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특히 손에 들고 있던 패로 때려서 끌어간 것의 순서를 따져보면 상대가 무슨 약을 노리고 있는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바둑의 복기는 끝난 다음에 하지만 고스톱의 복기는 치는 동안 수시로 해야 한다.

#필요하면 독박을 당하라

처음부터 공기가 심상치 않을 때가 있다. 어느 한쪽이 득의만면하고 구경꾼이 ‘이번에 다들 죽었다’거나 ‘어이구, 들어가기 잘했다’며 감탄사를 터뜨릴 경우 대박이 터질 가능성이 높다. 그럴 때는 사정없이 독박을 자청하는 게 현명하다.

#‘설사’에는 냄새가 있다

대박의 행운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일단 설사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이런 설사는 냄새를 피운다. 그 냄새만 잘 맡으면 어느 정도 사전방어가 가능하다. 우선 상대가 먹은 패를 어떻게 진열해 두는지 살펴두어야 한다. 초보자 중에는 피 2장을 겹쳐서 놓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그 2장은 다음 판에서 붙어다니기 십상이다. 중반 이후에 뜨는 초출도 위험하다. ‘움직이는 놈부터 때리라’는 말이 있지만, 그것은 초반에나 통하는 얘기지 중반 이후에는 설사의 대상이 되기 쉽다. 한번 돌린 초출이나 중반의 초출은 ‘가급적’ 돌리고, 종반에 나오는 초출은 ‘무조건’ 돌리는 게 좋다.

#기리도 작전이다

광을 팔아주고 나면 말이 기리를 다시 한다. 그때 말은 팔린 광을 어디에 넣느냐에 대한 절대적 권한을 쥐게 된다. 그때 광이 들어가는 자리를 잘 살피면 좋은 결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화투패를 이리 빼고 저리 빼면서 호들갑을 떠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귀신도 방정맞은 것은 싫어한다.

#판쓸이도 기술이다.

판쓸이는 대박이나 역전의 디딤돌이다. 판쓸이는 운이 따라야 하지만 요령으로도 가능하다. 패가 꼬이지 않으면 바닥의 굳은 패는 아껴두는 게 좋다. 그래야 남에게 판쓸이 기회를 주지 않는다. 만약 중반쯤 바닥에 굳은 패와 초출이 깔려 있다면 굳은자를 먼저 때리는 것이 좋다. 그러나 초반이라면 초출을 먼저 치고 판쓸이는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 판쓸이 확률을 높이는 길이다.

#‘나가리’를 목표로 쳐라

고스톱에서 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날 때 나더라도 주변을 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변의 정황을 무시한 채 빨리 나려고 들다가는 ‘대박’을 얻어맞는 수가 있다. 그래서 고스톱은 ‘나가리’를 목표로 치는 게 좋다. 고스톱은 공격과 견제가 필요한 전략게임이다.

#건너가는 약은 풀어줘라

건너가는 약이란 자신의 왼쪽에 앉은 사람이 비상을 걸어놓은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그 사람의 약을 막으려고 두 사람이 보초를 서는 경우가 흔하다. 자신의 오른쪽에 앉은 사람이 패가 말려 계속 풀어주기만 하면 그것은 보초를 서고 있다는 증거다. 그럴 때 약을 풀어주면 간단히 비상이 해제된다. 특히 판이 거의 끝나가는데 문제의 패가 생짜라면 마음놓고 풀어줘도 된다.

#패를 한손에 움켜 쥐는 사람을 조심하라

자기 패를 부채처럼 펼쳐서 들고 치는 사람은 순수 아마추어이거나 성격이 온순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고스톱도 정석으로 친다. 그러나 감싸 쥐는 사람은 꾼이거나 프로다. 그런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속임수를 쓰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열 받으면 무조건 진다

내기는 대개 실력보다 신경전이 승부를 좌우한다. 고스톱판에서 열받으면 백전백패다. 열받은 척은 해도 열받으면 절대 안된다. 열받으면 판단력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거꾸로 상대를 열받게 만드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다. 예를 들어 3점을 내고 고를 불렀을 때 추가점수를 올리면서 “어이구, 이거 감사합니다”하고 인사까지 하면 상대방은 약이 오르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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