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가리','자가사리'라고 하면 모를 수도 있겠지만 탱가리,탱수라고 하면 금세 어떤 물고기인지 알아차릴 분들이 계실 것이다.
메기목 퉁가리과에 속하는 이 물고기들은 메기와 같은 긴 몸을 가지고 있지만 메기보다 작은 약 10㎝ 내외의 물고기로 바닥에 붙어 큰 돌 사이를 헤엄치며 수서곤충과 같은 작은 동물들을 섭식하면서 살아가간다.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퉁가리과는 한강 이북에서는 퉁가리가,금강 이남에서는 자가사리가 살고 있으며 만경강과 영산강 일부지역에도 법정보호종으로 지정된 퉁사리가 살아간다.
맛이 좋아 천렵의 대상이 되는 퉁가리 가족들이 동의보감이나 고서적에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을 보면 예전부터 중요한 식용어였던 것 같다. 돼지고기,소고기보다 맛이 좋다며 탱가리 매운탕을 최고의 손님대접음식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시던 어느 시골마을의 식당 아주머님이 생각난다. 그만큼 맛도 좋지만 이 녀석들을 잡아내는 재미 또한 일품이다.
퉁가리는 야생성 어류로 밤에 활발하게 활동한다. 어둠이 깔린 한밤 중에 횃불을 들고 강가로 나가 사람 몸통만한 큰 돌 주변에 그물을 치고 돌을 들썩거리면 꾸물거리는 탱가리를 만날 수 있고,큰 통에 다슬기나 떡밥으로 먹이를 넣어 여울이 흐르는 땅속에 묻어 놓고 다음날 확인하면 몇 마리씩 들어있는 탱가리들을 쉽게 채집할 수 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가슴지느러미에 쏘이면 머리가 '탱'하며 심하게 울릴 정도로 아프다. 탱가리라는 방언도 여기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필자도 이 녀석들에게 한번 쏘인 이후에는 다시는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가족 친지들과 모여 물놀이를 하며 몇 마리 잡아보는 것이야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탱가리 축제와 같은 행사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지역 특화 축제도 좋고 농가소득도 좋은 일이지만 개체수가 풍부했던 북한강 일대의 퉁가리는 최근 급격히 줄어들어 희귀어종이 될 판이다. 자연 상태의 퉁가리와 자가사리들을 잡아먹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호활동이나 탱가리 생활사 관찰,증식사업과 환경개선과 같은 생태축제를 여는 것은 어떨까? 우리가 먹을 것이 부족해 탱가리를 잡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백윤하·자연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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