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한복판, 시원한 물가가 그립다면 화천으로 떠나 보자. 울창한 원시림과 맑은 강물이 빚어낸 청정한 기운을 유감없이 만끽할 수 있다. 8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쪽배축제' 기간에 화천을 찾는다면 다채로운 프로그램까지 더불어 즐길 수 있다.
▶▶금강산 물줄기 흘러 흘러
금강산 만폭동에서 발원한 물길이 한강으로 흘러드는 곳에 화천이 자리 잡고 있다. 산과 계곡, 강과 호수가 어울려 빚어내는 풍경이 무척 아름다워 매년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화천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파로호다. 1944년 간동면 구만리 인근 협곡에 81m 높이의 화천댐을 만들면서 생긴 호수다. '파로호(破虜湖)'라는 이름은 한국전쟁 당시 화천댐 공방전에서 국군이 중공군 3개 사단을 물리치고 대승을 거두자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적을 격파하고 포로를 많이 잡았다'는 뜻으로 붙였다. 일산(1190m)과 월명봉(719m) 등 높은 산에 둘러싸여 있으며 해질 무렵 물 위에 내려앉은 석양이 운치 있다. 붕어와 메기, 쏘가리 등 담수어가 풍부해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화천을 감싸는 북한강에는 산천어와 수달이 서식하고 평화의 댐 상류에는 산양과 사향노루 등 1급 멸종 위기종이 뛰어논다. 그만큼 화천은 때묻지 않은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매년 여름이면 이러한 청정 자연을 배경으로 쪽배축제가 열린다.
▶▶물의 나라에 풍덩!
올해로 6회째를 맞은 '화천 쪽배축제'는 북한강을 오가던 쪽배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만든 지역축제다. 쪽배는 조선시대 때 서울 마포에서 강원도 화천까지 소금을 나르던 배로, 소금을 실은 쪽배가 화천에 들어올 때마다 마을은 온통 축제분위기로 들떴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한여름에 열리는 쪽배축제는 겨울에 열리는 산천어축제와 더불어 화천이 자랑하는 양대 축제로 자리 잡았다. 매년 이맘때쯤 약 20만명의 여행객이 화천으로 몰려들어 청정한 자연과 다양한 이벤트를 만끽한다.
'알뜰피서의 달인 모여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춘천댐 건설로 생긴 붕어섬 일대에서 3일간 펼쳐진다. 쪽배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참가자들이 직접 제작한 배를 선보이는 창작 쪽배 콘테스트. 참가자들은 저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쪽배를 선보인다. 날개를 펼친 무당벌레 쪽배, 용궁을 찾아가는 토끼와 거북이 쪽배, 은빛 비늘을 반짝이는 산천어 쪽배 등 아기자기한 쪽배와 퍼포먼스를 구경할 수 있다.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체험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강물에 띄워 놓은 부표를 징검다리 삼아 아슬아슬하게 건너는 부표 건너기는 스릴감이 넘친다. 북한강의 물살을 가르는 카약 타기와 수영장 안에서 축구를 즐기는 물축구도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짜릿한 프로그램.
아이를 데리고 축제를 찾은 가족이라면 농촌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해 보자. 화천 내 8개 마을에서 소박하고 정감 넘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중 산천어마을에서는 맨손으로 산천어잡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참가비 4000원만 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직접 잡은 산천어는 그대로 가져올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소박한 마을 풍경
시간이 여유롭다면 화천의 소박한 마을 풍경도 만나보자. 화천댐 상류에 위치한 비수구미마을은 나룻배가 아니면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오지마을이다. 비수구미라는 이름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임금님에게 진상할 소나무를 이곳에서 북한강을 통해 내려보냈다 하여 비소고미라 불렸다 한다.
마을에는 단 세 가구에 주민 7명이 살고 있을 정도로 한산해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사색하기에 좋다. 다리 상판을 검게 칠해 이름 붙여진 꺼먹다리는 사진 촬영하기 좋다. 영화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의 배경이 되었으며 근대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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