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은 섬 여행하기 좋은 철입니다.
특히 서남해안의 섬들은 거리도 멀고 교통이 불편해서 여름 휴가철이 아니면 찾아가기가 쉽지 않죠.
더군다나 작고 외진 섬에서는 여름철 성수기에만 민박 치거나 음식 파는 집들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섬 여행은 불편하다.
어쩌면 그것이 바로 섬 여행의 매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편해서 사람들이 많지 않고, 그래서 자연과 인정이 고스란히 살아있기 때문이죠.
누구나 섬 여행에서는 내가 자연의 일부임을 실감하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인간의 능력이 탁월해졌다고 해도, 섬에서는 모든 인간들이 자연의 변화에 민감해집니다.
자연의 협조여하에 따라 여행의 성패가 좌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섬 여행은 나와 자연이 하나되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해수욕장이 아름다운 섬
완도 금일도
금일도는 오랫동안 평화를 유지해온 섬이라고 해서 평일도(平日島)라고도 불린다.
동남쪽의 월송리 해안에는 금일해수욕장이 있다.
백사장의 길이가 3.6㎞, 만조 때의 폭이 130m에 이르는 해수욕장이다.
완도군에서는 신지도의 명사십리해수욕장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워낙 백사장이 길고도 넓다보니, 피서객이 몰리는 성수기에도 야영하거나 주차할 만한 공간이 넉넉하다.
게다가 여름철에는 동틀 무렵이나 이른 아침에는 수면 위에 구름 띠처럼 내려앉은 해무(海霧)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금일해수욕장의 가장 큰 매력은 적당한 규모의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든다는 점이다.
앞 바다가 훤히 트여 있어 파도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그런데도 수심이 얕고 백사장의 경사가 워낙 느릿해서 그다지 위협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피서객들은 거침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뛰어들어 파도타기를 즐긴다.
해수욕장 근처의 바닷가에는 해송 2,500여 그루가 자생하는 솔숲이 형성돼 있어서 한낮의 불볕더위를 식히기에 좋다.
진도 관매도
관매도가 속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은 모두 154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많은 섬들 중에서 관매도의 풍광이 으뜸이다.
선착장에 도착한 사람들의 시야에는 맨 먼저 관매도해수욕장의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솔숲이 들어온다.
2km 길이의 백사장 뒤편에 수령 50~100년의 아름드리 해송이 빼곡하게 늘어선 이 숲은 야영지로도 더 없이 좋다.
우리나라의 해수욕장을 다 통틀어도 이곳만큼 운치 있고 쾌적한 야영지를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관매도해수욕장은 백사장의 경사가 아주 완만하다.
한참을 바다 쪽으로 걸어가도 수심이 허리를 넘지 않고, 앞 바다의 섬들은 거센 파도를 막아준다.
게다가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은 떡처럼 단단해서 '떡모래밭'으로도 불린다.
발바닥에 닿는 모래결의 감촉이 참 부드럽고 편안하다.
밀물 때마다 바닷물에 잠기는 모래밭에는 커다란 조개가 숨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조개를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해넘이도 장관이다.
보령 삽시도
삽시도는 충남 보령시의 대천신항에서 직선거리로 13㎞ 가량 떨어진 섬이다.
면적이 3.78㎢, 해안선의 길이가 11㎞에 불과해서 한나절만 걸으면 섬 전체를 둘러볼 수가 있다.
삽시도의 서쪽 바닷가에는 거멀너머해수욕장과 진너머해수욕장이 있다.
서로 이웃해 있는 두 해수욕장은 천혜의 풍광이 퍽 아름답다.
길이 1.5㎞의 백사장을 따라서 아름드리 해송이 울창하고, 해송숲 주변의 언덕에는 해당화를 비롯한 야생화가 철따라 피고 진다.
바다 저편에 호도, 녹도 등의 여러 섬들이 오롱조롱 떠 있는 풍경도 매우 인상적이다.
이들 해수욕장에서는 바다와 하늘을 오렌지빛, 핏빛으로 물들이는 해넘이도 감상할 수 있다.
삽시도의 남쪽 해안에도 밤섬해수욕장이 있다.
이곳 역시 깨끗한 모래해변과 시원한 솔숲이 드리워져 있다.
또한 웃말 선착장 옆의 요강수해변에서는 온 가족과 함께 조개잡이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그밖에도 삽시도에는 물망터, 면삽지 등의 비경이 있다.
2. 별미가 있는 섬
고흥 외나로도
전남 고흥군의 외나로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할 만큼 아름답다.
작은 섬이면서도 두 개의 다리를 통해 육지와 연결돼 있어서 쉽게 드나들 수 있다.
또한 이 섬의 하반마을 일대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센터 건립공사가 한창이다.
외나로도는 여름철 피서지로도 안성맞춤이다.
특히 신금리에는 길이 1km의 백사장과 아름드리 고목들로 울창한 솔숲을 품은 나로도해수욕장이 있다.
이 해수욕장 근처의 축정항(나로도항)은 산낙지, 갈치, 꽃게, 참돔 등의 해산물이 풍부한 어업전진기지이다.
나로도항에는 '금풍쉥이구이'라는 독특한 별미가 있다.
금풍쉥이는 '딱돔', '군풍선어'라고도 불리지만, 샛서방(숨겨둔 애인)에게만 줄 정도로 맛있다고 해서 '샛서방고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우락부락한 겉모습과는 달리, 굵은 소금을 뿌리거나 양념장을 발라서 구운 금풍쉥이구이는 아주 삼삼하고 담백해서 입맛을 확 돋워준다.
순천횟집(061-833-6441)에 가면 굵은 소금을 뿌려 담백하고 고소하게 구운 금풍쉥이구이를 맛볼 수 있다.
여수 경도
경도는 전남 여수시 국동의 어항 바로 앞에 떠 있는 섬이다.
별로 크지 않고 이렇다할 만한 관광지나 명소도 없지만, 여름철만 되면 외지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경도는 여수 참장어의 본산지라, 대부분 참장어를 맛보려는 사람들이다.
국동 선착장에서 배로 5분쯤 가면 당도하는 경도 선착장 부근에 경도회관(061-666-0044)을 비롯한 참장어요리 전문점이 몰려 있다.
흔히 '하모'라 일컫는 참장어는 맛이 담백하고 씹히는 느낌이 아주 좋다.
그래서 횟감으로 인기 있지만, 여름철에는 기생충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데쳐먹거나 끓여먹어야 안전하다.
참장어 집산지인 여수의 미식가들은 참장어 유비끼(껍질데침)를 즐겨먹는다.
부추, 양파, 새송이버섯, 팽이버섯, 대추 등을 넣고 펄펄 끓인 육수에다 먹기 좋게 토막낸 참장어를 20~30초 동안만 살짝 데쳐내서 먹는 요리이다. 살이 꽃봉오리처럼 활짝 벌어진 참장어를 입안에 넣으면, 몇 번 씹지 않아도 사르르 녹아 없어지고
참장어 특유의 담백하고 깔끔하며 고소한 맛만 혀끝에 남는다.
참장어를 데쳐낸 국물에 끓여먹는 죽과 라면 맛 또한 일품이다.
울릉도
울릉도의 바다는 유난히 맑고도 깊다.
그래서인지 갯바위나 암초에 붙어사는 따개비도 육지 것과는 약간 다르다.
육지 해안에 서식하는 따개비는 대체로 크기가 작고 맛도 별로 없지만, 울릉도의 따개비는 육지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육질도 쫄깃하다.
울릉도의 해안도로를 지나다보면 파도치는 갯바위 사이를 건너다니며 따개비를 채취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간혹 눈에 띈다.
바위에 단단히 붙은 따개비는 물에 반쯤 몸을 적신 채로 일일이 손으로 따야 한다.
그래서 추운 겨울철에는 맛보기 어려운 여름철 별미이다.
울릉도 따개비는 요즘 흔해진 전복보다 더 맛이 좋다.
크기는 작아도 속이 옹골차서 식감이 아주 좋다.
더욱이 쫄깃하고 고소하며 파르스름한 빛이 도는 따개비밥을 먹으면 입안 가득 향긋한 바다 냄새가 퍼지는 듯하다.
따개비칼국수의 국물도 시원하기 그지없다.
속이 확 풀리면서 마음까지도 편안해지는 별식이다.
도동의 99식당(054-791-2287)은 따개비밥, 천부의 신애분식(054-791-0095)은 따개비칼국수를 잘한다.
3. 즐길거리가 있는 섬
제주도
제주 바다는 아열대성 해류의 영향으로 연중수온이 20℃를 유지한다.
게다가 각종 열대성 어류, 다양한 빛깔의 산호, 바다 속의 숲을 이루는 해조류, 신비스런 수중동굴이 한데 어우러져 환상적인 수중세계를 이룬다. 배우기도 쉽고 장비도 간편하며 온 가족이 함게 즐길 수 있는 스노클링만으로도 제주 바다의 황홀함을 엿볼 수가 있다.
제주도의 생태 및 트레킹 전문여행사인 제주에코의 여름 투어상품에는 스노클링체험이 포함돼 있다. 주로 서귀포 외돌개 부근의 황우지해안에서 즐긴다.
사방이 갯바위로 둘러싸인 황우지해안의 천연해수풀장은 심산유곡처럼 물빛 깨끗하고 수면이 잔잔해서 스노클링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내친 김에 서귀포시 하효동 효돈천 하구의 쇠소깎을 찾아가 테우도 한번 타보기를 권한다.
제주도의 전통 뗏목인 테우에 몸을 실으면, 약 40분 동안 신선이 된 듯한 행복감에 젖은 채로 쇠소깍의 비경을 찬찬히 감상할 수 있다.
군산 선유도
선유도는 고군산열도의 중심지다.
선유도를 비롯해 야미도, 신시도, 대장도, 장자도, 무녀도, 방축도 등의 유인도 16개와 무인도 47개가 고군산열도를 이룬다.
그중 대장도, 장자도, 무녀도 등은 작은 다리로써 선유도와 연결돼 있다.
그러므로 선유도에 가면 덤으로 세 개의 섬을 더 둘러볼 수가 잇다.
선유도에는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다리와 길이 별로 없다.
두발로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녀야 한다.
길도 험하지 않고 풍경도 그림처럼 아름다워서 그야말로 '하이킹의 천국'이다.
때로는 바닷가를 달리고, 가끔 숲을 지나는 오솔길의 운치가 참 좋다.
자전거 안장에 올라 몇 번만 페달을 밟으면 이 섬에서 저 섬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니 선유도 여행에서의 자전거는 곧 자유를 상징하는 말이나 다름없다.
선유도와 장자도 사이의 장자교 위에는 긴 릴낚싯대를 드리운 채 바다를 응시하는 강태공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다리 아래의 좁은 물목을 헤엄치던 고기들이 곧잘 걸려들어 짜릿한 손맛을 안기곤 한다.
신안 우이도
전남 신안군 도초면 우이도는 유별나게 모래가 많다.
섬 곳곳에 형성돼 있는 모래밭은 파도와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서 광활한 사막을 만들기도 하고, 기묘한 예술작품을 빚어 놓기도 한다.
섬 서쪽의 돈목해수욕장 끝에는 우리나라 유일의 모래산도 있다.
우이도에는 찻길도 없고 자동차도 없다.
그래서 마을과 마을 사이를 오가려면 걷거나 배를 타야 한다.
서쪽의 돈목해수욕장과 맨 동쪽의 진리 사이에는 약 4㎞의 산길이 나 있는데 바람소리, 새소리를 벗삼아 트레킹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길에서는 전망 좋은 고개를 둘이나 넘고, 주민이 모두 떠나 버린 마을도 하나 지나게 된다.
또한 우이도의 최고봉인 상산봉(359m) 자락에 형성된 동백나무, 후박나무 군락지도 만날 수 있다.
편도 2시간쯤이 소요되는 이 트레킹코스는 잠시나마 번잡한 세상사를 잊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사색의 길이다
'알콩달콩 > 가볼만한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해안 7번국도 해변축제 (0) | 2008.07.28 |
---|---|
현대.기아차 "휴가철 가족캠프" (0) | 2008.07.27 |
2008 화천 쪽배 축제 (0) | 2008.07.27 |
전라도 100배 즐길 수 있는 여행지 (0) | 2008.07.26 |
올 여름휴가, '농촌전통테마마을' 어때요? (0) | 2008.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