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앞에 있는 펭귄이 해리(수컷), 뒤에 있는 펭귄이 블로거들 사이에서 '가정파괴범'으로 불리는 린다(암컷)다.
미국의 한 동물원에 사는 펭귄들의 삼각관계가 인터넷상에서 동성애에 대한 활발한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6년이나 함께 산 수컷 펭귄 커플이 헤어지면서 그 중 1마리가 최근 과부가 된 암컷 펭귄에게로 둥지를 옮겨버렸기 때문이다.
LA 타임스는 최근 인터넷판에서 미 샌프란시스코 동물원의 펭귄 해리(수컷)와 페퍼(수컷), 린다(암컷)의 삼각관계가 인터넷상에서 활발한 논쟁을 야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6년간 같은 둥지에 살았던 해리와 페퍼의 관계는 최근 린다가 과부가 되면서 파국을 맞았다. 해리가 린다 주위를 배회하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린다의 보금자리로 옮겨간 것. 린다는 2개의 알을 낳았고, 홀로 남겨진 페퍼는 동물원 펭귄섬의 다른 독신 수컷 7명과 함께 솔로의 삶으로 돌아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블로거들은 린다를 ‘가정 파괴범’이라고 비난하고 나선 한편, 동성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펭귄들의 삼각관계가 ‘커다란 철학적인 이슈’로까지 번진 것이다.
기독교 웹사이트인 oneNewsNow.com은 해리와 페퍼가 헤어진 것은 “본성은 이성애를 선호한다는 증거”라고 주장한 반면, 존이라는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비통하다”면서 “페퍼가 다른 수컷 펭귄을 만나 해리보다 10배는 뜨거운 사랑을 나누길 바란다”고 썼다.
또다른 블로거는 “해리가 실제로는 양성애자가 아닐까”라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동물원 내 조류 책임자인 해리슨 에델은 이에 대해 “린다의 파트너 피그가 죽기 전 그들은 린다 부부의 근처에 살았다. 린다의 죽은 파트너는 그 사회에선 우두머리격으로 2개의 둥지를 통제했으며, 그가 1월에 죽은 이후 린다 역시 2개의 둥지를 유지했다”면서 “펭귄들에게 자기 영역은 큰 의미를 갖고 있으며, 그래서 린다는 매우 매력적으로 비쳐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떤 이들은 해리와 페퍼가 단지 수요-공급의 원리에 따라 잠시 사귀었을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동물원의 펭귄은 암컷(21마리)이 수컷(29마리)보다 훨씬 적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펭귄들은 수컷끼리 짝을 이루지 않고 혼자 산다는 점에서 이 의견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에델은 “페퍼가 다시 짝을 이룰지, 그렇다면 누구와 짝을 이룰지는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라면서 내년 3월쯤에는 그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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