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달리는 것만큼 서는 것도 중요하다. 처음 운전을 시작할 때 달리는 법을 비롯해, 차선 바꾸기, 주차하기, 밤길 운전 요령 등 주행 기술을 익히는 데는 열심이지만 급작스런 장애물을 피해 재빨리 멈추는 법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많은 운전자들이 브레이크만 밟으면 차가 멈춘다고 생각하지만 브레이크를 밟는 것도 요령이 있고, 상황에 따라 엔진 브레이크가 필요한 때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달리던 자동차가 안전하게 멈추는 데에는 현재 속도와 같은 숫자의 제동거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시속 100km로 달리던 차가 안전하게 멈춰 서려면 100m의 제동거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인사사고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는 단 몇m의 제동거리라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브레이크 페달을 최대한 힘차게 밟는 것을 ‘풀 브레이킹’이라고 한다. 풀 브레이킹은 위급한 상황에서 제동거리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초보 운전자의 경우 차의 움직임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두려움 때문에 대개 브레이크를 끝까지 힘껏 밟지 않는다. 풀 브레이킹에 익숙하지 않다면 평소 한적한 곳에서 ‘끼이익’ 하는 노면 마찰음을 낼 정도로 급브레이크를 밟아 급브레이크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자.
풀 브레이킹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면 이제 급브레이크를 밟더라도 바퀴가 잠기지 않도록 하는 요령을 익혀야 한다.
일반적으로 바퀴가 잠겨 스키드 마크를 그리면서 멈추면 제동거리가 크게 줄어들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타이어가 접지력을 잃으면 제동거리가 더 길어지고 ABS가 없는 차라면 스티어링 휠이 잠겨 장애물이 나타나 피할 수 없게 된다.
바퀴가 잠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더라도 페달을 때리듯 콱 밟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브레이크 실린더 쪽으로 순식간에 큰 유압이 걸려 제동력이 충분히 높아지기 전에 바퀴가 잠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급브레이크를 밟는 그 짧은 순간에도 우선 페달에 살짝 힘을 준 다음 다시 지긋이 큰 힘을 주는 것이 올바른 급브레이크 사용법이다.
풋 브레이킹과 엔진 브레이킹을 적절하게 혼용하자
엔진 브레이크도 풋 브레이크 못지않게 중요한 제동 기술이다.
엔진 브레이크의 원리는 간단하다. 공회전 상태에서 엑셀 페달을 힘껏 밟았다가 떼면 rpm이 높게 치솟았다가 곧 공회전 상태의 rpm으로 떨어진다.
연료가 공급되지 않아 엔진 자체의 마찰로 자연스럽게 rpm이 떨어지는 것이다. 바로 이런 엔진의 특성을 브레이크로 활용하는 것이 엔진 브레이크다.
기어를 넣은 상태에서 엑셀 페달을 밟지 않으면 공회전 때와 마찬가지로 rpm이 떨어지게 되고 이때 기어와 함께 물린 구동축의 회전도 약해진다.
이 힘으로 차의 속도를 떨어뜨리는 것이 바로 엔진 브레이크다.
AT 차는 AT 레버를 D보다 낮은 단수로 낮추기만 하면 되고, 수동기어 차는 달리고 있는 현재의 속도에 적당한 기어보다 1~2단 낮은 기어로 변속한 다음 클러치에서 발을 떼면 된다.
지나치게 급하게 클러치를 떼면 차가 울컥거리므로 중립 상태에서 엑셀 페달을 살짝 한번 밟아주면 한결 부드럽게 변속된다.
엔진 브레이크는 긴 내리막길이나 빗길, 빙판길 등 풋 브레이크만으로 제동거리가 충분치 않을 때 꼭 필요한 기술이다.
다만 차의 속도를 급격히 줄이지는 못하므로 평소 풋 브레이크와 적절하게 혼용하는 연습을 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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