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동물

휴양지 괌, 골칫거리 '갈색 나무 뱀' 퇴치위해 독약먹은 쥐 살포

Sosahim 2013. 2. 24. 10:34

 

 

 

지난 60년 동안 토착 새의 씨를 말려버린 뱀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온 미국령 괌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독약을 머금은 쥐들이 하늘에서 살포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P통신은 미 농무부(USDA) 산하 야생생물 보호청이 미국령 괌에서 갈색나무뱀(brown tree snake)을 퇴치하기 위해 오는 4~5월 사이 공군기를 동원해 밀림지대 상공에서 독이 든 죽은 쥐를 살포할 것이라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갈색나무뱀으로 인해 지난 60여 년 간 '코코(koko)'새를 포함한 괌의 토착 새들이 대부분 멸종되고, 많은 야생 생물들이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이 뱀에 물리거나 전선을 휘감아 전력공급에도 피해를 주는 사례가 끊이지 않아 전문가들이 해결책으로 이 같은 극약처방을 선택했다.

다니엘 바이스 미 농림부 야생동물보호청 부국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며 "뱀 때문에 이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겪은 곳은 괌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갈색나무뱀은 대개 1m 길이지만, 최대 3m까지 자라기도 해 현지 주민들과 동물들에게 큰 위협을 주고 있다. 이 뱀은 60여 년 전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후 파푸아 뉴기니에 주둔해있던 미군이 군 장비를 괌으로 보내던 배를 통해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려 뛰어난 생존력으로 현재 개체수가 엄청나게 불어나 있는 상태다.

그러나 다행히 뱀은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는 자주 출몰하지는 않고 정글 안에서 주로 사는 편이다. 가끔 주택으로 들어와 사람들을 무는 사례도 있었지만, 뱀 안에 든 독이 인체에는 치명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미끼가 될 쥐 안에 주입될 약물은 해열진통제의 원료로 쓰이는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사람에게는 해롭지 않으며, 갈색나무뱀에게만 특히 치명적이다. 또한 스스로 사냥하지 않은 먹이만을 골라먹는 갈색나무뱀의 약점을 이용해 이 같은 쥐 살포작전은 제격이라고 관리들은 설명했다.

다른 동물들이나 벌레들이 아닌 갈색나무뱀만 살포된 쥐를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유인하기 위해 뱀들이 많이 사는 나무 가지에 미끼들이 잘 걸리도록 하는 장치도 고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