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28일(이하 현지시각), 경찰과 차량 추격전을 벌이던 한 남성이 차 밖으로 나와 자신의 머리에 권총을 겨눈다. 이 '권총 자살' 장면은 <폭스뉴스>를 통해 헬리콥터로 생중계됐다.
스스로 목숨을 버린 남성의 이름은 조든 로메로(33). 경찰 관계자는 그가 오랜 범죄 경력을 갖고 있고, 가석방 중 선서 위반 혐의로 수배 중이었다고 밝혔다.
로메로에게는 9살, 13살, 15살 세 명의 아이가 있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자살 생중계'에 관한 소문을 들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를 검색했다. 세 아이는 그 동영상에서 아버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방송 이후, <폭스뉴스> 측은 여러 차례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앵커 셰퍼드 스미스는 "우리가 잘못했다, 정말 죄송하다"면서 거듭 사과했고, <폭스뉴스> 뉴스편집국 부국장은 이 "심각한 실수"에 대한 사과문을 내보냈다.
하지만 한 번 전파를 탄 방송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세 아이는 깊은 정신적, 심리적 고통에 시달렸다. 아이들의 엄마 안젤라 로드리게스는 "아이들이 계속해서 그 장면이 떠오르고, 잠을 못 이루는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로드리게스는 이번 달 초, <폭스뉴스>를 상대로 미국 애리조나주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BBC가 17일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CEO인 미국 뉴스 코퍼레이션이 소유한 24시간 케이블 TV 뉴스 채널이다. 극우 성향인 <폭스뉴스>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여과 없이 내보내면서 인기를 얻었으나, 공정성 논란이 늘 따라다녔다.
<폭스뉴스>가 경찰의 차량추격전을 생중계한 것도 '선정성'과 관련 있다. <허핑턴 포스트>에 따르면, <폭스뉴스>는 미국에서 발생하는 차량 추격전을 자주 생중계하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허핑턴 포스트>는 "CNN과 MSNBC는 이러한 추격전을 생중계하지 않는다"면서 "추격전의 끔찍한 결말은 의심할 여지 없이 <폭스뉴스>가 다루기 좋아하는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폭스뉴스>의 시청률은 CNN보다 높다.
최근 한국에서는 TV조선·JTBC·채널A·MBN 등 종편채널이 '한국판 폭스뉴스'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 대선 당시 TV조선은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 사무실 건물 근처에서 발생한 '투신자살 소동'을 40여 분간 생중계했다. TV조선은 '안철수 후보가 복귀하지 않으면 투신자살을 하겠다'고 말하는 남성과 전화연결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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