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50대 남자 판사가 여중생을 강간한 동년배 남자 교사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려 판사 퇴진 운동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 몬태나주 옐로스톤 카운티 법원 54살 토드 보 판사가 중학생 여제자와 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된 54살 스테이시 램볼드 교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면서 31일만 실형을 살도록 판결했다고 CNN과 ABC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보 판사는 "여학생의 외모가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보였다"며 "폭력성과 강제성도 없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폭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습니다.
램볼드 교사는 지난 2008년 당시 14살 제자와 수차례 관계를 맺었으며 이후 비위 사실이 교내에 알려지자 사표를 내고 교단을 떠났습니다.
이후 램볼드는 미성년자 강간 등 3가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이번 사건은 피해 여학생이 17살 생일을 앞둔 2010년 2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더욱 관심을 끌었습니다.
램볼드 교사는 제자를 자살로 몰아넣은 아동 성범죄자로 몰려 온갖 지탄을 받았습니다.
자살한 여학생의 부모는 "딸이 성폭행 피해 후유증으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과 수모를 겪다가 헤어날 수 없는 우울증에 걸렸다"며 자살을 교사 탓으로 돌렸습니다.
보 판사가 원고와 검찰 측의 주장을 상당 부분 배척하고 가해자에게 관대한 처분을 내리자 유족과 시민단체는 상식밖의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판사의 선고를 듣고 농담하는 줄 알았다"며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개탄했습니다.
AP 통신은 이번 판결에 분노한 사람들이 인터넷에 보 판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비난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오늘은 보 판사가 근무하는 법원 앞에서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항의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허핑턴포스트가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보 판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관계 당시 구타가 없었고 여학생의 자살이 위법적 행위 때문이란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판결을 옹호했습니다.
변호인 측은 램볼드 교사가 단 한 번의 실수로 교직과 명예, 가족 등 모든 것을 잃은 데다 얼굴에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등 사회적으로 매장당한 상태라며 판결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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