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모아모아

월드컵의 계절

Sosahim 2006. 5. 14. 07:48



월드컵이 온다. 23명의 최종 엔트리가 발표됨으로써, 이제 본격적으로 월드컵의 계절이 시작된 것이다. 상상을 초월한 광란으로 인도했던 2002년의 기적과 같은 추억이 국민들로 하여금 또 한번의 신명을 갈구하게 되었다.



각 방송사에선 시청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고의 중계 조합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시청자들에게 해설자를 널리 알리고 띄우기 위해 다소 우스꽝스런 인물 광고물까지 제작할 정도다. 전 대표팀 감독, 전 기술위원장, 전 대표팀 주장 등 선택 가능한 최고의 카드로 시청자를 유혹한다.




이미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 온 응원가 등 응원문화에 대한 상업화도 이젠 극을 치닫고 있다. 처음엔 '저거 모야? 저런게 응원가야? 왜 굳이 저런 노랠 따라 해야돼?' 하던 사람들도 이젠 수없이 반복 노출되어 거의 세뇌당하기에 이르렀다. 나도 모르게 몇몇 응원가를 흥얼거리는 자기 자신을 느껴본 적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너희에게 축구가 무엇이냐?

축제다. 우리에겐 축제의 문화가 없다. 일상의 해묵은 스트레스를 던져버리고 한 번쯤은 망가질 수 있는 축제라는 해방구가 없는 것이다. 박찬욱 감독처럼 '난 축구가 넘 싫어, 월드컵에 모두가 열광하는 이런 분위기는 더 싫어' 하는 일부 사람들도 있지만,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한 지가 좋아서 잠깐 미쳐보겠다는데 말리거나 욕할 넘 없다.



이렇게 맘껏 미쳐보자고 열심히 얘기하는데,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면 쪼까 허탈하겠지만 ㅋㅋㅋ. 그래도 본선에 나가서 일주일 동안이라도 밤잠 설치며 광분할 수 있는 특권(?)은 누린거 아니겠나.



얄미울 정도로 분위기에 편승하여 상업적으로 나서는 몇몇 기업들은 눈에 거슬리지만 흥을 북돋고 분위기를 끌어가기 위해서 살짝 무시해줄 의향이 있다. 스포츠 상업주의로 돈 벌면 기쁘겠지만, 그런 와중에 쌓인 지들의 스트레스는 어디서 풀려고 그러는지 조금 안쓰럽기도 하다. 이제 고만하시고 축제에 동참하셨음 좋겠다.



자, 이제부터 들어간다. 안전벨트 꽈악 잡아매시고 두 눈 크게 뜨고 몸을 던지시라. 2006 독일 월드컵의 광란의 열차가 출발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