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세상속으로

살인병기에서 수술용 로봇까지,세계의 로봇들

Sosahim 2006. 7. 13. 07:35

로봇(Robot)의 어원은 체코의 극작가 카렐 차펙(Karel Capek, 1890~1938)이 1921년 발표한 희곡 "Rossum's Universal Robots(로섬의 만능 로봇)"에서 나왔다. 체코어 'Robota'는 노동, 노예 등을 뜻한다.

하지만 이런 로봇의 개념은 그 이전부터 있어왔다. 자동인형(Animated Doll)이라던가 골렘(Golem)은 일종의 로봇이라 할 수 있다.

현대의 로봇에 대한 개념을 정립한 사람은 과학자이자 과학소설(SF)작가였던 아이작 아시모프이다. 2004년 개봉한 'I, Robot'의 원작자인 아시모프는 교양으로서의 쉽고 재미있는 과학입문서를 많이 쓰기도 했지만 SF소설에서 그의 위치는 Big 3라 불릴 정도로 대단하다.

그런 그가 소설 속에서 그려낸 로봇은 현재의 산업로봇이라던가 청소로봇의 수준이 아닌 인간의 말을 듣고 판단하며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로봇이다. 하지만 극작가 카렐이 쓴 '로섬의 만능 로봇'에서 우려했던 로봇의 반란을 생각한 것인지, 그는 로봇의 절대 명제를 만들어 부여한다.


영화 'I, Robot'은 로봇과 인간의 대립이라기 보다는
로봇 3원칙에 대한 로봇 스스로에 대한 대답을 보여준다.

이른바 로봇 3원칙이라 부르는 명제이다.


1.A robot may not harm a human being, or, through inaction, allow a human being to come to harm. - 로봇은 인간을 다치게 해서는 안되며 인간이 다치도록 방치하면 안된다.

2.A robot must obey the orders given to it by human beings, except where such orders would conflict with the First Law.
1조항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있다.

3.A robot must protect its own existence, as long as such protection does not conflict with the First or Second Law.
1, 2조항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스스로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단편들은 이러한 3원칙을 어떻게 로봇이 지켜나가는지, 혹은 3원칙에 의거해 로봇이 어떤 행동을 보여주는지에 대한 일종의 가상극이다. 하지만 스스로도 3원칙에 대한 미진함을 느꼈는지 훗날 0원칙을 추가한다.

0. A robot may not injure humanity, or, through inaction, allow humanity to come to harm.
로봇은 인류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인류가 위험하도록 방관하지 않는다.

로봇 3원칙보다 우선하는 0원칙의 등장은 사실 인간이 주입시켜 놓은 것이 아닌 지성을 획득한 로봇에 의해 스스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더욱 흥미로운 사실이다(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시리즈와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읽어볼 것을 권한다).

사실, 로봇의 대한 사전적 정의는 좀 더 광범위하다. 인간의 일을 대신하도록 만든 기계 장치 혹은 인간을 닮은 기계라고 정의하는데, 이를 따르면 세탁기, 자판기 등도 로봇으로 봐야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을 닮은'에 조금 더 비중을 두어 로봇에 대해 이야기를 계속 해 나가겠다.

로봇공학은 산업, 의학, 생활 전반에 걸쳐 많은 발전을 이루어왔다. 초기 로봇은 산업에서 쓰이기 위함이 많았는데 현재의 산업 자동화는 모두 로봇 공학에 의거하여 이루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위험하거나 인간의 힘으로는 들 수 없는 것을 들고, 몇 mm 단위의 초정밀 반복 작업을 수행할 필요가 있는 곳이라면 대부분 로봇암(robot arm, 로봇팔)이 쓰인다.


로봇암의 장점은 지치는 일 없이 꾸준히 정밀한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 로봇암은 의학 분야에도 사용되는데, 단순히 절개 부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닌 사람을 대신해 수술을 하는 등 그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로봇에 맡겨지는 것이 의사의 정밀 조작에 의해 수술이 이루어진다.

이미 유럽 등지에서 실용화된 '다 빈치' 시스템의 경우, 의사가 직접 메스를 들고 수술하는 것이 아닌 환자와 조금 떨어진 상태에서 특수 고글을 착용한채 로봇을 조종하는데 기존 수술법에 비해 더욱 작은 부위만을 절개하여 더 효과 높은 수술을 가능하게 해준다.


미국과 유럽에서 실용되고 있는 'da vinci surgical system'

이는 근미래에는 한국에 있는 의사가 미국에 있는 환자를 수술할 수 있다는 것도 의미한다.

그리고 로봇은 인간의 잃어버린 신체를 대신해 주기도 한다. 전기 감전 사고로 두팔을 잃은 셜리반씨의 팔을 대신하는 '바이오닉 암(bionic arm)'의 경우 신경의 미세전류를 파악하여 움직이는 로봇팔이다.


6백만 달러 사나이로 불리는 셜리반씨



이러한 보조적인, 일종의 도구로써의 로봇이 아닌 '자립'형 로봇에 대한 연구는 어떻게 진행 중일까?

자립형 로봇 가운데 가장 쓸모없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은 인간형태의 2족 보행 로봇이다. 2족 보행은 로봇이 아닌 동물 전 종 가운데서도 극히 일부만이 가능한 보행법이다. 물론 조류는 2족 보행을 하지만 그 매커니즘은 인간의 그것과는 다르다. 조류는 다리가 앞으로 구부러지는 형태, 즉 > 과 같이 생겼다면 인간은 반대로 < 모양으로 구부러진다.

2족 보행 로봇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것은 혼다사이다. 혼다에서 2000년 발표한 ASIMO는 1986년부터 연구해온 2족보행 기술의 총화이다.
ASIMO의 이름은 상당히 다양한 뜻을 담고 있는데 우선, "Advanced Step in Innovative MObility"의 약자이며, 로봇 3원칙을 만들어 낸 아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의 이름에서, 그리고 일본어 "足も('다리도'라는 뜻의 일본어, 아시모라고 읽는다)"의 뜻도 담고 있다.


무게 54Kg, 키 130Cm, 걷기 0~2.5km/h, 달리기 6km/h, 동작시간 1시간

ASIMO는 우주비행사와 비슷해 보이는 외양에 배낭을 맨 형태인데, 현재 시속 6km로 달릴 수 있으며, 장애물을 발견하면 피하거나 넘고, 넘어진 상태에서 다시 일어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시연회장에서는 춤추는 모습까지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2000년부터 카이스트(KAIST)에서 2족 보행 로봇 연구에 들어가 2003년 발표한 KHR-1이 있는데 연구를 계속하여 2005년에는 '휴보'라는 이름으로 언론에 공개된다. 카이스트의 오준호 교수 연구팀이 만든 휴보는 음성인식과 사물인식이 뛰어나다고 한다.


HUBO, 무게 55kg, 키 120cm, 걷기 1.2km/h, 동작시간 1시간

2족보행 기능은 현재 1.2km/h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는 연구 기간이 짧았던 것이니 조금만 더 연구를 진행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솔직히 일본이 20년간 연구해온 것을 단 몇 년만에 따라 간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나라는 늘 지적되는 문제이지만 '풀뿌리'가 없다. 휴보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것은 분명하지만 일반인이나 대학생들은 만들어보고 싶어도 만들 수가 없는 실정이다.


마이크로마우스만 줄기차게 만들고 있는 국내의 현실

외국에서는 휴대폰을 뜯어 그 속에 있는 칩으로 제어되는 로봇을 만든다거나, 폐기처분된 컴퓨터에서 뽑아낸 386 CPU로도 로봇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자료를 구해서 만들어보려고 하여도 부품을 구할 수가 없다. 한때 청계천에서라면 로봇 태권 V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우스개소리도 있었지만 정말 우스개소리에 불과하다. 청계천, 용산 등지를 돌아보아도 부품을 구할 수가 없어 따라하는 것조차 시도하지 못한다. 그런면에서는 국내 로봇 산업은 아직 멀었다고도 할 수 있다.



기타 다양한 용도의 로봇들


군용 로봇 AirWolf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비행 형태의 로봇으로 사막, 초원 등지에서 사용가능하도록 된 군사 목적의 로봇이다.


Spider Robot

나사에서 개발 중인 거미 형태의 로봇. 주행이 아닌 보행이 가능한 로봇의 장점이라면 지형이 험악한 곳에서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우주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드는 이 로봇은 태양전지판넬을 장착해 자체적으로 전원공급을 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Enryu Robot

일본에서 개발한 제설 로봇이다. 불도저 위에 로봇을 얹어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아래 사진은 사람이 탄 자동차를 습격하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눈에 빠진 자동차를 꺼내온 것.



Stryker Robot Tank

미군에서 개발하고 있는 군용 로봇으로 현재는 병사가 탑승하여 움직이지만 미래에는 3명의 기계 병사만 탑승하여 작전을 수행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 로보탱크의 장점이라면 GPS가 없이도 작전이 가능한 것. 주변 지형을 센서로 살펴서 자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Qrio & Aibo

로봇 분야 중에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분야는 완구분야이다. 소니는 로봇 애완견이 Aibo와 2족 보행 가능한 로봇 Qrio를 선보였다. Aibo는 인간의 목소리라던가 쓰다듬어 주는 정도, 그리고 행동에 따라 다양한 학습이 가능하다. 동일한 Aibo라 하더라도 학습 상태에 따라서 다른 행동 양식을 보인다.



Robot Soldiers

우리나라에서 개발 중이라고 발표한 로봇 군인이다.  6-8개의 바퀴 혹은 다리로 움직이며 스스로 적을 찾아 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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