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은 ‘세계 차 없는 날(Car-Free Day)’이었다. 이날은 1997년 프랑스 서부의 작은 도시 라로셸에서 ‘도심에서는 자동차를 타지 맙시다(In town, without my car)’라는 구호와 함께 시작됐다. 좀 더 인간적이고 친환경적인 도시를 만들자는 취지의 이 행사는 이후 유럽 각지로 퍼졌고 작년에는 37개국 1500여개 도시로 뻗어나갔다.
한국도 동참하고 있다. ‘세계 차 없는 날’을 맞아 서울시와 환경부, 산업자원부, 각종 환경단체가 공동으로 ‘자전거 대행진’ 행사를 열었고, 10월에는 자전거학회도 설립해서 자전거 타기를 장려할 예정이다. 하지만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의 이용률이 네덜란드는 43%, 독일은 26%, 일본은 25%이나 한국은 3%에 그치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초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10억원의 예산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지난 9월 17일에는 서울시에서 ‘자전거 조례’를 발표, 2010년까지 자치구마다 대형 자전거 주차장을 만들고 이곳에 수리, 보관, 대여를 하는 센터를 갖추겠다고 했다. 또 자전거 도로 확충은 물론 박물관, 미술관 등지에 자전거를 타고 오는 관람객에게는 입장료를 할인해줘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꾀하고자 한다.
이 같은 추세에 ‘웰빙 열풍’과 ‘유가 상승’이 맞물려 자전거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심지어 ‘자출족(自出族·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의 자전거 판매는 2004년 2000여대였던 것이 작년에는 1만대를 넘어섰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미 1만대를 넘어섰다. 인터파크 역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니 자전거 ‘미니벨로(minivelo)’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대학생 박진우(26)씨도 ‘미니벨로 매니아’다. 프랑스어로 ‘velo’는 자전거를 의미한다. 따라서 미니벨로는 소형 자전거다. 그 기준이 명확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보통 바퀴 직경이 20인치 이하인 자전거를 미니벨로라 하며 20·16·14인치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6인치짜리 미니벨로도 있다.
폴딩(접이식) 미니벨로를 가지고 있는 그는 등굣길에 자전거 가방을 들고 대문을 나선다. 자전거를 들고 끙끙대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집 앞에서 자전거를 펼치는 모습에는 여유가 넘친다. 지하철역에 도착해서는 다시 자전거를 접고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을 타고도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는다.
지하철을 내려서는 다시 자전거를 펴고 학교로 향한다. 등교하는 학생으로 북적대지만 박씨의 자전거는 사람들을 요리조리 피해 잘 달린다. 건물에 도착해서도 자전거 보관대에 둘 필요가 없다. 접어서 들고 강의실로 향한다.
미니벨로는 특정한 자전거 브랜드가 아니라 ‘작은 자전거’를 의미하기에 종류와 형태도 다양하다. 기어가 없는 것에서부터 4단·7단·14단 기어가 장착된 것도 있고, 색상도 다채로우며 폴딩(접이) 기능을 가진 것도 있다. 폴딩에서도 가운데가 접어지는 것, 앞뒤 바퀴가 안쪽으로 접어지는 것 등으로 다양하다.
가격 역시 천차만별. 20만~30만원대에서부터 200만원이 넘는 고급형 미니벨로도 있다. 무게는 9~13㎏ 정도이지만, 7㎏ 이하의 초미니벨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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