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세상속으로

'천사들의 합창' 주인공들 "16년후 지금 그들은…."

Sosahim 2006. 10. 19. 13:39

[스포테인먼트 ㅣ 임근호기자] 뚱뚱한 라우라는 버릇처럼 "너무 낭만적이야"를 읊조렸다. 부잣집 딸 호아키나는 언제나 잘난척으로 일관했고, 가난한 목수의 아들 시릴로는 그래도 호아키나가 좋다며 짝사랑에 빠졌다.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하이메는 축구를 좋아했고, 마리오는 작은 체구지만 '깡' 좋기로 유명했다. 뿐만 아니다. '촉새' 발레리아는 온통 장난끼로 가득했고, 깜찍한 카르멘은 가난하지만 밝은 미소로 사랑받았다.    

라우라(힐다 차베즈), 호아키나(루드위카 팔레타), 시릴로(페드로 비베로스), 하이메(조지 그라닐요), 다비드(요셉 브리치), 카르멘(플로르 구롤라), 발레리아(크리스텔 크리스보), 마리오 (가브리엘 카스타논). 지금 세대들에겐 다소 낯선이름이다. 하지만 적어도 1990년을 살아간 사람들에겐 너무도 반가운 이름. 여기에 천사같은 미소를 지닌 히메나(가브리에라 리베라) 선생님까지 이야기하면 십중팔구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16년전 안방극장의 사랑을 독차지한 인기 외화 시리즈 '천사들의 합창'. 주인공 '천사'들이 다시 한 교실에 모였다. 교실을 떠난지 16년 만이다. 강산이 한번 변하고도 남을 10여년의 세월. 과연 이들은 어떻게 변했을까. 최근 멕시코 한 방송사에서 '천사들의 합창'에 등장했던 8명의 천사들과 히메나 선생님을 한자리에 모아 지난 16년의 세월을 되돌렸다.

방송을 보면 이들은 1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개구지다. 왁자지껄 교실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모습도 똑같다. 물론 겉모습은 변했다. 히메나의 허리 정도 오던 꼬마들이 지금은 한뼘 이상 크다. 어디 키 뿐인가. '새침떼기' 호아키나는 섹시한 금발미녀가, 그녀를 짝사랑하던 '순진무구' 시릴로는 능구렁이(?) 아저씨가 됐다. 게다가 전학생 다비드는 반쯤 벗겨진 이마에 턱수염이 수북하다. '말광량이' 발레리아는 수다스러운, '뚱보' 라우라는 넉넉한 아줌마다. '선생님' 히메나는 살이 많이 찐 모습. 그러나 천사같은 미소만은 그대로다.

8명의 꼬마 천사들. 지난 16년동안 어떻게 지냈을까. 우선 '히메나'를 맡은 리베라는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수많은 방송과 영화에 출연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호아키나'역의 팔레타도 마찬가지. 폴란드 태생인 그녀는 20대 초반에 결혼한 뒤 지금까지 배우로 활동 중이다. 가장 인기있는 배우는 '카르멘' 역으로 나온 플로르 구롤라. 할리우드와 멕시코를 넘나들며 멕시코 국민배우로 사랑받고 있다. 할리우드 출연작은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함께 나온 영화 '콜래트럴 데미지'.

반면 '발레리'를 연기한 크리스보는 지난 95년 이후 연예계에서 은퇴했다. '하이메'를 연기한 크라닐로나 '다비드' 역의 브리치, '시릴로'를 맡은 비베로스 등은 '천사들의 합창' 이후로 아예 다른 작품에 출연하지 않았다.

한편 10여년만에 '천사들의 합창' 주인공을 다시 만난 네티즌의 반응은 뜨겁다. 대부분 반갑다는 반응 일색. 한 네티즌은 "가끔씩 로우라는 어떻게 변했을까. 호아키나는 얼마나 예쁘게 자랐을까 상상했다. 어릴적 이상형이던 히메나 선생님도 항상 궁금했다. 그들을 10여년 만에 다시 볼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그 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며 마치 오랜만에 동창생을 만난듯 흐뭇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