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어류

물고기의 놀라운 추리력.. "싸움 구경하면 강한 상대 안다"

Sosahim 2007. 1. 25. 14:34

 

 

A는 B보다 크다. B는 C보다 크다. 그렇다면 C는 A보다 클까? 답을 하기 위해서는 이행적 추론이라는 능력이 필요하다. 사람은 4세 또는 5세가 되어야 이런 능력을 갖게 된다.

 

물고기도 이행적 추론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자들이 보고해 해외 언론의 집중 주목을 받고 있다.

 

논문을 25일자 네이처에 발표한 스탠포드 대학 연구팀은, 아프리카 담수어 시클리드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물고기들이 싸우도록 놔두고 그 장면을 투명한 통 속에서 8마리의 다른 물고기들이 지켜보게 한 것.

 

이후 모든 물고기를 한 곳에 모아 놓고 촬영을 해보니 뜻밖의 행동 경향이 확인되었다. 구경꾼 물고기 중 대부분이 앞선 영역 다툼에서 패배를 거듭한 가장 약한 물고기 쪽으로 붙어 싸움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서열 1위에서 5위까지의 물고기들이 돌아가면서 싸우도록 하고, 투명 관 속의 구경꾼 물고기가 그 ‘전투’ 장면들을 보게 했다. 물고기를 합쳐 놓았을 때 구경꾼 물고기는 서열 4위나 5위인 물고기를 대결 상대로 삼았다. 강한 상대를 피하고 약한 상대를 집중 공략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러셀 퍼낼드 교수는 “우리의 실험은 수컷 시클리드들이 관찰만으로도 성공 확률을 알아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이행적 추론 능력은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물고기는 길고 짧은 것을 대보지 않고도 미리 아는 것이다.

 

영장류와 새 그리고 쥐가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행적 추론 능력이 물고기에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