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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 승용차 ?

Sosahim 2007. 2. 6. 11:09

 

"한국 타일(tile)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릴겁니다."10년 이상은 족히 탔을만한 낡은 승용차 전체를 욕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일로 온통 도배한 채 전국을 돌며 영업을 하는 괴짜 타일 시공업자가 있다.

주인공은 충북 보은이 고향인 25년 '타일쟁이' 박명수씨(51.대전광역시 대덕구 중이동).

박씨가 이 요상한 승용차를 몰며 영업을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 값싼 중국산 타일이 국내 시장을 야금야금 파고들면서 영업에 위기를 느낀 나머지 자구책으로 내 놓은 아이디어다.

박씨는 "강한 자만 살아남는 세상 아닌가요? 남들보다 튀는 영업전략이 없을까 밤새 고민하다 일반인들에게 쉽게 타일을 알릴 수 있는 이 방법을 택하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박씨의 애마(?)에는 가정집 욕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타일에서부터 옥으로 만든 것까지 무려 2만 여개가 넘는 타일이 바퀴를 빼고는 손가락 하나 들어갈 틈 없이 빼곡히 붙어 있다.

타일을 붙이는 데만 꼬박 2년이 걸렸고, 들어간 돈만 2000만원이 넘는다.

박씨는 “10년이 훌쩍 넘은 중고 승용차를 50만원에 샀으니, 그 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죠. 그래도 TV 광고에 돈을 주고 하는 것 보다는 훨씬 저렴한 편 아닌가요"라며 웃었다.

승용차 지붕에 조명시설까지 한 이 차를 박씨는 계속해서 리모델링 할 계획이다.

박씨는 사실 방송 꽤나 탄 유명인사다.

톡톡튀는 영업전략과 그리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10년 넘게 독거노인 등 불우이웃에게 무료로 타일 시공을 해 주고 있는 박씨의 남다른 삶은 이미 방송 전파를 탔다.

타일 시공 차 충북 영동을 찾았다는 박씨는 “한 번은 불법 주차를 했는데 단속 요원이 TV에서 봤다며 그냥 돌려 보낸 적이 있다”며 “사인을 해 달라는 사람도 있을만큼 방송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박씨는 고려 청자를 빚어 낸 한국의 장인(匠人)정신과 타일 시공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승용차가 아닌 대형버스 전체를 타일로 꾸며 전 세계를 일주할 계획이다.

박씨는 “숙녀가 다 된 딸이 초등학교 때 아빠가 싫다며 집을 나간 적이 있을만큼 타일에 미쳐 있다”며 “한국 타일의 우수성과 시공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씨의 요란한 타일 자동차는 지금도 전국을 운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