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동물

세상 떠난 할머니 그리며 3년간 빈집 지킨 충견

Sosahim 2007. 6. 4. 16:11

 

 

함께 살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3년 간 빈 집을 홀로 지킨 개가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주민들은 이 개가 생전에 자신을 무척 아꼈던 할머니를 잊지 못해 병든 몸에도 불구하고 집을 떠나지 않은 것 같다며 기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3일 동부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동구 운림동 증심사 인근에 있는 한 빈 집에 사는 개가 신음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119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했다.

4명으로 구성된 구조대원들은 집 주변을 수색하다 마루 밑에 들어가 있는 개를 발견, 마취총을 발사해 포획에 성공했다. 당시 이 개는 목줄이 피부를 파고 들어가는 등 상처가 심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119구조대 관계자는 "발견 당시 개의 목부위 상처가 심각하고 온 몸에 악취가 심한 상태였다"며 "개가 구조대를 보고 도망가는 바람에 2시간에 걸친 끈질긴 추적 끝에 무사히 포획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개는 3년 전 주인인 할머니가 사망한 뒤에도 동네를 떠나지 않은 채 인근 식당을 전전하며 끼니를 해결하고, 저녁때가 되면 빈 집에 돌아가 마루 밑에서 잠을 자는 생활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랜 기간 목줄이 감긴 채 돌봐주는 이 없이 홀로 생활하던 개는 결국 목 부위 피부가 괴사하고, 영양실조 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다 주민의 신고와 구조대의 신속한 조치에 힘입어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인근 주민들은 "과거 이 개는 할머니가 외출을 할 때마다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등 참 사이가 좋았는데 아마도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빈 집을 지켰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동부소방서 119구조대에 포획된 개는 간단한 응급처치를 받은 뒤 동구청 경제과를 거쳐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