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어류

우리나라의 토종 물고기들

Sosahim 2007. 7. 18. 11:36
모래무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모래무지는 전국 곳곳에 퍼져 있는 토종 민물고기이다. 잉어과 모래무지아과에 속하며 체형은 전체적으로 길쭉하고 원통형으로 특히 머리 부분은 고속전철 TGV를 닮았다.


입수염이 한 쌍 달린 이 물고기는 우리와 너무 친숙해 생김새를 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고서(古書)에도 자주 등장하며 <전어지(佃魚志)> <물명고(物名考)> 등에는 취사어(吹沙魚), 사매어(沙埋魚) 등의 한자 이름으로 소개돼 있다.


우리말 이름은 물론 한자 이름에도 모래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은 입으로 모래를 들이켜고 모래 속에 몸을 잘 숨기는 모래무지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어항에서 기르다 보면 모래 속에 깊숙이 파묻혀 눈만 내놓고 적(?)의 동태를 감시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먹이를 먹을 때도 모래와 음식물을 함께 섭취한다. 물론 음식물은 삼키고 모래는 아가미로 교묘하게 배출하는데, 이 때의 모습은 마치 경운기가 논을 갈 때 흙이 양 옆으로 펼쳐지는 것과 흡사하다.


잡식성으로 자연에서는 수서곤충을 주로 잡아먹으며 일반 관상어 먹이도 잘 먹는다. 그러나 앞서처럼 모래 속의 유기물을 입으로 걸러 먹기 때문에 잘 가라앉지 않는 먹이를 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바짝 여윈다.


모래무지와 유사한 생김새를 가진 물고기로는 버들매치, 배가사리, 두우쟁이, 돌마자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두우쟁이는 자세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모래무지와 비슷하게 생겼다.


얼룩동사리



동식물의 보호색은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동적인 기능을 할 때가 많다. 그러나 이런 보호색을 적극 이용, 먹잇감을 포획하는 동물도 더러 있다. 얼룩동사리도 사냥할 때 자신의 몸 색깔을 최대한 이용하는 민물고기다.

농어목 구굴무치속 동사리과에 속하는 얼룩동사리는 우리 나라에만 서식하는 특산종이다. 국내에서도 분포지가 그리 넓지 않아 주로 금강 이북, 특히 서울 양평 인제 청평 등 한강 수계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된다. 흔히 민물의 그린베레라 불리는데 특수부대원의 군복처럼 얼룩무늬가 몸 전체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서식지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머리와 등 부분에 흑갈색 얼룩무늬가 몸 전체에 퍼져 있다.

그린베레라는 별명에 걸맞게 얼룩동사리는 사냥술이 뛰어나다. 낮에는 돌 틈에서 휴식을 취하고 밤이 되면 어슬렁거리다 수서곤충, 새우, 물고 기 등 먹잇감을 순식간에 낚아챈다. 이 때의 행동은 마치 적진에 침투해 작전을 펴는 특수부대원을 연상케 한다. 큰 가슴지느러미를 부채질하듯 살랑살랑 저으며 서서히 먹잇감에게 다가간다.

공격을 할 만큼의 일정한 거리를 두고 기회를 엿보다 먹잇감이 잠시 허점을 보이면 순식간에 달려들어 큰 입으로 삼켜버린다. 얼마나 용의주도 한지 하찮은 피라미 치어 한 마리를 잡을 때도 좀체 허점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얼룩동사리의 사냥 순간은 고도로 잘 훈련된 저격수가 적의 요인을 암살하듯 신중하고 치밀하다.

언젠가 얼룩동사리 한 마리를 해부해 보았더니 위장에서 왕잠자리 두 마리가 나온 적이 있었다. 물 속에서 느릿느릿 헤엄치는 물고기가 사람도 잡기 힘든 잠자리를 어떻게 잡았을까. 잠자리가 교미를 하기 위해 수면과 가까운 수초 줄기에 앉았다가 얼룩동사리의 기습을 받고 영락없이 먹잇감이 된 것이다.

언젠가 모방송사에서 얼룩동사리가 뱀과 싸우는 장면을 방영한 적이 있다. 뱀이 얼룩동사리를 삼켜 승패는 불을 보듯 뻔할 줄 알았으나 결과는 무승부로 끝났다. 뱀의 아가리에 들어간 얼룩동사리가 뱀의 혀를 물어 뱀이 사망한 것이다. 얼룩동사리는 마치 상어처럼 여러 겹의 이빨이 아가리 안쪽으로 15 ~ 45도 가량 경사져 돋아 있어 뱀이 혀를 빼려 발버둥치다 죽은 것.

번식기 때 ‘꾸구꾸구’ 하는 소리를 내는 탓에 꾸구리라는 사투리로도 불리는 얼룩동사리는 하천 오염과 환경 변화에도 대단한 적응력을 보인다. 그러나 맛있는 매운탕감을 찾는 인간 앞에서는 민물의 특수부대원도 속수무책이다. 생김새는 우락 부락하지만 외모와 달리 담백한 맛이 일품이어서 좀체 놓아주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얼룩동사리와 비슷한 어종으로 동사리가 있다. 외관상 구별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자세히 보면 '군복' 무늬가 다르다. 동사리는 첫번째 얼룩 무늬가 제1 등지느러미와 제2 등지느러미 사이에 있다. 이와 달리 얼룩동사리는 무늬가 제1 등지느러미 바로 아래서 시작되고 무늬가 끊어져 있어 구별이 가능하다.



납지리




국내 토종 민물고기 가운데 관상어로 개발 가능한 종류를 든다면 가장 먼저 납지리를 꼽을 수 있다.

몸 높이가 높고 전체적으로 납작해 납지리라 불리는 이 물고기는 우리 나라 서해와 남해로 흐르는 한강, 금강, 영산강과 낙동강 수계에 고루 서식하고 있는 잉어목 납자루아과의 어종이다. 하천의 중·하류, 큰 호수, 저수지의 물 흐름이 완만하고 수초가 우거진 곳을 좋아하며 식성은 잡식성이다. 물풀이나 돌에 붙은 조류를 뜯어먹거나 실지렁이, 수서곤충의 유충을 잡아 먹기도 한다.

납지리가 관상어로 적합한 이유는 여타 토종어류와 달리 번식기가 지난 뒤에도 대부분의 개체가 화려한 혼인색을 그대로 간직하기 때문이다. 수컷의 평상시 몸 색깔은 등쪽이 담청색, 몸통 부분은 은백색이며 배 밑 부분도 금속성의 은백색을 띠고 있다. 그러나 번식기가 되면 수컷의 몸 색깔은 더없이 화려해진다. 우선 눈, 아가미, 등지느러미, 뒷지느러미, 꼬리지느러미, 배 부분이 분홍색으로 물든다. 이와 동시에 머리 뒤편으로부터 등쪽에 걸쳐 있는 반점과 꼬리지느러미에서 몸 중앙으로 새겨진 가는 띠의 청록색은 더욱 선명해져 마치 오색 물감으로 수놓인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색상은 곱지만 쉽게 질리는 열대어와는 또다른 묘미를 주는 것이다.

평소에는 여러 마리가 무리지어 다니지만 말조개나 대칭이를 발견하면 언제 어울려 다녔냐는 듯 맹렬히 싸우고, 조개 주변을 서성이는 등 납지리가 보여주는 특이한 산란 행태도 관찰자를 즐겁게 해주는 요소다.

번식기가 되면 수컷은 산란 장소인 조개를 경쟁을 통해 차지한 후 암컷을 유혹하기 시작한다. 그 후 암컷은 긴 산란관을 이용, 조개의 출수공에 알을 낳는다. 이런 산란 과정은 어항에서도 별 어려움없이 진행돼 인공적인 번식도 가능하다. 그런데 같은 납자루 종류인 줄납자루, 각시붕어, 칼납자루 등이 5 ~ 6월경에 산란하는 것과 달리 납지리는 유독 가을철인 9~10월에 산란하는 특성을 지녔다. 이는 봄 철, 다른 납자루 종류와의 조개 쟁탈전을 피하고 그들의 치어가 조개를 벗어난 시기를 기다려 안전하게 산란하려는 본능으로 추측된다.

납지리와 이름과 형태가 유사한 물고기로 납자루가 있다. 납자루는 납지리보다 체고가 낮고 수염도 길다. 수컷의 혼인색도 납지리와 달라 뒷지느러미 끝에 매우 선명한 붉은색 띠를 드리운다. 서식하는 곳도 하천의 하류보다는 중류 이상의 지역을 더 좋아한다.

오래 전에 이 물고기 이름을 딴 <납 자루떼>라는 영화가 만들어졌으나 스토리는 납자루와 관계가 없었다고 한다. 근래에도 영화배우 한석규가 주연한 라는 영화가 상영된 바 있다. 우리의 토종물고기 이름이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일반인에게 알려지는 것은 아주 기분 좋은 일이라 할 수 있다. 기왕 욕심을 더 내자면 물고기가 영화 속 한장면을 크게 차지해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는 바람이다.



누치

치어일 때는 참마자와 구별이 되지 않아



누치는 강태공들 사이에 흔히 '눈치'로 더 잘 알려진 물고기다. 아마 눈치가 빨라 다른 물고기에 비해 잘 잡히지 않고 눈이 유달리 크다고 해서 붙은 이름일 것이다. '치' 자(字)가 붙은 물고기 치고 맛없는 물고기가 없다는 말처럼 예로부터 좋은 식용재료로 사랑받아 왔다.

누치의 몸 색깔은 전체적으로 밝은 은색이다. 등쪽은 암갈색으로 서식지나 환경에 따라 황백색을 띤 개체도 발견된다. 이는 누치도 비단잉어나 금붕어처럼 개량하면 우수한 관상어로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실제 누치의 날렵하고 잘 빠진 몸매에 금빛이나 붉은 빛을 띠는 종을 개발해 낸다면 비단잉어보다 더 많은 인기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누치는 몸 중앙에서 조금 위쪽으로 희미한 반사띠가 있어 빛을 받으면 반짝거려 아름답다.

체형은 원통형이면서 납작하고 홀쭉하며 입이 뾰족하게 돌출돼 있다. 눈의 직경보다 짧은 한 쌍의 수염이 달려 있고 양 옆으로 암갈색 반점이 6 ~ 8개 박혀 있어 참마자와 외형상 혼돈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15cm 이상 성장하면 이 반점들은 사라진다. 붕어나 잉어와 달리 누치는 비교적 맑은 물이 흐르는 강의 중류나 계류의 깊은 곳에 주로 서식한다. 그러나 요즘은 수질이 다소 양호해진 탓인지 한강이나 금강 등 큰 하천의 하류에서도 낚시에 잘 걸려든다.

알을 낳는 시기는 4월 말에서 5월 사이다. 복숭아 꽃이 아름답게 필 무렵 암.수 누치떼들이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와 수심이 얕은 강변이나 계류에서 한바탕 소란을 피운다. 이 광경은 더 없이 장관이다. 몸과 지느러미를 세차게 흔들어 모래와 자갈을 들쑤시면서 물장구를 치고 물보라를 일으킨다. 이때 통상 암컷 한 마리에 여러 마리의 수컷들이 방정할 기회를 잡으려고 필사적으로 달라붙으며 몸싸움을 한다. 강가 주민은 이처럼 곡우를 즈음해 누치가 알을 낳는 것을 '곡우절 누치가리'라고 부른다. 그러나 누치의 알은 많은 양이 부화하지 못하고 산란과 동시에 다른 물고기의 먹이가 된다. 돌고기, 끄리, 피라미, 모래무지가 산란 때면 누치 주변을 맴돌며 알을 먹으려 기를 쓰고 달려들기 때문이다.
누치는 조상들이 낚시와 그물로 즐겨 잡았던 물고기이기에 <전어지> <물명고> 등 여러 고서에 눌어(訥魚)라는 이름으로 자주 등장한다. 눌(訥)자는 말을 더듬는다는 뜻이다. 누치에게 왜 이런 한자 이름이 붙었을까. 눈치라는 고유의 방언을 한자로 썼다면 눈이 큰 물고기라는 뜻의 목어(目魚)나 '눈치보다'라는 뜻의 면어(眄魚)라고 했어야 하지 않을까. 이유가 있다. 누치는 잉어나 붕어보다 아랫입술이 조금 짧다 뻐끔거리는 입놀림이 상대적으로 느리고 입도 크게 벌리지 않아 답답해 보인다. 마치 말더듬이가 무언가 중얼대는 것처럼 느껴져 '눌변(訥辯)'의 물고기로 보일 수 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눌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리라.


누치와 가까운 어종으로 참마자가 있다. 치어 때 두 종은 구별이 잘되지 않을 정도로 닮았다. 참마자는 매자 또는 마자라는 사투리로 불리는데 누치보다 몸집이 작고 입이 더 뾰족하다. 몸 양측의 반점도 누치는 성장하면서 사라지는데 참마자는 없어지지 않는다.




동자개


네 쌍의 긴 수염, 팬텀기 닮은 날렵한 몸매로 '인기'



이 물고기가 동자개라고? 사진과 이름을 비교하고는 의아하게 생각하는 독자가 있을 것이다. 이 물고기는 분명 동자개가 맞다. 동자개는 우리 민족에게 표준어인 동자개보다 빠가사리라는 방언으로 더 잘 알려진 물고기다.

빠가사리라는 말은 동자개가 빠각빠각하는 소리를 내는 것 에서 유래됐다. 이 물고기는 위험을 느낄 때나 인간에게 잡혔을 때 가슴지느러미를 관절과 마찰시켜 소리를 내는 특이한 행태를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생긴 재미난 일화가 있다. 일제가 조선을 그들의 식민지로 강점했던 시절, 일본인이 가장 싫어했던 물고기가 바로 동자개였다는 것이다. 낚시에 걸린 동자개가 지느러미를 곧추 세우며 내는 소리가 그들에게는 바가 바가 즉, 바보 같은 놈 이라고 들려 일본인은 동자개를 잡으면 곧바로 땅에 내팽개치곤 했다고 한다. 물고기가 조선인과 일본인을 가려서 미워했을 리는 없겠지만 전국을 탐사하다 보면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더러 접할 수 있어 흥미롭다.

동자개는 동자개과의 대표적인 어종이다. 머리 부분은 등과 배 쪽으로 납작하지만 등지느러미 뒷 부분부터는 옆으로 납작하게 생겼다. 길다랗고 멋진 네 쌍의 입수염이 있으며 가슴지느러미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자세히 보면 안팎으로 작은 톱니가 있는데 등지느러미에도 억센 가시가 있어 찔리면 몹시 아프다. 작은 눈은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동자)의 눈망울을 닮아 귀엽기 그지없다.

육식성으로 작은 물고기, 물고기 알, 수서곤충, 실지렁이, 갑각류 등을 먹고 산다. 산란기는 5월부터 6, 7월까지로 알려져 있다. 산란기에 수컷은 하천이나 강 바닥에 가슴지느러미를 이용해 야트막한 굴을 파서 산란실을 만든다. 이곳으로 암컷을 유인해 알을 낳으면 수컷은 그 알이 부화해서 새끼가 독립할 때까지 지켜준다.

이처럼 모성애보다 부성애가 강한 동자개는 동해안의 일부 하천을 제외한 거의 전지역에 고루 분포한다. 같은 동자개과의 물고기로는 눈동자개, 밀자개,대농갱이, 종어 등과 낙동강 수계에만 자생하는 꼬치동자개가 있다. 몸 길이가 1m까지 자라는 종어는 맛이 뛰어나 궁중의 수라상에 오르던 민물고기. 그러나 남획으로 인해 남한 지역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곧게 선 등지느러미와 옆으로 활짝 펴지는 가슴지느러미, 쭉 뻗은 꼬리지느러미, 녹갈색의 얼룩 반점은 언뜻 보기에 팬텀기의 날개와 기체를 빼다 박았다. 동자개의 군락이 수중을 쏜살같이 헤엄치는 모습은 마치 팬텀 전투기 편대가 작전지역으로 날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 때문인지 실제 강원도 인제의 일부 지역에서는 동자개를 아예 팬텀기로 부르기도 한다. 맛이 좋아 양식어종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요즘은 관상어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황쏘가리

우리나라 토종 담수어중 황쏘가리 만큼이나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상을 지닌 어종이 또 있을까? 그 우아하고 귀족적인 자태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이 물고기의 눈부신 황금빛은 여느 열대어나 금붕어, 비단잉어들조차 감히 따라오지 못한다. 그들의 황색은 어딘지 모르게 사람의 손이 간듯한 인공적인 색상인데 반해 황쏘가리의 체색은 그야말로 최상의 자연미가 어우러져 금빛 찬란하다.

어쩌면 황쏘가리라는 호칭보다는 황금쏘가리라고 불러주어야 그 가치와 품격에 더욱 어울리리라.

황쏘가리는 우리가 흔히 접하고 낚시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검은 얼룩무늬를 가진 농어과의 일반 쏘가리와 완전히 같은 종이다. 일반 쏘가리가 색소결핍증인 알비노 현상 즉 검은 색소의 반이상이 없어졌을 때 생겨나는 일종의 돌연변이이다.

그러나 요리감으로나 환영을 받는 원조 쏘가리와는 달리 황쏘가리는 특별대우를 받고 있으니 열목어, 무태장어, 어름치 등과 어깨를 당당히 겨루며 천연기념물 190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한강과 한탄강의 상류에서 나오는 황쏘가리는 체색이 사진의 개체처럼 전신이 황금색인 개체가 많은데 반해 중류지역 이하에서는 황색 바탕에 암갈색 얼룩무늬가 섞인 황쏘가리도 간혹 나타나고 있다. 다자란 성어는 40Cm 내외이다



대농갱이

특이한 이름을 가진 대농갱이는 우리 나라의 한강과 금강 수계에 분포하는 동자개과의 육식성 민물고기로 수서곤충, 새우,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으며 하천의 중류와 하류
지역 물이 많은 곳에 주로 서식한다.


길게 늘어뜨린 입수염은 4쌍이며 몸이 가늘고 길쭉하며 진한 황갈색의 체색을 띄고 있다. 가슴지느러미에는 딱딱한 가시가 있는 데 바깥쪽에는 톱니가 없으나 안쪽으로 15개 내외의 작은 톱니들이 달려있다. 이 가시에 찔리면 몹시 아프다. 등지느러미에도 뾰죽하고 강한 가시가 있으나 톱니는 붙어있지 않다. 등지느러니 뒤로 꼬리지느러미와 연결되지 않은 기름지느러미가 있으며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끝부분은 암갈색을 띈다.

산란기인 5월이 되면 암, 수 모두 행동이 민첩해지고 여러마리가 펄이 깔린 강바닥에 모여들며 수컷이 산란터를 만들면 암컷이 알을 낳고 이를 수컷이 일정기간 지키는 모습이 한강 중류인 청평근교에서 관찰되었다.

군자와 같이 의젓하게 늘어뜨린 하얀 수염. 멋지게 치켜세운 등지느러미, 유연한 수영솜씨, 귀여운 눈망울, 공군의 팬텀기를 연상하게 하는 모습과 전체적으로 날렵한 자태로 요즈음은 관상어로도 인기가 있으며 육질의 맛이 좋아 식용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으나 환경오염으로 그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경기도 일대의 어부들은 대농갱이를 주로 그렁체라는 방언으로 부르며 이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일반인들이 흔히 빠가사리로 부르는 동자개와 구별을 하고 있다.

다 자란 성어는 전장 40cm내외이다. 이와 유사한 동자개과의 물고기로는 밀자개. 꼬지동자개, 눈동자개, 동자개, 종어가 있으나 맛이 뛰어나다던 종어는 거의 멸종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시고기

우리 나라 동해로 흐르는 하천의 바다와 인접한 지역에 드물게 분포하는 물고기로 작 은 수서 곤충, 동물성 플랑크톤 등을 섭취하며 유속이 완만한 곳을 좋아한다.

입은 뽀죽하고 약간 윗쪽을 향해 있으며 몸은 옆으로 가늘고 길쭉하고 몸의 옆면은 금속 광택이 나는 담회색이나 산란기의 수컷 은 흑갈색으로 체색이 진해진다. 등지느러미에 작고 검은 가시가 7∼10개 있어 잔가시고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꼬리자루는 가늘고 길어 마치 작은 부채를 달아 놓은 것처럼 보이며 잘 발달된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를 이용, 최신예 헬 기처럼 정지, 후진 ,급강하 등 자유자재로 몸을 움직일 수 있고 위험을 느끼면 바닥의 침전물을 흐트려 물이 혼탁해진 틈을 이용 안전지역으로 급히 도망치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깊은 물속에서 월동을 한 뒤 2∼3월 경 수심이 얕은 물로 이동한다. 산란은 주로 4월부터 시작되며 수컷이 세력권을 형성한 뒤 굵은 수초 줄기등을 받침대로 사용, 잔풀과 몸에서 분비되는 점액질 을 섞어 새둥지처럼 둥글고 멋진 보금자리를 만든 뒤 암컷을 유인, 둥지 안에 알을 놓게 한다.

산란 뒤 암컷은 둥지를 떠나고 수컷은 가슴지느러미를 열심히 움직여 둥지의 알과 부화한 새끼들에게 신선한 물을 계속 공급해 주고 외부의 적으로 부터 이들을 보호한다. 새끼들이 독립할 때가 되면 그 생을 마감하는 눈물겨운 부성애를 가지고 있어, IMF시 대 자식 사랑의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 땅의 고개숙인 아버지를 연상하게 하는 물고기이다.

소형어종으로 다 자란 성어는 전장 5cm 내외이다. 이와 유사한 가시고기, 큰 가시고기가 있고 북한에만 서식하는 두만가시고기, 청가시고기가 있다


연준모치




연한준모치는 잉어목 황어아과 연준모치속의 민물고기이다.

몸은 길쭉하고 옆으로 납작하다. 옆줄은 꼬리자루 부분에서 끊어지는 경우가 있어 불완전 편이다. 입수염은 없고 꼬리지느러미는 깊게 갈라져 있다. 비늘이 매우 잘고 약해 잘 벗겨진다. 주둥이는 뾰죽하게 생겼으나 그 끝부분은 둥그스런 곡선이다.

등이 보라색과 녹색을 띤 갈색이며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시작부분에 약한 반점이 있다. 몸의 측면으로 여러개의 암갈색 가로무늬가 흩어져 있다.

산란기에는 암수 모두 혼인색을 띠듯 고 입주위에 작은 구슬이 달린 돌기(추성)가 돋아나는데 수컷이 더 뚜렷하다. 주둥이 가장 자리가 루즈를 칠한 듯 붉어지고 눈은 금빛 광채를 띠며 몸의 옆면에도 황색띠가 생겨나 무척 아름답다. 이 때 암컷 한 마리에 여러마리의 수컷들이 떼를 지어 둥근 실타래 처럼 뒤엉켜 계류의 모래나 자갈에 알을 낳는다. 냉수종 어종으로 한여름에도 수온이 급격히 올라가지 않는 강원도의 심산유곡에 주로 서식한다. 물이 맑고 산소가 풍부한 1급수에만 사는 풍치어라고 할 수 있다.

식성은 잡식성으로 수서곤충 및 물풀 등을 섭취한다. 러시아, 유럽, 아시아 등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물고기이나 우리나라에서는 개체수가 흔치 않고 수가 점차 줄어들어 환경부의 보호어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다 자란 성어는 8cm 내외의 소형어종이다.




은어


은어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고급식용어이다. 초가을 섬진강변에는 은어를 낚는 강태공들의 한가로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은어의 우아한 자태는 가위 물 속의 귀족이라고 칭해줄 만하다. 몸은 납작하고 뒤로 길죽하다. 위턱과 아래턱에는 빗살모양의 이가 달려 있어 돌에 붙은 물이끼를 갉아먹는데 알맞게 생겼다.

등쪽의 체색은 담록색이며 배쪽으로 갈수록 깨끗한 백색을 띤다. 가슴지느러미에는 노란 줄무늬가 있다. 윗입술과 아랫입술은 마치 하얀 분가루를 바른 것처럼 보인다.

산란기는 9∼10월 경이다. 하천의 중상류에 살던 은어는 바다와 가까운 하천의 하류로 떼를 지어 이동한다. 여울이 지고 모래와 자갈이 깔린 곳을 번식장소로 택한다. 이 때의 수컷은 머리와 등이 진한 암갈색, 지느러미는 분홍색을 띠어 혼인색을 갖춘다. 한 마리의 암컷에 여러 마리의 수컷이 몰려들어 몸을 비비며 소란을 피운다. 지느러미를 이용하여 모래와 자갈을 파내 산란장을 만들어 알을 낳는다.

은어는 1년밖에 못 사는 물고기로 산란과 방정이 끝나면 암수 모두 죽어서 강물에 둥둥 떠내려간다. 몸의 영양분이 모두 빠져나가 검은 체색과 뼈만 남은 처량한 모습이다. 철새들도 죽은 은어를 잘 먹지 않고 미생물에 맡겨져 분해된다. 종족번식의 대업을 수행하고 철저히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부화된 어린 은어는 곧바로 바다로 내려가서 육지와 가까운 근해에서 겨울을 지낸다. 3∼4월 봄이 되면 5∼7센티로 자란 은어들이 태어난 하천으로 거슬러 올라오기 시작한다. 양식된 은어는 자연산에 비해 독특한 수박향이 떨어진다. 이는 자연산이 풍부한 부착조류를 섭취하기 때문이다. 다 자란 성어는 30센티 내외이다


피라미



한여름 전국 하천의 계류에서는 피라미 견지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피라미는 잉어목 피라미과의 물고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민물고기이며 일부 섬지방을 제외하고는 전국 각지의 개천, 호수, 강 등의 2급수 지역에 무리를 지어 서식한다.

몸은 옆으로 납작하고 꼬리쪽으로 길죽하며 눈동자의 동채위로 붉은 점이 있고 번식기를 빼고는 몸의 색채가 전반적으로 은백색을 띄고 있다. 몸길이가 10 ~ 15cm인 개체들이 쉽게 발견되나 간혹 20cm에 가까운 큰 개체도 계류 낚시에 걸려든다.

피라미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붕어와 더불어 가장 친근한 물고기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어종들은 몰라도 피라미는 모두들 쉽게 안다. 그러나 암컷 피라미는 제대로 알아보는데 사진의 피라미가 수컷인 것을 아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이는 수컷과 암컷의 모양과 체색이 현저히 달라 통상 수컷 피라미를 불거지라는 방언으로 부르며 다른 어종으로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피라미는 다른 물고기들 보다 왕성한 번식력과 적응력을 가지고 있어 좀처럼 그 수가 줄어들지 않는다. 피라미는 수컷보다 암컷이 월등히 많고 댐공사, 하천 정비 등의 자연 변화에도 잘 적응하여 다른 어종들보다 우점종으로 서식하는 곳이 많다. 통상 피라미는 아주 나약하고 힘 없는 것의 대명사로 지칭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강인한 자생력을 가지고 있는 물고기이다.




버들매치


버들매치는 잉어목 모래무지아과의 담수어종이다. 몸의 겉모습이 모래무지와 유사하게 생겼지만 이보다는 입주둥이가 훨씬 짧다. 입술은 매우 두터우며 입가에는 짧고 굵은 한 쌍의 입수염이 달려 있다. 머리의 앞쪽이 약간 오목하게 들어가 있으며 옆줄은 완전하다.


체색은 주로 담갈색에 몸 옆 가운데로 7~10개 정도의 흑갈색의 반점이 둥그스럼하게 박혀있다. 가슴, 등 및 꼬리지느러미가 커지고 전체적으로 밝은 주황색인 혼인색을 띠게 된다. 이때 가슴지느러미의 바깥 부분에는 작은 톱날 모양의 돌기물인 추성이 돋아난다. 수컷은 진흙바닥에 깊이 5센티 정도의 산란터를 만들고 세력권을 형성하여 다른 물고기들의 접근을 막는다. 암컷이 여기에 알을 낳으면 수컷이 이를 지켜준다.


침전물이 많고 유속이 완만한 곳에서는 진흙에 붙은 알들이 산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입으로 부유물을 빨아들여 아가미 뒤로 내뿜는 행동을 반복하여 산란장 청소를 해주는 슬기로운 본능을 가지고 있다. 알에서 깨어난 어린 새끼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이들을 지켜주는 부성애를 가진 물고기이다.


바닥에 자갈과 모래 또는 진흙이나 뻘이 깔린 물흐름이 느린 농수로, 저수지, 소택지와 강의 하류에 주로 서식한다. 수질오염에 대한 내성이 강해 3급수의 탁한 환경에서도 잘 적응한다. 우리나라의 한강, 금강, 영산강 등 서해로 흐르는 하천 수계에서 발견되며 사람들에게는 잡어로 취급되어 괄시를 받고 있으나, 생태관찰 학습용 및 몸색의 변화가 다채로운 관상어로도 환영을 받을 수 있는 어종이다.


모래무지보다는 소형어종으로 다 자란 성어도 10cm 내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