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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솔마을 오토캠프장

Sosahim 2008. 1. 31. 18:55

해질녘 화성8경 가운데 하나인 궁평낙조를 보며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널찍한 운동장에 조성된 해솔마을 오토캠프장.


화성8경 중 하나인 ‘궁평낙조’ 환상적

서울서 가깝고 편의시설 완비해 겨울철 인기


서울과 수도권은 인구 밀집지역이다. 그만큼 오토캠핑을 즐기는 이들도 타 지역에 비해 많다. 수요가 있는 곳에는 공급이 따르기 마련이다. 본격적인 오토캠핑 붐이 일기 시작한 3년 전에 비해 수도권의 오토캠프장의 수는 많이 늘었다. 캠핑동호회들의 활발한 활동 덕분이다. 하지만 폭발적인 인구증가에 비하면 아직도 캠프장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국립공원과 유원지 등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오토캠프장은 시설 규모를 당장 확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사설 캠프장의 활성화다. 여름철 계곡이나 바닷가에 한시적으로 문을 열던 개인 야영장을 오토캠프장으로 연중 개방을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 야영장은 일단 경제 논리가 충족되어야 운영이 가능하다. 한 마디로 돈이 안 되면 문을 열기 어렵다.

경기도 화성군 서신면 바닷가에 자리한 해솔마을은 개인이 운영하는 오토캠프장이다. 사실 이곳에는 오토캠핑을 위한 전용 야영장이 없다. 텐트를 치는 장소가 평소에는 운동장으로 사용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하늘을 가리는 숲이나 시원한 잔디밭도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이곳은 주말이면 늘 많은 캠퍼들이 찾아드는 인기 오토캠프장이다.

사실 해솔마을은 야유회나 모임을 위한 단체 손님을 상대로 하는 곳이다. 민박과 식당도 함께 운영하기 때문에 이들 시설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주요 수입원이다. 현재 오토캠프장으로 개방하고 있는 운동장은 최대 38팀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다. 그러다보니 사실 캠퍼들의 방문이 수입에 큰 도움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


해솔마을 사장의 특단

해솔마을 사장은 몇 해 전 캠핑동호회 운영자들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오토캠핑에 대해 잘 몰랐다. 그들이 비수기에 오토캠핑을 할 수 있도록 운동장을 열어달라고 제안한 것이다. 사장이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오토캠퍼들에게 해솔마을을 개방한 것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제가 놀란 것은 아이들 때문이었습니다. 그 추운 겨울에도 걸음마를 하는 아이들까지 캠핑을 하더군요. 처음에는 괜찮을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자꾸 보다보니 가족과 함께하는 오토캠핑 문화가 너무 좋아 보였습니다.”

초창기 해솔마을을 찾던 캠퍼들은 겨울철에도 물과 화장실만 이용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김 사장이 보기에는 그것만 가지고는 기본적인 생활이 어려울 것 같았다.

“먹고 자는 거야 기본적으로 가지고 다닐 수 있지만, 씻는 것은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초기에 해솔마을을 찾던 캠퍼들은 고수들이었습니다. 씻지 않고도 며칠씩 버티는 것이 가능한 분들이지요. 하지만 차츰 찾아오는 분들이 늘며, 한눈에 초보자라고 생각되는 팀들이 많아졌습니다. 아이들도 그렇고 특히 여자분들이 불편해하더군요.”

그는 손님들인데 이렇게 불편하게 지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민박집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온수 샤워를 할 수 있도록 캠퍼용 샤워장을 따로 지정했고, 자재를 구입해 직접 시공한 싱크대에서 따뜻한 물로 설거지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운동장 곳곳에 콘센트도 설치했다. 덕분에 해솔마을에서는 온수로 샤워와 설거지를 하고 전기요에서 따뜻한 잠을 청할 수 있게 됐다. 주인장의 이같은 세심한 배려 덕분에 해솔마을은 겨울에 특히 인기 있는 오토캠프장이 됐다.

“올해 들어 캠퍼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지금처럼 추운 날씨에도 15팀 이상은 꾸준하게 찾아오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하나 둘 문제가 생기더군요. 땅에 불을 피우는 사람도 있고, 불씨가 남아 있는 모닥불을 함부로 버리기도 했습니다. 아무데나 쓰레기를 쌓아두고 깨진 병을 방치하는가 하면, 비 올 때 판 배수로를 원상복귀시키지 않아 운동장이 엉망이 되기도 했습니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이런 무질서한 사례는 초보캠퍼들이 많아지면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소위 고수급 캠퍼들은 절대로 자기가 머문 흔적을 남기지 않는데, 이러한 캠핑문화에 익숙지 않은 이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김 사장은 한 때 캠프장 폐쇄까지 고민했지만 이제는 생각을 바꿨다. 캠퍼들에게 이용요령과 필수 준수사항을 확실히 알리면 이러한 무질서까지는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앞으로도 해솔마을 오토캠프장은 연중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상식선의 질서를 지키는 것이 그 전제다.

태안반도와 주변 섬에 걸린 저녁 햇살

궁평리 유원지와 맞붙어 있는 해솔마을은 총 92,562.4m²(28,000평)의 부지 가운데 42,975.4m²(13,000평)를 개발해 숙소와 야외수영장, 식당, 강당, 회의실, 노래방, 운동장 등을 시설했다. 김상훈 사장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임대를 주다 4년 전부터 직접 맡아 운영하고 있다. 선산이 있는 땅이라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서울 생활을 일부분 포기하고 이곳에 내려왔다고 한다.

해솔마을 오토캠프장은 식당 건물 오른쪽 아래로 이어진 길을 따라 내려가면 나오는 운동장에 조성되어 있다. 특별히 오토캠핑용 사이트를 만든 것은 아니고 그냥 운동장에 사이트를 구축하도록 되어 있다. 대형 거실 텐트 20동 정도는 여유 있게 칠 수 있는 공간이다. 운동장 바로 옆의 숲에도 텐트를 칠 수 있다. 내년에는 야영장 내 화장실에 샤워시설도 추가할 예정이다.

해솔마을이 겨울철에 특히 인기 있는 이유는 동계에도 사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췄기 때문. 하지만 화성8경 가운데 하나라는 궁평리 특유의 아름다운 낙조도 큰 몫을 한다. 서해안은 어디서나 낙조를 볼 수 있지만, 이곳 궁평리 해안에서 보는 낙조는 더욱 아름답다. 건너편 태안반도와 주변 섬에 걸린 저녁 햇살, 그리고 별처럼 반짝이는 수평선의 불빛이 참으로 장관이다.

궁평리 일대는 해안지대 방어를 위해 거의 대부분 지역에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다. 바다와 인접한 해솔마을도 마찬가지. 헌데 오토캠프장으로 개방하고 있는 운동장에서는 이 해안철조망이 보이지 않는다. 바다에서 약간 떨어진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솔마을을 낙조와 함께하는 오토캠핑에 최적의 장소로 꼽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용요령


텐트를 기준으로 1팀 당 15,000원의 야영장 사용료를 받는다. 이 가격에는 전기 사용료와 샤워장과 취사장의 온수 사용료가 포함되어 있다. 입장료나 주차료 등은 따로 받지 않는다. 캠프장에 설치된 콘센트의 전기는 저녁때부터 아침까지만 넣어준다. 동절기에는 야외수영장을 썰매장으로 조성해 이용할 수 있다. 모닥불용 장작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 간벌한 나무가 있으면 조금씩 나줘 주기도 하지만,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민박집 이용료는 6~7인실이 60,000원(성수기 90,000원), 9~10인실이 80,000원(130,000원)이다. 겨울철 오토캠프장 이용객에게는 약간 할인해 준다. 식당에서는 고기 세트(삼겹살+갈매기살+목살+찬+밥+찌게 포함 1인 기준 16,000~20,000원)와 회세트(4인 기준 9만, 12만, 15만원)를 판매한다. 백반, 매운탕, 조개탕, 구이류도 준비되어 있다. 바지락칼국수(5,000원)는 인근 지역에서 찾아와 먹을 정도로 인기 있는 메뉴다.

주소 경기도 화성시 서산면 백미리 산 107-4.

홈페이지 www.pineville.co.kr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비봉 나들목에서 진출해 화성시청(제부도) 방향 313번 지방도를 탄다. 화성시청으로 갈리는 남양 교차로를 지나 송산면 소재지를 경유해 서신면까지 간다. 서신면에서 궁평리유원지 방향으로 진입해 6km쯤 가면 궁평리 해수욕장에 닿는다. 유원지로 진입해 좁은 비포장길을 따라 끝까지 진행해 바다회집과 서해회집을 지나면 해솔마을 입구가 보인다. 약간 언덕진 길을 통과해 오르면 해솔마을의 너른 마당이 보인다.

휴일이나 주말 서해안고속도로가 막히면, 안산에서 시화방조제를 넘는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 대부도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와 탄도항을 거쳐 서신면으로 길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