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식물

함양 상림숲의 연리지 나무

Sosahim 2008. 4. 18. 10:30

 

두 뿌리가 한 나무로 자라는 연리지(連理枝)

 

연리지(連理枝)는 식물입니다. 뿌리는 다른데 땅 위에서 솟아 두 나무의 가지가 붙어, 한 가지로 되어 사는 나무입니다. 하나는 하늘의 동물 비유이고 하나는 땅의 식물 비유입니다.

연리지는 남녀의 정다운 만남에 비유됩니다. 어느 한 쪽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관계 이것이 연리지입니다. 

 

가지가 다른 나뭇가지끼리 맞닿아서 하나로 된 것.
서로 애정이 깊은 부부. 또는, 남녀의 결합의 비유. 比翼連理(비익연리).

 

두 그루의 나무가 맞닿아 세월이 지나며 하나의 몸체로 변하는 현상을 연리(連理)라 한다.

그런데 예로부터 연리지에 연인이나 부부가 사랑을 빌면 성취되고, 자녀의 효심을 깊게 해준다고 믿어 상서롭게 여겨왔다.

당(唐)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는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노래한
장한가(長恨歌)에서 '하늘에 나면 비익조 되고(在天願作比翼鳥)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리라(在地願爲連理枝)'라고 읊조렸다.

여기서 '비익(比翼)'과 '연리(連理)'는 남녀가 떨어질 수 없는 결합의 형상을 뜻한다.

연리지와 사랑의 함수를 지혜롭게 접목시킨 선인들의 기지를 헤아리련다.

 

다른 나무 줄기가 하나로 합쳐짐을 연리목(連理木), 다른 나뭇가지가 하나로 이어지면 연리지(連理枝), 땅속의 나무 뿌리가 서로 연결되면 연리근(連理根)이다.

이 연리는 같은 수종(樹種) 끼리만 발생하며, 종류가 다른 나무 사이에는 발생하지 않는다.

 

연리의 진행은 대략 세 과정을 거쳐서 완성된다.

먼저 서로 다른 나무 줄기나 가지 혹은 뿌리가 맞닿으면 겉껍질이 벗겨지면서 부름켜가 조금씩 이어진다.

다음은 앞 단계를 거치며 폭넓게 부름켜가 연결되고, 영양분 공급 통로인 유세포(柔細胞)들도 합쳐져 한 몸으로 진화가 시작된다.

끝으로 일반 세포들도 합쳐지며 융합되어 하나의 몸체를 형성한다.

다른 조직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접목(接木)과 접순(接筍)의 부름켜를 맞대어 접을 붙이는 것과 닮은꼴이다

 

중국의 '수신기(搜神記)'에 소개된 연리지이다.

송(宋)의 강왕(康王) 시절 한빙(韓憑)의 아내는 절세가인이었다.

미색을 탐했던 왕은 강제로 그녀를 후궁으로 만들었고, 남편은 성을 쌓는 석축공(石築工)으로 내몰았다.

그 후 어느 날 한빙이 자살했고, 그 아내 또한 자진(自盡)하며 전 남편과 합장해 달라.'는 유언을 했다.

괘씸하게 여긴 왕은 두 사람 무덤을 멀리 만들었다.

무덤을 만드는데, 두 무덤에서 나무가 솟아나 성장하여 열흘도 지나지 않아 지하에서는 뿌리가 땅위에서는 가지가 맞닿았다.

그 뒤 나무에 원앙 한 쌍이 날아와 서로 비벼대며 슬피 울어 사람들은 부부의 넋이라고 쑥덕거렸다. 그 나무를 상사수(相思樹)라면서, 연리지라고 호칭했다.

결국 두 사람의 영혼을 제왕도 갈라놓을 수 없었던 애절한 사랑의 전설이 연리지에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