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짙어간다. 바야흐로 숲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가족과 함께 일상에 지친 심신을 삼림욕으로 말끔히 씻어내리며 느림의 미학에 빠져보자. 유명한 큰 숲에 조성된 자연휴양림은 전국적으로 100여 곳. 이중 녹색 샤워, 삼림욕의 진한 생기를 흠뻑 받을 수 있는 명소들을 추천한다.
휴양림의 숙박시설인 통나무집 등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휴양림은 인터넷(www.huyang.go.kr)이나 전화 (042_620_ 5572, 5563)로 신청할 수 있다.
인제 방태산 휴양림
강원 인제군의 방태산은 녹음이 짙고 넓은 활엽수림이다. 설악산과 점봉산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의 첩첩산중. 숲 속에 들어서면 새소리와 물소리에 머리가 시원해진다. 산책로를 따라 흐르는 계곡은 전국의 어느 휴양림에도 뒤지지 않는 절경이다.
통나무집 바로 앞의 넓은 마당바위에 시선을 빼앗겼다면, 조금 윗편의 이단폭포에서는 넋을 놓게 된다. 숲도 맑고 물도 맑고 바위도 맑다. 휴양림 바로 인근에는 물맛 좋기로 유명한 방동약수가 있다. (033)463-8590
태백 고원자연휴양림
고원자연휴양림은 탄광촌인 강원 태백시 철암동 금광골 골짜기에 깊숙이 숨어 있다. 13개의 객실을 갖춘 산림문화휴양관을 비롯해 계곡을 따라 들어선 숲속의 집 8동과 야영장, 취사장, 매점 등 현대식 부대시설이 자연과 멋스런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고원자연휴양림과 토산령(950m)을 잇는 3.5㎞의 한적한 트레킹 코스는 신리재로 도로가 나기 전에 삼척 풍곡리 주민들이 철암으로 넘나들던 산길이었다. 토끼가 많았다고 해서 토산령으로 불렀다. 토산령에서 맞는 동해 일출도 장관. 주변에 금대봉 야생화 군락지 등 볼거리가 많다. (033)550-2849
강릉 대관령 휴양림
대관령을 굽이쳐 오르는 옛 영동고속도로 변에 자리잡은 대관령 휴양림은 1988년에 개방된 국내 첫 휴양림이다. 이제는 지방도로로 전락한 옛 고속도로는 드문드문 지나는 차들로 그 명성을 유지할 뿐이다.
이 휴양림의 자랑은 거대한 소나무숲. 50~200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 중 일부는 인공적으로 조림한 숲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 휴양림 초입에 계곡이 있어 시원한 물줄기가 폭포처럼 흐르고 나무에 둘러싸인 계곡 주위에는 놀기 좋은 너른바위가 많다. 멋들어진 금강송의 위용을 감상할 수 있는 솔숲 탐방로는 최고의 산책로다. (033)644-8327
봉화 청옥산 자연휴양림
청정 지역으로 손꼽히는 경북 봉화군. 그 중에서도 가장 깊은 산골에 청옥산 자연휴양림이 자리잡고 있다. 경북의 삼수갑산으로 불리는 곳이다. 2㎞에 이르는 산책로와 물길을 사이에 두고 산림휴양관(100명 수용)과 숲속의 집(6동)을 비롯한 야영 시설이 아늑하게 들어서 있다. 골짜기엔 물을 가둔 댐이 있고 그 아래에 물놀이장도 마련돼 있다.
휴양림 인근의 백천계곡은 맑고 차가운 물에서만 산다는 열목어의 세계 최남단 서식 지역. 그만큼 계곡이 청정하다는 증거다. 이곳의 열목어 서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기 때문에 계곡물에 몸을 담그는 것은 금지돼 있다. (054)672-1051,2
울진 구수곡 휴양림
울진의 덕구온천 인근은 온천욕과 해수욕, 삼림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흔치않은 곳이다. 온천과 가까이에 울진군이 운영하는 구수곡 휴양림이 있다. 구수곡은 물이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깊은 숲은 금강송 군락지와 산양 등 희귀 동식물 서식지를 품고 있다.
국내 유일의 용출 온천인 덕구온천은 알아도, 온천을 품고 있는 계곡인 덕구계곡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울진이 자랑하는 불영계곡에 비해 규모는 작아도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빼어나다. 온천장에서 온천 원탕까지 4㎞ 구간이 쉽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다. 원탕의 물을 연결한 파이프가 계곡과 내내 함께 한다. (054)781-4005
완주 고산 자연휴양림
안수산과 서방산이 빚어낸 시랑천을 따라 조성된 고산 자연휴양림은 상류에 민가나 오염원이 전혀 없어 계곡이 매우 깨끗하다. 고산 자연휴양림은 호남고속도로에서 접근하기 쉬운데다 크고 작은 40여개의 객실을 비롯해 오토캠핑장, 야영장, 매점 등 편의시설도 골고루 갖추고 있다.
관리사무소 앞에 위치한 작은 연못과 분수대, 인공폭포와 물레방아도 볼거리. 대아저수지와 동상저수지로 이어지는 호반 길을 달리다 음수교라는 다리를 건너면 위봉폭포, 위봉산성 등이 차례로 나타난다.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대둔산도 가깝다. (063)263-8680
제주 절물 자연휴양림
제주시내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절물 자연휴양림은 산책로, 놀이시설, 약수터, 등산로 등 즐길거리가 다채롭다. 휴양림 이름을 따온 절물오름은 물맞이 약수인 절물에서 유래됐다. 말발굽형 분화구의 정상 전망대에 서면 성산 일출봉과 제주 시가지, 금빛 해변 그리고 한라산이 가깝게 보인다. 숲속의 집은 모두 16실로 방의 크기가 다양하다.
휴양림 내의 천연림에는 수백년 묵은 뽕나무 벚나무 비자나무 층층나무 등 수십 종의 나무가 보존돼 있다. 특히 높이가 15m나 되는 삼나무, 편백나무, 해송이 빽빽해 산림욕하기에 좋다. 인근에 위치한 한화리조트 테라피센터(064-721-7421)는 건초 속에서 땀을 흘리는 헤이베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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