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정원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예술인 마을 인근에 위치한 ‘생각하는 정원’. 세계에서 유일한 분재공원으로 3만여㎡의 부지에 100여종의 수목과 2000여점의 각종 분재가 연못, 폭포 등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지상낙원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
생각하는 정원은 단순한 식물원이나 분재원이 아니다. 스스로 ‘농부 외교관’이라고 부르는 성범영(69) 원장이 1968년부터 산간 오지의 황무지를 맨손으로 돌을 옮겨가며 공원을 일궈온 땀의 공간이다. 나무와 돌, 물이라는 자연의 짝꿍을 모아, 사람 마음에 평화와 행복을 심어주는 공간으로 현재도 진행 중이다.
1995년 생각하는 정원을 찾았던 중국 장쩌민 국가주석을 비롯해 1998년 후진타오 국가 부주석, 2000년 북한 김용순 노동당 비서 등 세계 유명 인사들이 ‘천국의 정원’이라며 극찬을 하기도 했다. 방명록에는 한결같이 생각하는 정원에서 받은 충격과 감동을 표현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한 글귀와 서명들이 이어지고 있다. 생각하는 정원은 연회, 예식, 분재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아프리카박물관
척박하게 느껴지는 미지의 아프리카가 친근하게 다가오는 곳이 있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인근에 들어서 있는 아프리카박물관. 서아프리카 말리공화국의 젠네대사원 모양을 본 떠 지어진 박물관 외관은 검은 대륙의 신비감을 더해준다.
아프리카박물관은 30여년 동안 아프리카 유물을 수집해온 한종훈 관장이 서울 대학로에서 2004년 제주도로 옮겨 개관했다. 박물관 입구로 들어서면 아프리카 사진으로 유명한 김중만 사진 상설전을 제1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제2전시실에서는 아프리카 드로잉전(엘로인 도흐낭 드 루빌/프랑스)이 열리고 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가면과 장신구, 조각 등 아프리카 유물 35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아프리카 가면은 태어나 이름을 지어주는 명명식에서부터 할례의식, 부족세례식, 성인식, 결혼식, 전투의식, 문신의식 등 가족과 부족의 중요한 잔치나 위기적인 사건 상황에서 널리 사용됐다. 가족과 부족을 재앙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자비로운 존재인 셈이다.
가면의 종류는 크게 얼굴가면, 어깨가면, 가슴가면으로 나뉜다. 대개 하나의 통나무로 가면 전체를 조각했으며, 한 개의 가면을 만드는데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일년 가까이 걸렸다.
아프리카의 조각품은 나무, 상아, 진흙, 주물, 금속공예 등으로 구분된다. 조각가와 도공, 대장장이 등은 생활에 필요한 물건과 함께 상상할 수 없는 3차원적인 조각품을 만들어냈다.
박물관에선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음악세계도 엿볼 수 있다. 지하 1층 공연장에서는 세네갈 연주단인 ‘젬베리듬’이 하루 3차례 손으로 치는 특유의 타악기 연주솜씨를 신나는 리듬으로 뽐낸다.
체험교실에서는 ‘어린이 미술체험교실’이 열린다. 아프리카 전통문양 페이스페인팅, 주제별 박물관 투어, 어린이 미술체험, 박물관 체험 학습지 작성의 내용으로 이뤄진다.
◆ 제주현대미술관
추석 연휴 동안 문화예술과 호흡하고 싶다면 제주현대미술관을 찾아보라.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 마을에 위치한 제주현대미술관은 지난해 9월 1일 문을 연 뒤 1년 동안 2만6000여 명이 다녀갔다. 현재 미술관에는 우리나라 원로화가이자 하모니즘을 제창한 김흥수 화백 작품 20점이 상설 전시돼 있다.
이 작품들은 김 화백이 미술관에 기증한 것이다. 또 특별전시실에는 화단의 문화외교관으로 불리는 서양화가 박광진 화백의 작품도 전시돼 있다. 박 화백 역시 미술관 개관 당시 작품 149점을 기증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대한민국 예술회원인 서예가 동강 조수호 선생의 미술관 개관 1주년 특별기획전인 ‘전통과 창신-墨調의 세계’가 열리고 있다. 팔십 청춘이라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창작예술의 길을 멈추지 않는 동강 선생의 아름다운 서예 예술혼을 느낄 수 있다.
미술관 야외 공간에는 조각공원이 미술관과 조화를 이뤄 전문예술인만이 전유공간이 아닌 미술사랑 동호인과 가족단위 관광객, 주민들에게 여가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예술의 갈증을 다 풀지 못했다면 서귀포시에 있는 이중섭미술관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도 좋을 듯싶다.
이중섭미술관에서는 그의 작품 13점을 모은 ‘해후 57-서귀포로 오는 이중섭 가족 전’이 열리고 있다. ‘길 떠나는 가족’, ‘소와 어린이’ 같이 평소에 접하기 힘든 명작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절정기를 이뤘던 최고 대표작들이 한 곳에 모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 해녀박물관
제주여성의 상징이자 바다 노동문화를 일군 해녀를 주제로 한 제주해녀박물관. 박물관이 위치한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는 최초의 여성 항일운동인 해녀 항일 운동이 일어났던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해녀박물관은 ‘바당의 어멍(바다의 어머니의 제주 사투리)제주해녀’의 태어남과 삶, 물질 작업과 공동체 사회를 구성하는 일터, 해녀의 지아비들이 했던 어업·어로문화를 엿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제1전시실에서는 방사탑과 원담이 있는 제주어촌의 모습과 해녀의 집을 원형대로 복원했고 해녀의 탄생, 성장과정, 결혼 등 어촌의 일상 등에 관한 유물들을 전시했다. 또 해산물을 이용한 소라구이, 전복죽, 성게국 등 다양한 음식모형과 생활도구를 전시해 해녀의 삶을 표현했다.
해녀의 일터인 제2전시실에는 해녀들이 물질을 끝낸 뒤 옷을 갈아입고 찬 몸을 녹이며 서로 정보를 나누는 불턱을 원형대로 복원했다. 뱃물질, 빗창, 테왁 망사리와 같은 작업도구와 해녀 옷인 ‘소중기’를 입은 제주의 해녀상이 전시돼 있다. 이와 함께 해녀항일에 관한 역사기사와 해녀대표자, 일제시대 야학당의 모습과 해녀 항일기념사업위원회의 활동들도 살펴볼 수 있다.
바다를 주제로 한 제3전시실은 해녀의 작업장이면서도 해녀 남편인 어부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과 어로문화를 전시한 공간이다. 테우(제주의 전통 뗏목 배)를 이용한 자리잡이, 멸치잡이, 전국에서 유일한 돌 염전이 모형으로 전시돼 있고, 해녀문화에 내용과 속담이 제주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 프시케 월드
나비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에 취하고 곤충이 풍자한 재미있는 세상을 만나볼 수 있는 곳. 나비와 곤충들이 엮어내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형상화한 곳이 프시케 월드다. 프시케는 그리스어로 ‘나비’ ‘영혼’을 뜻하며 고난 끝에 에로스(큐피드)와 사랑을 이룬 그리스신화 속의 여인이다.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에 위치한 프시케월드는 프시케스토리미술관과 나비체험관, 미로체험관, 생태체험관, 초대형 극장식레스토랑 등 다양한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먼저 프시케스토리움에 들어서면 에로스(큐피드)와 프시케의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하면 큰 나비가 춤을 추고 손바닥을 마주치면 작은 나비가 춤을 춘다. 나비와 곤충의 생식, 생활사 및 한살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람거리와 정보 학습이 가능하도록 구성된 스토리 월드는 나비와 곤충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잉꼬, 토끼, 햄스터, 고슴도치, 장수풍뎅이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완동물과 곤충, 나비 누에의 알을 직접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라이브 월드(생태관)에는 살아있는 동식물의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곳 전시실을 지나면 낙서미로공원과 크리스탈하우스, 가축체험장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살아있는 나비들이 훨훨 날아다니는 크리스탈하우스는 숲 속의 또 다른 숲 속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관람객이 직접 만질 수 있고 먹이를 줄 수 있는 가축체험장은 생명의 소중함과 함께 인간과 동물의 유대를 더욱 돈독하게 해 주는 공간이다.
특히 애벌레의 몸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독특한 양식으로 설계된 큐피트하우스 내부에는 실제 나무를 조경해 자연친화형 공간으로 조성됐다. 이밖에 장난감, 일반소비용품, 기념품 판매점과 차·음료 등을 먹으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인 카페테리아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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