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식물

'하트 모양 감귤' 개발

Sosahim 2009. 1. 23. 16:06

 

 

 

빛깔이나 생김새로 보아 설날 송편 같아 보이지만 분명 아니다. 나무에 열렸을 때는 흡사, 막대 사탕을 주렁주렁 메달아 놓은 듯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사탕도 아니다.

45년 넘게 감귤 재배를 해온 한달선(64ㆍ농업)씨가 개발에 성공한 하트모양 감귤이다.

감귤나무에 고유의 노란 빛깔을 내며 반짝이는 하트감귤을 보고 있을 냥이면 마치 동화 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하트 감귤 재배법은 인생의 반을 넘게 감귤재배 만을 고집해 만들어낸 그의 인생일대의 걸작이다.

한씨는 감귤이 본격적으로 비대하기 시작하는 7월 중순께 하트 모양의 플라스틱 성형틀(높이 7㎝, 두께 5㎝)을 끼워 특수 재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허청의 출원을 통해 특허를 받은 이 기술은 6월 중순~7월 중순경 감귤열매의 2차 낙과시기 후 감귤열매의 크기가 직경1.5cm~2cm 크기일 때 감귤을 하트형상의 과실성형 틀에 넣어 재배하는 방법이다.

하트 과실성형 틀은 집게에 스프링을 설치해 완숙열매의 크기가 과실 성형 틀의 크기에 포화되도록 자라더라도 성형 틀 몸체가 약간씩 벌어져 감귤과일의 성장을 억제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감귤은 5월중순경(5월 15일경)이면 감귤 꽃이 만개 되는 시기며, 이 시기 후 5월말~6월초까지 감귤열매의 1차 낙과가 발생하고, 이어서 6월 중순(6월15일경)~7월중순(7월15일경)까지 2차 낙과가 일어난다.

이시기에 감귤은 성숙기에 접어드는데 보호본능으로 껍질을 단단하게 하고 강한 신맛을 낸다.

이 때 감귤을 성형 틀에 싸두면 마치 성형 틀을 자신의 껍질로 착각해 과육을 연하게 하고 신맛을 단맛으로 바꾸며 껍질을 얇게 한다. 한 씨의 하트 감귤이 일반 노지 감귤보다 껍질이 얇고 당도가 뛰어난 이유다.

특히, 성형 틀에 싸인 감귤은 해충 또는 조류 등에 의한 과실의 손실을 줄이고 수확 시에도 성형 틀과 함께 감귤을 수확해 보관, 저장 및 운송이 가능함으로 상품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한 씨는 이 기술로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밀려드는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해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3년 전 한씨가 하트모양 감귤 재배를 시도할 당시 “둥근 과일을 어떻게 하트모양으로 바꾸냐”며 비아냥 댔던 주변 사람들도 요즘은 재배를 같이 하자며 계약서를 들고 줄을 섰다.

모든 것이 발상의 전환을 통한 끈질긴 실험정신이 만들어낸 쾌거다.

간혹 열리는 기형과일을 보고 하트감귤을 착안했다는 한 씨는 사실 그동안에 셀 수 없는 실패를 거듭해 왔다

처음 바람이 통하지 않는 성형 틀로 인해 과실이 다 썩기도 했으며 성형 틀을 씌우는 시기가 맞지 않아 감귤이 영글기 전에 다 떨어지고 말기를 수십 회 반복했었다.

“보기에 좋은 것이 맛도 좋다”고 했던가. 한 씨는 요즘에는 하트모양의 배, 사과, 토마토 등의 개발을 시도 중이다.

쉽지 않은 일이란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지만 하트 감귤처럼 언젠간 성공 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올 설날 제사상에는 떡 대신 하트감귤을 올리겠다”고 말하는 한 씨의 주름진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