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식물

봄의 전령사 '냉이'

Sosahim 2009. 2. 13. 10:59

 

 

 

겨울 혹독한 추위를 이기기 위하여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세찬 바람을 피하고 땅의 온기에 의지하기 위해 장미형 방사상 모양으로 있다가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지혜로운 두해살이 풀, 냉이. 봄이 되어야 싹을 틔우는 이들에 비해 일찍 싹을 틔우는 냉이는 유리한 자리를 잡기 위해 방사상 모양으로 잎을 낸다. 식물의 오랜 세월에 걸쳐 터득된 생존전략이다.

강한 겨울 추위를 이기고 자란 냉이는 잎이 세포 분열을 마음대로 하지 못해 갈라져 있는데 이런 냉이가 오히려 맛이 있다고 한다. 아마 무우가 추위에 얼지 않으려 봄철보다는 가을철에 더 단맛을 많이 함유하는 것과 이치가 비슷하다.

냉이는 봄나물의 대표로 지중해 지역이 원산지이나 지금은 전 세계에 퍼져 있다. 햇볕만 충분하면 정원, 목초지, 들판, 습지, 둑 따위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잘 자란다. 이른 봄에 가장 먼저 하얀색으로 꽃을 피워 사람들에게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친숙한 나물로 그 옛 이름은 ‘나이’이지만 지방마다 부르는 이름이 각양각색이다. 황해도에서는 ‘내이’, 평안도에서는 ‘냉이’, 경상도에서는 ‘난생이’ ‘나수랭이’, 충청도에서는 ‘나상이’ ‘나승갱이’ ‘나싱이’, 전라도에서는 ‘나세’ ‘나상구’ ‘나생개’ 등으로 불리운다.

향긋한 향과 함께 잎과 뿌리째 먹는 냉이는 야채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다. 칼슘과 철분 또한 풍부하고, 비타민A는 100g에 하루 필요량의 3분의 1이나 들어 있다. 간장 활동을 촉진하고 이뇨작용과 내장 운동을 보조해 간장 쇠약, 간염, 간경화 등 간장질환에 효과적이다.

그리고 춘궁기엔 귀중한 구황식량이 되고, 육식을 즐기는 이들은 위장을 씻어주는 정장초(淨腸草)가 되어 위와 간을 튼튼하게 해소화가 잘 되게 한다. 기운을 나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출혈을 멎게 하는데 매우 좋은 효력이 있는 약초 나물이다.

‘가을에 밭에 냉이가 많이 나면 그 해 겨울은 눈이 많이 오고 적게 나오는 해는 눈이 적게 온다’하여 옛사람들은 냉이를 보고 그해 겨울의 일기예보를 점치기도 했다.

봄철 나른해져 기운과 밥맛이 없을시 냉이를 잘게 썰어서 죽에 넣어 끓여 먹으면 곧 밥맛이 좋아지고 기력을 되찾을 수 있다. 햇빛에 말려서 차처럼 달여 장복하면 혈압이 안정되고 변비의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