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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 법주사와 선병국 가옥

Sosahim 2009. 2. 15. 12:31

 충북 보은은 여행지로서 크게 알려진 곳은 아니다. 법주사를 떠 올리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법주사는 '보물사찰'로 꼽힐 정도로 흥미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 쉬엄쉬엄 돌아보면 결코 시간이 아깝지 않다. 또 99칸으로 지어진 '선병국가옥'도 호기심을 끄는 곳이다.


▲ 속리산 '보물사찰' 법주사

 

일주문을 지나 경내로 드는 길은 호젓하다. 전나무숲길이 완만한 곡선을 이루며 걸음의 속도를 늦춘다. 전나무는 높고 곧다. 가지를 아무렇게나 뻗지도 않는다. 그모습 정갈해 예부터 사찰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속리산, 세속과 이별한다는 의미의 이름처럼 숲길은 속세의 묵은 때를 떨어내라고 속삭인다.

신라 진흥왕 14년(553년)에 의신조사에 의해 창건된 법주사는 법상종의 조사인 진표율사의 중창으로 법상종찰로, 미륵신앙의 중심사찰로 성장해왔다. 한때 가람이 60여동에 달했고 암자도 70여개나 거느린 대사찰이었다. 현재에도 약 20여채의 가람이 있다.

법주사는 '보물사찰'이다. 3점의 국보, 10여점의 보물을 비롯해 수많은 문화재가 경내에 산재해 있다. 그래서 구경하는데 지루하지 않은 사찰이다. 목탑형식의 팔상전(국보55호)은 우아하다. 완만하게 휘어진 지붕과 각진 건물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건물은 못 하나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덧대어 짜맞춘 것인데 그 기술이 워낙 뛰어나 한 부분이 소실돼도 나머지 부분은 끄덕없다고 한다. 내부에는 기둥 4면에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그린 탱화가 걸려있다.

팔상전 뒤에 쌍사자석등(국보5호)이 있다. 두 마리의 사자가 석등을 받치고 선 모양이다. 두 사자의 형상은 미세하게 차이가 있는데 이 차이 때문에 각각 암사자와 수사자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외에 연꽃모양의 석연지(국보64호), 대웅전 안에 있는 높이 5.5m의 삼존불좌상, 옛날 3,000여명의 스님들이 먹을 밥을 지었다는 철확, 독특한 모양의 희견보살상, 바위에 새긴 마애여래의상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수두룩하다.

마당에 있는 높이 33m의 금동미륵대불은 160톤의 청동을 들여 만든 국내 최대규모의 불상이다.

▲ 99칸 대갓집 선병국가옥

 

보은군 장안면 개안리에 호남 제일의 만석꾼이었던 보성 선씨의 종갓집인 선병국 가옥이 있다. 1905년부터 1915년까지 9년 8개월에 걸쳐 지어진 이 집은 당시 민간에 허용되던 가장 큰 규모인 99칸으로 이뤄졌다.

일제시대 철거된 서당인 '관선정'까지 합치면 100칸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이곳에 살고 있는 선민혁씨는 현재 안채, 사랑채, 행랑채 등이 남아 있으며 앞으로 관선정을 비롯해 건물들을 차례차례 복원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종갓집인 만큼 이곳은 장맛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이곳에 보관중인 350년 묵은 덧간장(햇간장을 만들 때 넣는 묵은 간장)은 2006년 한 명품 식품전에서 1ℓ에 500만원에 팔려나가기도 했다. 3년 묵은 천일염을 사용하고 간장을 다리지 않는 것이 된장맛의 비결이라는 것이 종부인 김정옥씨의 설명이다.

2월말부터 4월말까지 장담그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직접 담근 된장은 잘 삭힌 후 택배로 보내준다. 참가비는 10만원이고 10kg까지 가져갈 수 있다. 올 봄부터는 집 앞에 숙박시설도 갖출 예정이어서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의 체험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집 주변에는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