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은 예로부터 바다를 끼고 있어 먹을거리가 풍성하기로 유명하다. 한겨울 별미로 과메기와 대게가 꼽힌다면 한여름에는 가슴 속까지 시원한 포항물회와 회국수가 입맛을 돋워준다. 무더위에 입맛이 떨어지는 이즈음 ‘바다 속 별미’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발걸음도 가볍다.
포항물회는 어부들이 고깃배에서 재빨리 한 끼 식사를 때울 요량으로 만들어진 음식. 회를 친 물고기에 고추장양념과 물을 넣어 비벼먹는 물회는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그만이다. 이후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포항물회’라는 지역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물회는 가자미나 광어, 도다리, 노래미 등 흰 생선이 주요 재료다.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오징어나 한치, 해삼, 개불, 성게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횟감에 상추, 파,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살짝 얼린 육수를 곁들이면 ‘바다의 맛’이 그대로 전해진다.
감칠맛 나는 회와 쫄깃한 국수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회국수도 포항의 별미다. 회국수는 호미곶 인근 대동배마을이 유명하다. 영일만 끄트머리에 자리인 호미곶 앞바다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해 각종 물고기가 넘쳐나 싱싱한 횟감을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 혀에 감기는 면발과 매콤하면서 달짝지근한 맛이 일품인 회국수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다.
식후에는 바다 향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선창가 산책을 나서볼만하다. 동해안 최대의 재래시장인 죽도시장은 포항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서려있는 곳. 200여곳의 횟집과 건어물상가, 어패류상가 등에서는 사철 저렴한 가격에 해산물을 구입할 수 있고 즉석에서 회를 맛볼 수 있다. 고래고기, 돔배고기, 개복치 등 도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어종을 만나는 것도 신기하지만 민초들의 삶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16세기 풍수지리학자인 격암 남사고가 ‘호랑이 꼬리’에 해당되는 천하의 명당이라고 불렀던 호미곶은 볼거리가 제법 많다. 한반도의 아침을 깨우는 장엄한 해돋이가 대표적. 이외에 영혼의 불 성화대와 불씨함, 연오랑세오녀 부부상, 지름 3.3m의 전국 최대 가마솥까지 볼 수 있다.
호미곶광장 옆 등대박물관에는 1907년에 세워진 호미곶등대뿐 아니라 국내외 등대의 모형이 전시돼 있어 아이들의 체험장소로 제격이다. 등대유물관, 체험실, 과학관, 해양수산관까지 갖춰 아이들이 ‘바다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이육사의 청포도 시비와 영일만 노래비를 둘러보면 가수 최백호의 노래 ‘영일만 친구’가 저절로 흥얼거려 진다.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구룡포는 새벽 수산물 경매가 장관. 게다가 회타운이 조성돼 있어 싱싱한 활어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집단 거주했던 장안동 골목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세트장으로 활용된 곳이다. 요릿집, 선술집, 여관 등의 흔적이 지금까지 남아 있고 마을 뒤편 구룡포 공원에 오르면 항구 일대가 한눈에 잡힌다.
해안도로를 따라 형성된 해수욕장도 휴가철 필수코스. 교통이 편리한 도구해수욕장은 연오랑세오녀의 전설이 서려 있고 환호해맞이공원 인근에 자리한 북부해수욕장은 포스코의 야경이 장관이다. 백사장 길이가 4㎞에 달하는 칠포해수욕장은 산책코스와 방갈로가 아기자기하고 한류와 난류가 교차돼 해수욕과 낚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월포해수욕장은 수심이 얕아 가족피서지로 제격이다.
태백준령에 놓인 포항은 내륙 쪽 볼거리도 적지 않다. 그중 12리가 넘는 긴 계곡에 12폭포와 소와 담, 선일대, 학소대 등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루는 내연산을 빼놓을 수 없다. 쌍생폭포를 시작으로 삼보·보현·관음폭포가 줄줄이 이어지고 구름다리를 건너면 12폭포 중 가장 웅장한 연산폭포가 그 위용을 자랑한다. 내연산계곡 하류에는 천년고찰 보경사가 자리 잡고 있다.
내친김에 동사동계곡에서 새태양지계곡까지 12㎞ 구간에 놓인 하옥계곡도 찾아보자. 포항 최북단에 자리한 청정계곡이다. 사철 맑은 물을 볼 수 있어 야영지로 손색이 없고 숲이 우겨져 삼림욕까지 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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