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동물

英, 4년간 똑같은 버스 타는 고양이 '캐스퍼'

Sosahim 2009. 7. 30. 11:31

 

 

영국 남서부의 항구도시 플리머스에 사는 12살 난 고양이 '캐스퍼'는 매일 아침 10시 55분 같은 버스에 올라탄다.

캐스퍼를 실은 3번 시내버스는 11마일(약 18km)에 달하는 도심을 한 시간에 걸쳐 달린다. 제자리로 돌아온 캐스퍼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주인에게로 돌아간다.

30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캐스퍼가 이런 '유별난' 일과를 시작한 지 벌써 4년째다. 캐스퍼의 주인인 의료도우미 수전 핀든(65·여) 씨는 "캐스퍼는 예전부터 갑작스레 사라지곤 했지만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만화 '꼬마유령 캐스퍼'에서 이름을 따 온 이유이기도 하다.

수전 씨는 버스 운전사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고서야 이 특이한 고양이의 행선지를 알게 됐다. 그는 "평소 사람들을 좋아하는 캐스퍼가 집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사람들이 버스에 오르는 모습을 눈여겨보다가 행동을 따라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 운전사인 랍 스톤하우스는 "캐스퍼는 나이에 비해 행동이 재빠르다. 버스가 멈춰서면 문이 닫히기 전에 잽싸게 올라탄다"며 "특히 뒷자리에 앉는 것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캐스퍼는 보통 뒷자리에 얌전히 있지만 가끔 승객들의 다리 사이를 헤집고 다니기도 한다"며 "다만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캐스퍼의 '기행'이 지역사회에서 화제를 낳자 버스회사 측은 "지난 4년 동안 캐스퍼가 돌아다닌 거리는 약 2만 마일쯤 될 것"이라며 "회사 사무실에 이 '무임승차자'를 잘 돌봐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게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