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풍자와 해학

이웃사촌간 촉발된 언쟁이 '총기 난사'로 번지는 충격적인 자동차 광고

Sosahim 2009. 8. 8. 15:47

 

 

"내 차가 더 좋다"며 이웃사촌 간에 촉발된 언쟁이 '총기 난사'로 번지는 충격적인 자동차 광고 동영상이 화제다.

최근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동영상에는 현대자동차의 준중형차 '아반떼'와 2009년형과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가 등장한다.

약 90초 분량의 이 영상은 신차 아반떼를 '애지중지' 옷깃으로 차량을 닦는 한 남자를 주목하며 시작된다. 새 차를 뽑고 즐거워하는 이 남자에게 잠시 후 이웃집 남자가 "요즘 같은 경제상황에 새 차를 샀냐"고 빈정대며 찬물을 끼얹는다. 그의 집 앞뜰에는 '프리우스'가 세워져 있다.

아반떼의 주인은 "이 차는 연비가 갤런당 24마일이 넘는다"고 대꾸한다. 새 차를 사긴 했지만 그만큼 기름 값을 절약할 수 있다는 항변이다. 시비를 건 남자는 이에 "내 프리우스는 1갤런으로 36마일을 간다"며 자기 차가 더욱 경제적이라고 받아친다.

언쟁은 점점 뜨거워진다. 에어백 갯수부터 카오디오 성능까지 두 남자의 말다툼은 그치질 않는다. 아반떼 주인의 표정에선 점점 웃음기가 옅어져 간다. 마지막으로 '가격이 싸다'며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려 하지만 프리우스를 가진 남자는 "난 도요타의 환급정책 때문에 그보다 적은 돈을 내면 된다"고 응수한다.

아반떼의 주인은 대화를 멈춘다. 이웃 남자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자신의 차 속으로 몸을 밀어넣더니 무언가를 찾기 시작한다. 남자가 조수석에서 꺼내든 것은 권총. 그는 아무 말 없이 이웃에게 다가가 복부에 한 발을 쏜다.

남자의 분노는 그치지 않는다. 쓰러진 이웃에게 서너 발의 총격을 가한 후 주인을 잃은 프리우스에게도 총기를 난사한다. 분풀이를 마친 남자는 방금 전만 하더라도 자신의 차를 닦던 옷깃으로 권총을 문질러 지문을 지우고는 프리우스 안으로 던져넣는다.

여기까지 보면 도요타가 경쟁차종인 현대차의 아반떼를 깎아내리기 위해 만든 공격적인 광고처럼 보인다.

하지만 극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화면을 바꾼 카메라 렌즈가 포착한 것은 다름 아니라 일본 닛산자동차의 세단 '맥시마'와 그 옆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남자다.

 "이웃들을 따라가기 어려우세요? 그럼 따라하지 마세요"라는 자막이 흐른 후 화면에 등장하는 것은 '뜬금없는' 닛산의 로고다. 현대와 도요타 사이에서 고민하느니 닛산을 선택하라는 메시지다. 미국 준중형차 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미국 내 한·일 자동차 업체들 간의 치열한 경쟁이 엿보인다.

다만 아무리 광고라고 해도 지나친 감이 있다. 경쟁회사의 차량을 출연시키고 ‘총질’까지 하는 건 비방에 가깝다. 공중파를 타고 방송됐으리라 믿어지지 않는다. 과연 누가 이 ‘광고’를 만들었을까. 닛산? 도요타? 둘 다 아니다. 그렇다고 현대차가 만든 '자폭 광고'는 더더욱 아니다.

영화감독 겸 배우 앤디 리치터가 등장하는 이 동영상의 정체는 '패러디물'이다. 제작자는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에 거점을 둔 연극단 UCB다. 이들이 올초 LA에서 가진 '더 미드나잇 쇼' 공연에서 선보인 이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진 것.

이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기발하다'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웃긴 광고'라는 영상 자체에 대한 평가가 우선이다. 영상 속 두 이웃처럼 '내 차가 더 좋다'며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한다. '이도 저도 아닌 닛산을 택하겠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