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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의 상림

Sosahim 2009. 11. 1. 16:33

 

 

상림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숲이다. 조상들은 재해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곳곳에 인공 숲을 조성했다. 대표적인 곳들을 꼽자면 경남 함양의 상림, 남해의 물건방조어부림, 전남 담양의 관방제림, 인천 옹진군 영흥도의 소사나무군락지 등이다.

이곳 상림은 그 중 가장 오래된 곳. 신라 말 천령군(지금의 함양) 군수로 부임한 고운 최치원이 마을을 가로지르던 위천의 흐름을 돌리기 위해 쌓은 강둑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나무를 심은 것이 오늘에 이르렀으니 그 숲의 나이만 1천년을 훌쩍 넘어선다. 원래 '대관림'이라는 이름으로 3㎞ 이상 뻗어있었다고 하나 일제강점기 시절 숲 가운데 마을이 생기면서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었다. 지금은 길이 1.2㎞ 너비 80~200m의 상림만이 그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숲을 이루는 나무는 느티나무·개서어나무·너도밤나무·상수리나무 등 잎이 큰 활엽수가 대부분이다. 개체 수만도 120여종 2만여 그루에 이른다.

상림에는 그밖에도 이은리석불, 문창후 최선생 신도비, 척화비, 역사인물공원 등 오랜 역사를 품은 비석과 석불이 많다. 또한 상림에는 뱀이나 개구리가 전혀 없다고 한다. 어머니가 상림에서 뱀을 보고 놀랐다는 말을 들은 최치원이 달려가 "이후 모든 뱀이나 개구리 같은 미물은 상림에 들지 말라"고 한 뒤부터 뱀이 사라졌다는 전설이 있다.

 


숲을 나와 지리산으로 방향을 꺾어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든 오도재로 향하면

오도재는 '구절양장'처럼 구불구불한 그 고갯길로 유명하다. 상림에서 지리산으로 가는 방향이라면 그 '구절양장'을 오르며 건너게 된다. 만일 반대방향이라면 당연히 내리막길이다. 고갯마루에 올라 내려다보면 구불구불하기가 마치 이내 인생살이 같은 마음까지 든다.

해발 774m의 고갯마루에 오르면 도로는 '지리산 제1문'이라는 현판이 걸린 문을 통과한다. '도로 위에 웬 문(門)'이라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너머로 지리산이 쑥스러운 듯 아련히 앉아있다. 어느 것이 산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 눈에 들어오는 정경 대부분이 지리산 자락이다. '저 산은 내게 오지 마라, 오지 마라'고 했다는 노랫말처럼  사방으로 넓게 퍼진 산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