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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하원의원 지낸 포르노 배우 출신 '치치올리나' 年 4만유로 연금 종신수령

Sosahim 2011. 9. 21. 10:01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탈리아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포르노 여배우 출신으로 단 5년간 하원의원으로 재직했던 일로너 슈탈레르 씨(사진)가 앞으로 매년 3만9000유로(약 6130만 원)의 연금을 종신 수령하게 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국민들을 허탈케 하고 있다.

‘치치올리나’라는 예명으로 40편의 포르노 영화에 출연한 슈탈레르 씨는 의원 선출 당시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일 슈탈레르 씨가 11월 환갑을 맞으면서 매해 3만9000유로의 연금을 종신 수령하게 된다고 전했다. 진보성향 급진당 소속 하원의원으로 5년간(1987∼1992) 재직한 데 따른 대가다.

그녀가 받는 연금 혜택은 사실 다른 단임 정치인들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부채 위기를 방지한다는 명분 아래 일반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거액의 연금을 챙기고 있다는 국민들의 반감이 끓어오른 것.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치인들이 받는 세비 총액은 연간 13억 유로(약 2조430억 원)에 이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가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재정위기국으로 추락한 것은 이처럼 부실한 국가재정 관리와 더불어 부정부패, 지역 간 경제격차 및 사회갈등, 수출경쟁력 약화 등으로 ‘저성장의 덫’에 빠졌고 이를 해결할 리더십도 없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1980∼1990년만 해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5%로 유로지역 평균(2.4%)을 웃돌았지만 1991∼2000년 성장률은 유로지역 평균(2.1%)보다 낮은 1.6%로 떨어졌다. 2000년대 이후에는 투자와 수출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성장세가 더욱 움츠러들었다. 성장률은 하락하는데도 물가는 올라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의 요구가 거세졌고, 잦은 노사분규로 외국인 투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1990년대 전반 2.0%에 이르렀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1990년대 후반 0.9%로 크게 낮아졌고 2000년대 이후에는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했다.

성장이 둔화돼 세수가 줄고 있는데도 정부는 사회보장 지출을 줄이지 않아 재정적자와 나랏빚은 늘어만 갔다. 특히 퇴직연금은 임금 보전비율이 60%에 이르러 30∼50%인 다른 유로존 국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국제경제실 박진호 차장은 “이탈리아 남부지역의 1인당 GDP는 북부 지역의 절반 수준에 그쳐 남북 갈등이 심화됐다”며 “이런 사회 갈등을 치유할 만한 정치적 리더십이 없었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 정책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