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동물

물고기 전문 사냥꾼 '물수리'

Sosahim 2012. 10. 28. 21:15

 

 

 

물수리는 물고기를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맹금류이다. 매목 수리과 물수리속에 속하며 우리나라에는 봄과 가을에 이동하거나 겨울을 나는 새이다. 가을 이맘때가 되면 동해안 하천과 해안, 남해안, 서해안 간척호수 등지에서 숭어를 잡는 물수리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물 위를 빙빙 돌면서 물고기를 잡기 위해 정지비행을 하다가 갑자기 수면 위를 빠르게 내려와서 날카롭고 긴 발톱으로 숭어 등을 가볍게 낚아채는 모습은 역동적이고 우아할 정도이다. 당연히 이 시기의 물수리가 나오는 지역은 사진촬영가들의 단골 지역이 되고, 각종 언론사에서도 물수리의 사냥을 보도하고 있다.

물수리의 한자 이름은 물고기를 잡는 매라고 해서 `魚鷹(어응)'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맹금류들은 곤충부터 조류나 포유류까지 다양한 먹이를 사냥하는 것과 달리 물수리는 전적으로 물고기만 사냥한다. 전 세계에 약 46만여 마리가 넓게 분포하고 있는데, 물고기를 먹는 습성 때문에 물수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는 물수리와 그 알은 밀렵이나 수집의 대상이었고, 20세기 중반에는 대규모 화학공장에서 나오는 오염물질, 농업과 임업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한 살충제 사용으로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했다. 40년 전 환경생태학자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이라는 저서에서 더 이상 새들을 볼 수 없다고 통탄했었는데, 출판 시기와 물수리의 급격한 감소는 동일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1950∼60년대는 인류가 DDT 함량이 높은 살충제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면서 해안가와 물가에 서식하는 물수리, 흰꼬리수리, 참수리 등 많은 맹금류들이 급격히 감소했다. 2차 중독은 주로 농림업에서 사용하는 농약 계열과 산업계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조류의 체내에 축적되고, 맹금류가 이들 사체나 사냥을 통해 보다 많은 양을 몸에 축적해 사망하는 것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물수리초밥이라고 물수리가 물고기를 잡아서 돌 틈 사이에 저장하여 자연발효시킨 것을 초밥의 기원이라고 하는 설도 있다. 물수리초밥이라는 상호를 가진 초밥집도 있을 정도이다. 실제 물수리가 물고기를 잡아서 저장 및 발효시킨다는 사실은 맞지 않으나 오래 전부터 일본은 물수리에 대해 관찰하고, 그들의 행동과 연관된 문화적 상징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물수리는 물고기 전문 사냥꾼으로 발톱이 길어서 큰 물고기를 잡을 경우 발톱을 빼지 못해 물고기 등에 붙어서 죽은 사례도 보고된 적이 있다. 수생태계의 최고 포식자이지만, 독성물질의 위험에 노출돼 있어 세심한 보호가 필요한 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