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동물

두 달 걸어 주인 품으로 돌아온 길 잃은 '코제트 고양이'

Sosahim 2013. 1. 22. 15:32

 

 

 

길 잃은 집고양이가 약 320km를 걸어 주인이 사는 동네로 돌아왔다. 캠핑카를 타고 해변으로 여행을 갔던 부부가 그를 잃어버린 지 두 달 만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소개된 고양이 홀리(4세)의 소식에 전문가들도 "같은 고양이가 진짜 맞느냐"며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냥 떠돌이 고양이일 뿐인 데 사람들이 가끔 자기 고양이일 거라 착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홀리는 등에 노란색과 갈색의 독특한 얼룩무늬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몸속에 내장된 마이크로칩까지 주인의 정보와 일치해 학계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고양이들은 보통 시각과 후각을 이용해 장소를 기억하는데 특히 멀리서도 후각을 통해 냄새를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홀리가 약 320km 밖에서 집 냄새를 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주인 부부와 함께 차를 타고 지나왔던 긴 거리의 풍경과 냄새를 일일이 기억해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서울과 부산의 거리가 약 390km다.

피가 날 정도로 헤진 홀리의 발 또한 그가 두 달간의 긴 여정에서 고생했음을 반증한다.

발견 당시 홀리의 앞발은 상대적으로 멀쩡했던 반면 뒷발은 거의 다 헤졌다고 한다. 이는 홀리가 고난행군 끝에 집에 다다랐다는 '과학적 증거'이기도 하다. 고양이는 걸을 때 추진력을 주기 위해 뒷발을 사용하고, 물건을 뜯는 등의 행위를 할 때 앞발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긴 여정을 마친 홀리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에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모습으로 부부가 사는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의 한 주택 뒤뜰에서 발견됐다. 홀리 부부의 집과는 약 1km 떨어진 거리다.

비쩍 마른 고양이에게 집 주인 가족은 '레미제라블'에서 고아역으로 나온 '코제트'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약 일주일간 고양이를 보살핀 가족은 얼마 후 수의사를 찾아가 고양이에게 건강 검진을 받게 했다.

이미 고양이를 키울 생각이었던 가족은 그래도 혹시 주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수의사에게 내장 마이크로칩이 있는지 확인을 부탁했다. 결국 본래 주인이 애타게 찾고 있었음을 알게 된 가족은 '코제트'를 '홀리'로 돌려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홀리는 본래 주인 부부의 집에 도착해 부부가 함께 모시고 살던 할머니를 보자마자 그의 품으로 뛰어 들어가 앉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