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자의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1937~
그의 예술은 팝아트와 극사실주의의 중간에 위치한다. 그의 작품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천진한 듯
보이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극도로 정교한 기술의 소산이다.
현존하는 가장 인기있는 예술가 중 하나인 데이비드 호크니는 1937년 영국 브래드포드의
넉넉치 못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양심적 병역 거부로 2년간 병원에서 근무하고 난 후 3년간 런던의 왕립 미술학교에서
수학하면서 여러 예술가들을 만났다. 그가 화가로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비틀즈가 인기를
누리고 미니스커트가 유행하기 시작한 영국 대중 문화의 전성기였던 1960년대 초다. 그는 특유의 실험 정신으로 회화. 데생. 판화.
사진. 영화. 무대장식. 일러스트레이션 등 거의 모든 미술 장르를 섭렵, 다양한 양식의 작품을 선보였다.
때문에 영향 받은 작가 역시 많은 편이지만, 가장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은 사람은 "피카소"라고
한다. 그는 피카소를 통해 예술가란 한 가지 방법만을 가지고 닫힌 틀 안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여러가지
방향으로 새로운 표현 방식을 꾸준히 탐색해야 한다는 예술관을 갖게 된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피카소의 입체주의를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공간과
평면의 상반되는 개념을 서로 연결시켜 새로운 예술세계를 연 점이다.
60년대 중반
<텀벙>이라는 작품으로 대표될 수 있는 "수영장" 시리즈는 그에게 명성을 가져다 주었을 뿐 아니라 근대 회화사에 또 하나의
새로운 이미지를 덧붙였다고 볼 수 있다.
"물방울을 사진으로 찍기 위해선 단지
3백분의 1초만이 필요했으나 그것을 그리기 위해선 75시간이나 걸렸다"는 말에서 그가 순간과 지속이라는 개념을 늘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의 가장 중요한 분야는 수년간 행한
사진 콜라주 작업이다. 폴라로이드 사진을 통한 콜라주 작품은 그가 어떻게 피카소의 입체주의적 시각을
재해석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본래 사진을 좋아한 그는 처음엔 입체주의 정물화에 대한 단순한 모방으로 사진 콜라주
작업을 시작했으나 점차 더 복잡하고 야심만만한 작업으로 성장시켜 간다. 이같은 작업은 여러 시점에서 각기 다른 시간에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자르고 재구성한다. 거대한 사진은 잘라지고 겹쳐지고 숫자가 줄어드는가 하면 작품 속 인물은 코가 셋, 입이
넷이 되기도 하고 길, 수영장 등은 만화경 속 풍경처럼 펼쳐진다.
사진에
내재되어 있는 원근법의 법칙을 완전히 뒤엎어버림으로써 사진이 갖고 있는 재현이라는 체계를 완전히 해체시킨 것이다. 여기에 사진에는 존재하지
않는 시간의 흐름을 합치시킴으로써 좀 더 생생하고 현실적인 공간의 효과를 가져다 준다.
"우리는 사진이 현실을 사실주의적으로 재현해주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점을 믿는다. 그러나
원근법과의 전통적인 관계를 없애고 현재의 시점을 다양화함으로써 사진을 이전과 다르게 생각해 본다면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좀더
흥미로워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지각을 의심하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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