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모아모아

기괴한 상상의 마술사 "르네 마그리트"

Sosahim 2006. 6. 12. 06:54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 1898 ~ 1967.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수수께끼 같은 관이 종종 등장하곤하는 마그리트의 모든 작품은 그가 명백하게 표현하는
"죽음이 절대적인 무라는 생각은 우리가 신비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과 상반되는 것이 아니다"
라는 그의 확신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그는 사과와 화강암을 결합시키거나, 우산 위에 물컵을 놓기도 하는 등 기묘한 것, 야릇한 것을
추구한다.

    <헤겔의 휴일>
    외관상 서로 관련이 없는 두 오브제인 물컵과 우산 사이의 숨겨진 대응관계를 드러냈다.
    작가는 평범하지 않게 작품 안에서 어떻게 물컵을 보여줄지를 고민하다 물컵을 여러번
    드로잉 함으로써 시작된 선의 확장이 결국은 우산의 형태가 되었다고 한다.

  마그리트가  어렸을 때 그의 어머니는 강물에 몸을 던져 자살했으며 자기 침대 가까이에 커다란 나무 상자의 이미지가 떠오른 것을 경험했다.
무겁고 나뭇결이 진 상자의 이미지는 마그리뜨의 작품에 계속해서 나타난다.
한편 기구를 타는 두 사람이 그의 집을 방문했다.
가죽으로 만든 바지, 쟈켓, 안경, 헬멧 등으로 갖춘 그들의 복장은 어린 마그리뜨에게 매우 무시무시하게 비쳤다 한다.
그들은 마그리뜨의 집 지붕에서 역청에 얽힌 기구를 끌어내렸다.
이 사건은 그 후 몇 년 동안 그의 상상력의 세계에 있었다.

또한 어느 화가가  마른 낙엽과 부서진 비석 사이에 앉아 납골당 풍경을 그리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이 사건은 마그리뜨에게 경이와 신비에 가득 찬 사건이었다고 한다.
훨씬 후에 마그리뜨는 그 때를 회상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화가는 마치 마술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 자신이 1915년경 처음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회화와의 그 매력적인 만남이
나로 하여금 상식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곳으로 내 노력을 쏟게 했다."

 
 1915년부터 "미학적 미래주의"에 심취했던 그는 데 키리코의 "형이상학적 내부"와 만나게 됨으로써 초현실주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는 그에게 있어서 그만이 갖는 새로운 시각을 통해 예측할 수 없었고 충격적인 "금지된 이미지"와 "세상의 침묵"을 들을 수 있게하는 참담한 고독을 표현해내는 것이었다.
 
  <빛의 제국>
 밤거리가 대낮의 하늘 아래 등장한다.
 서로 다른 이중 해석에 기반한 이러한 결과는 연관 관계에 대한 숨겨진 계산법에 기초한다.
 무엇인가가 두 가지 사물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 스며드는 이미지 내에서 "실제적인 화합물"이  
 창조되어야만 한다.
 마그리트는 우리의 시간 감각을 혼란시키기 위해 분명하게 서로 모순된 밤과 낮을 한 시점에서
 관찰했다.

   <백지 위임장>
  말이 분할된 부분들이 모호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나무의 앞에 있는 건지 혹은 뒤에
  있는 건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마그리트의 교묘한 위치 설정을 보게된다.
  말을 타고 있는 여인이 나무의 몸통 부분에 단순히 그려진 것처럼 보이기도 함으로써
  마그리트가 매혹되었던 문제인 현실과 환상 간의 대립으로 빠져들게 된다.

   <붉은 모델>
  용기가 되는 구두와 담겨진 사물인 발이 합체되어 새로운 오브제를 창조한다.

   <공동 발명>
  물고기와 여인이 결합되어 인어의 반대 개념인 인간의 다리를 지닌 물고기를 만들어 냈다.

 마그리트에게 있어서 회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고, 오브제가 최대한의 영향력을 지니고
존재할 수 있도록 이미 준비된 해답을 명확하게 해주는 수단이었다.


 어느날 밤 그는 잠에서 깨어났다.
그의 방에는 새장이 하나 있었고, 그 안에는 새 한마리가 잠들어 있었다.
그러나 곧  새장의 새는 사라지고 대신 계란 하나가 놓여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마그리트는 그 순간 사고의 심연으로 사라져버린 인식이 "우연의 순간에 따라서는"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닳았다.
이 순간에 대해 마그리트는 "나는 새로운 시적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었던 것이다"라고 했다.
그것은 다시말해 전혀 색다름과 상상력의 탈선 그리고 세계를 보는 시각의 이중성의 힘으로
무의식을 발견하고 발전시킴으로써 그 신비를 되찾는 것이었다.

 살바도르 달리가 광적인 초현실주의자라면 르네 마그리트는 정확하고 세밀한 이미지를 그리는
비개성적인 기법을 가진 냉혹한 초현실주의자이다.
자신의 그림이, 그것이 나타내고 있는 것을 생각하도록 하기 위해서 더이상 필요하지 않길 바라던 그는 그림을 그리는 "창조의 손"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져 이를 보는 시야가 방해받지 않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모든 것의 허공만을 드러내 보일 뿐 다른 아무것도 내포하지 않는 "해방된"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구체적인 어던 그림에 대해 주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마그리트는
"아니오, 나는 매번 내 자신이 나에게 주문하도록 해야합니다"라고 말했다.
즉 자신에게서 그림이 떠오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술 작품은 마치 갓난아이처럼 작품의 기관이 완전히 생성되었을 때만 탄생된다.
  그렇지 않으면 유산된다"

 마그리트 작품의 뛰어난 시적인 힘은 있을 수 없는 소재와 그 대상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과의
유사성 사이에 생기는 비상한 대조에서 생겨난다.
그는 현실의 함정 속에서 상상력을 다루는 법을 터득했던 것이다.

        "하나의 오브제가 반드시 그 이름만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에 좀 더 적합한 또다른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예술의 실질적인 가치는 자유로운 드러냄에 있다.

         우리는 사고의 효과를 통해 기묘한 것을 친근한 것으로 만들곤 한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친근한 것을 기묘한 것으로 복귀시키고자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