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어류

말미잘에 공생하는 생물들

Sosahim 2006. 10. 21. 09:27

 
 


화려한 색상의 몸통에 촉수를 하늘거리는 말미잘은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무서운 독침을 숨기고 있어서 수많은 해양생물들에게 죽음의 함정이 되고 있다. 히드라, 해파리, 산호와 마찬가지로 쏘는 세포(자포, 刺胞)를 가지고 있어서 자포동물에 속하며, 입과 항문의 구별이 없고 소화기관 역할을 하는 강장(腔腸)을 가지고 있어서 독을 가진 자포로 마비시킨 먹이를 삼켜서 소화를

시킨 다음에 찌꺼기는 입으로 다시 뱉어낸다.



암반에 부착하거나 모래속에 몸을 뭍고 고착생활을 하지만 가끔 주변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바닥에서 탈착하여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그런데 해양생물의 세계는 워낙 복잡하고 다양하여 오히려 이렇게 위협적인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말미잘을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변화시켜 활용하는 생물들도 있다. 이들은 말미잘에 공생하는 생물들로 강력한 독침으로 무장한 말미잘의 촉수 사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닌다. 이들은 말미잘을 서식처로 삼아 잠재적인 포식자들로부터 보호를 받으며 말미잘이 먹다가 흘린 찌꺼기를 주워먹고 살기도 한다. 이러한 공생관계를 말미잘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편리공생(한쪽만 이익을 받는 공생관계)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들 공생생물들이 말미잘의 먹이를 유인하므로 말미잘에게도 도움이 되는

상리공생(서로 이익을 주고 받는 공생관계)이라고 하는 시각도 있다.




말미잘에 공생하는 생물로는 클라운피쉬(Clown fish; 자리돔 과에 속하며 아네모네피쉬라고도 부른다. 한국에는 흰동가리 1종이 있다.)를 비롯해서 다양한 종류의 게, 새우 등 갑각류가 있다. 이들은 모두 숙주인 말미잘의 자포에 쏘이지 않는 비결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 클라운피쉬는 몸을 덮고 있는 점액질에 말미잘의 촉수에서 떨어져 나온 피부 조각을 붙이고 다님으로써 말미잘의 공격을 예방한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말미잘의 자포는 클라운피쉬를 자신의 몸으로 인식하여 공격을 하지 않게 된다.

게나 새우들 역시 자포가 발사되지 못하게 만드는 방책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말미잘과 공생하는 생물들이 항상 말미잘 속에서 숨어사는 것은 아니다. 굵은눈왼손집게(Dardanus pedunculatus)의 경우 집으로 사용하는 패각 위에 말미잘(Calliactis sp.)을 붙여서 짊어지고 다닌다. 집게는 말미잘을 이용해서 위장하거나 포식자로부터 보호를 받으며, 말미잘은 집게가 움직이는 대로 이동함으로써 여러 장소에서 먹이를 포획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 말미잘을 건드리면 실같이

길고 끈적끈적하며 자포가 있어서 쏘기까지 하는 아콘티아(acontia) 라고하는 물체를 뱉어낸다.

또 다른 공생 관계는 폼폼 크랩(Pompom Crab)이라고 하는 라비아(Lybia) 속의 게들로 집게 발에 말미잘을 붙이고 다닌다. 그래서 속사포라는 뜻을 가진 폼폼(pompom)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들은 포식자가 접근하면 마치 권투선수가 잽을 날리듯이 말미잘이 붙은 집게 발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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