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어류

암초의성 (性)

Sosahim 2006. 10. 21. 10:40


문어의 짝짓기는 정충이 들어 있고 마치 꼬아 놓은 실같이 생긴 작은 꾸러미인 정포(精包; spermatophore)를 암컷에게 전달하는 과정이다. 특별히 변형된 수컷의 오른쪽 세 번째 팔은 교접완(交接腕; hectocotylus)이라 하는데 끝부분이 작은 숟가락 모양이고, 팔을 따라 고랑 같은 홈이 나 있다. 짝짓기 때 수컷은 이 교접완을 암컷의 아가미강 속으로 뻗어서 끝부분을 암컷의 두 수란관 중 하나로 밀어 넣는다. 그런 다음 음경를 이용해서 교접완이 시작되는 곳의 홈 속에 정포를 내려 놓는다. 정포는 이 홈을 따라 팔의 끝으로 이동해서 암컷의 수란관 속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정포는 뒤집어져 활동성 정충의 덩어리를 만드는데 암컷은 이를 수란선 내에 있는 정낭(精囊; spermatheca)에 보관한다.

어떤 문어의 암컷은 정충을 10달 씩이나 보관할 수 있다. 알을 낳을 때가 되면 암컷은 이 정충들로 알을 하나씩 수정시킨다. 리이프 문어(Reef Octopus, Octopus cyanea)는 수백 개의 정포를 만들 수 있으며 여러 시간에 걸쳐 많은 양을 암컷에게 전달한다. 자이언트 태평양 문어(Giant Pacific Octiopus, Octopus dofleini)의 경우는 1m 길이의 정포를 한 번만 만든다.

문어는 은둔적인 생활 스타일 때문에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수명이 2~3년 정도로 짧아서 성숙한 수컷과 암컷이 만났을 때는 많은 구애행동이나 과시행위 없이 바로 짝짓기를 시작해야 옳을 것이다. 짝짓기 상대를 선택하느라 까다롭게 굴 시간이 없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수컷은 주변에 짝짓기를 하기 위해 싸워야할 경쟁자가 없으며, 암컷은 정충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이를 빨리 활용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수컷과 암컷 모두는 여러 파트너와 짝짓기를 한다. 암컷은 짝짓기가 끝나자 마자 알을 낳아야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산란이 늦어지면 포식자에게 먹혀서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달하지 못할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충을 얻은 암컷은 왜 곧 바로 알을 낳지 않고 더 많은 수컷들과 짝짓기함으로써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할까? 암컷이 아직 완전히 성숙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이전의 배우자보다 더 우수한 수컷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암컷이 잠재적인 파트너를 선택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선택 기준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의 짝짓기 시간은 긴데 이 과정은 새로운 수컷이 교접완에 달려있는 숟가락 구조를 사용해서 예전의 수컷이 수란관에 남겨놓은 정액을 제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컷은 본능적으로 새롭게 탄생하는 세대에게 자신의 유전정보를 전달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수명의 2/3 정도나 되는 오랜 기간 동안 정포를 정낭에 보관할 수 있는 암컷은 때가 되면 자신의 굴에 들어가서 알을 낳는다. 무엇이 산란을 자극하는 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알이 수란선을 통과할 때정포는 복잡한 기계적 또는 삼투압적 작동과정에 의해 정자를 쏟아낸다. 수천개의 수정란은 굴의 천정에 붙어 포도송이처럼 매달리게 된다.

3주간의 포란 기간동안 암컷은 먹이를 먹지 않는데 이는 열대종들에게 특징적이다.
대신 굴 속에 머물며 알들을 돌보고 보호하는데 출수관을 이용해 물을 뿜어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주기도 한다. 리이프 문어의 암컷은 최대 60만개의 알을 낳는데 여기서 크기 2mm에 불과한 작고 성숙이 덜 된 어린 문어가 부화된다.

부화된 문어는 수면의 플랑크톤 속으로 헤엄쳐 올라가서 해류를 따라 열대 인도쪾태평양의 산호 리이프 지대를 옮겨 다니게 된다. 굶주리고 지친 암컷 문어는 새끼들이 부화된 다음에 바로 죽어서 불가사리나 다른 청소부들의 먹이가 된다. 수컷 역시 암컷과 비슷한 나이가 되면 늙어서 죽게 된다.


오징어, 갑오징어들의 짝짓기는 나름대로 독특한 특징이 있다. 다른 모든 사회적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오징어류도 공격적인(경쟁적인) 구애행동을 보인다. 갑오징어(Spia latimanus)의 수컷들 사이에는 현란한 얼룩 무늬를 과시하는 체색변화 콘테스트가 벌어진다. 색소체를 이용하여 얼룩말같은 색상 패턴을 보여주는 것이다. 콘테스트는 물리적인 충돌로 발전할 수도 있는데 이후 우세한 수컷은 짝짓기 권리를 획득하여 암컷에게 구애를 시작한다.

오징어는 짝짓기 중에 교접완으로 변한 팔(보통 왼쪽 첫 번째 팔)로 정포를 하나씩 옮겨서 정낭에 보관한다. 문어와 달리 갑오징어의 암컷은 정포를 장기간 보관하지 않고 바로 산호초 지대의 얕은 곳으로 가서 산란하는데 그런 다음에 다시 짝짓기할 수 있다. 고립된 생활을 하는 문어와 차이나는 중요한 행동은 수컷 갑오징어는일시적으로 수정된 암컷을 호위하여 먼저 주입된 자신의 정포를 긁어내고 새로운 정포를 주입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구애자들을 쫓아버린다는 것이다.

암컷은 포식자들로부터 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긴 팔을 이용해 알들을 경산호 가지 깊은 곳으로 밀어넣는다. 이것이 부화될 어린 개체들을 위한 갑오징어의 유일한 배려이다.
꽃게류는 유영지(游泳肢)라고 하는 노처럼 넓적한 다섯 번째(마지막) 쌍의 다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 다리로 수영하거나 모래나 진흙 속에 굴을 판다. 다른 고등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십각류(十脚類, decapods, 게나 집게 등 다리가 10개인 동물들)도 암수가 딴 몸이다. 사진에서 처럼 암수가 서로 마주하여 복부가 맞닿으면 암컷에게 체내수정이 일어난다. 암컷은 복부 아래에 알을 휴대하고 다닌다. 부화가 되면 게의 유생들은 플랑크톤 무리 속에 합류하고 그 곳에서 몇 번의 변태과정을 거친다. 플랑크톤 시기 동안 살아 남아서 변태를 마치면 암초 지대에 정착하게 된다.

갯민숭달팽이는 자웅동체(雌雄同體; 암수 한 몸)이다. 이들의 생식선은 난정소(卵精巢; ovotestis, 난소와 정소)라고 한다. 따라서 갯민숭달팽이는 모두 정자와 난자를 동시에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자가수정은 일어나지 않는다.
같은 종 두 마리가 화학적으로 서로를 감지하면 구애과정을 통해서 점차 흥분하는 것이 관찰된다.



생식기가 갯민숭달팽이의 오른쪽에 있기 때문에 서로의 오른쪽으로 나란히 마주서는 것으로 구애행동은 정점에 달해 이 때 서로의 생식관이 만날 수 있다.
짝짓기는 서로 주고 받는 방식인데 양쪽 모두 수컷으로 행동하여 정포를 교환하여 정낭이라고 알려진 저장소에 보관한다. 친척인 문어들처럼 갯민숭달팽이의 수정과 산란도 짝짓기와는 별도로 이루어진다.

며칠 뒤 난정소에 있는 난자가 충분히 성숙되면 각각의 갯민숭달팽이는 해면과 같은 좋아하는 먹이가 있는 적당한 곳을 찾아 알덩어리를 낳는다.

갯민숭달팽이는 자신의 먹이에 의해 체색이 결정되는데 알들을 위장 보호하기 위해서 색체적으로 적절한 환경에 알을 낳는다. 몇몇 종에서 알덩어리의 색깔은 매우 다르다. 보통 독이 있다는 것을 경고하기 위해서 알들은 밝은 색상을 띤다.

알들은 정낭을 통과하면서 수정된다. 알들은 보호성 점액질에 싸여 산란되는데 점액질에 싸인 수천개의 알들은 긴 나선형 리본을 만든다. 부화되면 껍질이 있는 벨리저(veliger) 유생이 되고 이들은 플랑크톤 무리에 섞여서 며칠 또는 몇달을 해양 표층류를 따라 흘러 다니게 된다.
벨리저의 껍질은 계속되는 변태과정에서 사라져 결국 어린 갯민숭달팽이가 된다. 먹이를 찾을 수 있는 적절한 장소를 만나지 못하면 변태가 지연될 수도 있다.

물고기들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생식 행동을 통해서 알을 낳는다. 수층으로 알들을 흘려 보내 넓게 알을 살포하거나(앵무고기나 놀래기들), 바닥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자리돔이나 쥐치돔류). 첫 번째 경우는 암수가 함께 수층의 높은 곳으로 유영해 올라간다. 정점에 도달하면 암컷은 다량의 알을 흩뿌리고 동시에 수컷이 정자를 방출하여 알들을 수정시킨다.


수면으로 헤엄쳐 올라가는 이유는 바닥 근처에 있는 포식자들로부터 가능한 멀리 떨어진 곳에 알을 낳기 위함이다. 양성부력인 알들은 표층해류에 따라 분산되어 생존기회를 최대화시킨다. 원양성 유생 시기가 길어질수록 지리적 분산 범위는 더 넓어진다.

어린 물고기가 얕은 리이프 지역같이 적합한 환경을 만나 바닥으로 내려오면 원양성 유생시기가 끝난다. 계속되는 변태를 거치면서 이들은 유어로서의 특징을 갖게 된다. 몇몇 종은 생존에 적합한 얕은 리이프를 만날 때까지 원양성 유생시기를 연장할 수 있다.

살포 산란형 어류가 둥지 산란형 어류들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알을 산란하는데는 명백한 이유가 있다. 둥지 산란형 어류의 수컷은 둥지를 짓고 그곳에서 암컷이 산란한 알들을 수정시킨다. 그런 다음에 수컷은 알들이 부화될 때까지 보호한다. 둥지형 유생은 매우 가까운 곳에 머물고 매우 빨리 정착하는 반면 살포형의 플랑크톤 유생은 수 개월 동안 수 마일을 떠다닐 수 있다. 이들 생식 행동에 따른 두 가지 예를 살펴보자.

자리돔 과(Pomacentridae)의 다른 어류들과 마찬가지로 클라운피쉬(clownfish)도 둥지에 알을 낳는다. 우세한 수컷 클라운피쉬는 산란일이 다가오면 매우 흥분한다. 대담하고, 지극히 활동적이며, 공격적으로 짝을 쫓아다니며 깨문다. 구애행동 중 암컷은 이 수컷이 과연 클라운피쉬의 사회 계급구조에서 가장 우세한 놈인지 의심할 수도 있는데 수컷은 가슴, 등, 뒷지느러미 등을 최대한 뻗어 덩치가 커보이게 해서 암컷이 딴 생각을 품지 않도록 만든다.

수컷이 둥지를 선택하는데 보통 숙주 말미잘 근처에 있는 바위가 된다. 수컷은 입으로 쓰레기나 해조류들을 제거하면서 세심하게 둥지를 청소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낸다. 마침내 암컷이 수컷의 구애를 받아들이면 천천히 둥지로 헤엄쳐 가서 복부로 둥지의 표면을 문지른다. 조심스레 관찰하면 암컷의 작은 원추형 산란관을 볼 수 있는데 그곳에서 알이 나온다. 수컷은 암컷을 쫓아 헤엄치며 알이 태어나면 수정시킨다. 이러한 동조는 쉬운 일이 아니며 협력이 잘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제한된 공간과 고정된 사회구조 덕분에 클라운피쉬의 암수는 함께 붙어 다닐 수 밖에 없으므로 연습할 기회가 아주 많다. 연습은 완벽한 조화를 만들어 내며 암수가 모두 충분히 성숙하면 알도 수천개나 낳을 수 있다.

클라운피쉬의 알은 크기가 약 3~4mm 정도이다. 알들은 짧은 실타래같은 것으로 둥지 표면에 부착된다. 수컷은 알들을 엄하게 감시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특히 알들을 매혹적인 먹이로 생각하는 놀래기같은 포식자들에게 매우 공격적으로 대응한다. 동시에 알들의 건강 상태를 유심히 돌보는데 입으로 작은 이물질 하나라도 불어내고 죽은 알들은 제거한다.



문어가 출수공을 이용하듯이 가슴지느러미로는 알들에게 신선한 산소를 공급한다. 이들의 부화기간은 7일로 1 주간 다이빙 휴가를 보내는 방문객들에게는 배의 발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부화된 유생들은 수면으로 올라가 플랑크톤 무리에 섞여 해류를 따라 흘러간다.

유생시기는 약 10일 정도로 짧은데 대부분의 종들이 가까운 곳에 지역적으로 분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홍해의 라스 모하메드(Ras Mohammed)에 있는 아네모네 시티(Anemone City)가 좋은 예가 된다. 이 곳에서 다이빙한 사람들은 특정한 장소에 말미잘과 클라운피쉬가 높은 밀도로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어린 물고기들이 바닥으로 내려오면 유생시기가 끝나고 변태를 거쳐서 유어의 색상을 얻게 된다. 변태는 약 하루 정도로 빠르고 짧게 진행되는데 어린 클라운피쉬는 빨리 말미잘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포식자에게 먹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종의 클라운피쉬들이 어떻게 그들의 숙주를 찾아가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몇몇 종은 말미잘이 분비하는 화학물질을 따라서 찾아간다는 증거가 있다. 먼저 자리잡고 있는 클라운피쉬들이 새 식구로 받아주면 어린 클라운 피쉬는 환경순응 과정을 실시한다. 말미잘의 촉수에 몸을 부벼서 표피의 점액질 층에 말미잘의 자포 발사를 방지해주는 물질이 쌓이게 하는 것이다.

쥐치돔(Triggerfish) 역시 둥지를 짖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다이버들은 이들의 둥지에 접근하지 말아야 하는데 쥐치돔들은 알을 보호하기 위해서 사나운 공격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타이탄 트리거피쉬(Titan triggerfish, Balistoides viridescens)라면 심하게 문다.

씬벵이(Frogfish)는 상대의 존재를 참지 못하는 고독을 즐기는 동물이다. 사실 수족관 내에서 서로 잡아먹는 것(cannibalsim)이 많이 보고되었기 때문에 수족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씬벵이는 생식기간 동안에만 유일하게 상대의 존재를 참아준다.
사진에 보이는 큰 씬벵이는 암컷으로 알을 품고 있기 때문에 배가 엄청나게 부풀어 있다. 수컷은 암컷을 깨물거나 가슴지느러미로 만지면서 암컷과의 신체적인 접촉을 유지한다. 암컷의 등지느러미가 세워져 있는데 이는 수중사진가의 존재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 아니다. 이는 격렬한 몸의 파동(경련)과 함께 수컷에게 산란이 임박했슴을 알리는 신호이다.
수컷은 가끔 주둥이로 암컷을 쿡쿡 찌르면서 암컷에게 수면으로 올라가자고 한다.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정자를 뿜어 수정을 시킨다. 짝짓기가 끝나면 암수는 따로 헤어진다. 만일 씬벵이에 관심이 있다면 세계의 씬벵이(Frogfishs of the World, by Pietsch & Frobecker), 리이프 물고기 1권(Reef Fishes, volume 1 by Scott Michael)을 읽거나, 전세계 씬벵이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렘베 해협(Lembeh Strait)를 방문하라.

모든 씬벵이가 알을 흩뿌리는 것은 아니다. 어떤 씬벵이(Lophiocharon trisignatus)의 수컷은 수정된 알을 몸에 붙이고 다닌다. 알들은 알집에서 나온 두가닥의 실같은 구조에 의해 피부에 부착된다. 살포형 종들에 비해서 알의 크기는 훨씬 더 크고, 수는 상대적으로 매우 작다.

또 다른 중요한 차이는 원양성 유생 시기가 없다는 것이다. 알들은 바로 성어의 축소형으로 부화된다. 분산형 유생 시기가 없으므로 이 종들은 매우 좁은 지역적 분포를 보인다. 피치와 데이비드 등(W. Pietsch and David B. Grobecker)은 알을 휴대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자손을 보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유혹장치를 강화시켜야 하는 두가지 자연선택의 압력에 의해서 진화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르게 말하면 씬뱅이는 자신을 위장하는 방편으로 알을 휴대하는데 해면에 붙어 있는 알 덩어리인줄 알고 먹으려 접근하는 물고기는 오히려 씬벵이의 먹이가 되는 것이다.

일부 어류는 매우 특이한 둥지 산란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동갈돔류(Cardinalfish, Apogonidae)와 죠피쉬류(Jawfish, Opistognathidae)는 수컷이 입 속에 알을 부화하는 몇 안되는 어류이다. 파이프피쉬(Pipefish, Sygnathidae)는 수컷이 꼬리 근처의 복부 표면에 알들을 붙이고 다닌다. 다양한 형태의 포란낭을 발전시킨 종들도 많다.

성전환(Sex Change)
성전환은 수중세계에서는 종종 일어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놀래기(wrass), 앵무고기(parrotfish), 그루퍼(grouper), 바슬렛(basslet) 등의 다양한 어류들은 암컷으로 살면서 자신들의 출산력을 최대화한다. 그러나 우세한 수컷이 죽어서 환경이 요구한다면 암컷들은 완전한 성전환을 수행할 수 있다. 이 것이 자성선숙(雌性先熟, protogynous) 자웅동체(雌雄同體, hermaphrodism)로 알려져 있으며 바슬렛(Pseudanthias squamipinnis, 한국명; 금강바리)은 고전적인 예이다.

바슬렛은 우세한 보라색 수컷과 여러 마리의 오랜지색 암컷으로 구성된 하렘을 이룬다. 수컷이 죽으면 가장 큰 암컷이 성을 전환하여 완전한 수컷으로서 빈 자리를 대체한다.
수컷에서 암컷으로 바뀌는 반대의 경우는 웅성선숙(雄性先熟) 자웅동체라고 하는데 가장 좋은 예가 클라운피쉬와 리본일(Ribbon eel)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클라운피쉬는 매우 구조화된 여가장적 사회를 이루고 있다. 우세한 암컷이 죽으면 파트너였던 수컷이 성을 전환하여 암컷을 대체한다. 동시에 두 번째로 큰 수컷은 생식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새롭게 생식기능을 갖춘 수컷으로 변한다. 우세한 수컷은 정소와 기능성 없는 난소를 가지고 있다. 성전환이 자극을 받으면 정소는 기능을 멈추고 퇴화되는 반면 난소가 점차 활동성을 갖게 된다.

클라운피쉬는 번식을 위해서 성전환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세한 수컷은 암컷이 우연히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거나, 짝을 찾기 위해 포식당할 위험을 감수하고 안전한 말미잘을 떠나야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클라운피쉬는 성에 따른 색상 변화가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리본일은 성적인 단계에 따라 색상이 변한다. 각각의 색상 시기에 따른 성에 대해서는 문헌마다 약간의 혼란이 있다. 피쉬엘슨(L. Fishelson) 등에 따르면 유어는 검정색에 노란 등지느러미가 있다. 길이가 65~80cm에 도달하면 수컷으로의 전환이 시작되고, 그 결과 등지느러미와 주둥이, 아랫턱 등이 노란 블루리본일이 된다. 수컷이 대략 85cm에 도달하면 암컷으로의 전환이 시작되는데 암컷은 전체가 노란색으로 잘 보기 힘들다.

방사대칭과 재생(Radial Symmetry and Regeneration)



불가사리는 방사대칭이 특징적이다. 중심판에서 방사형으로 뻗어 있는 5개에서 20개에 달하는 팔에는 내장기관들이 복제되어 있다. 따라서 작은 조직에서 몸 전체가 재생될 수 있다.

공격을 받는 불가사리는 할리퀸새우(Harlequin shrimp, Hymenocera picta)처럼 포식자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스스로 팔을 잘라낼 수 있다. 잘려진 팔은 계속해서 재생된다. 무성복제가 일어나는 종도 있는데 재생하여 새로운 불가사리로 자라게 하기 위해 스스로 팔 하나를 잘라내기도 한다. 재생중인 불가사리는 비대칭적인 형태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불가사리는 바닥에서 먹이를 찾기 때문에 입이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항문이 위쪽에 있다. 이런 해부학적 구조는 같은 극피동물(Echinodermata)에 속하는 성게에서도 볼 수 있다. 불가사리는 암수가 구별된다. 동시 산란시에는 엄청난 양의 알과 정자가 암컷과 수컷의 항문에서 방출되는데 마치 화산에서 하얀 연기가 분출되는 것같다. 자유 유영하는 유생의 생존율은 매우 낮다.

불가사리와 마찬가지로 해삼도 방사대칭이며 잃어버린 부위를 재생할 수 있다. 일부 해삼은 몸이 반으로 갈라지는 무성생식도 보여준다. 갈라진 절반은 잃어버린 반쪽을 재생하며 이 과정을 스스로 반복한다.

호주의 수중사진가인 마이클 오우(Michael Aw)는 일본의 어부가 이런 해삼종을 잡으면 반으로 잘라서 바다로 던져넣는 것을 종종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방법으로 그들은 과중한 상업적 압력 하에서도 어획량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방법이 널리 퍼져 있는지 그리고 감소하는 자원량을 복구시킬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보고서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상업적 어업은 무성복제로 생식하지 않는 다른 해삼들도 역시 어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