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어류

육식성 고둥류

Sosahim 2006. 10. 21. 10:36
 



고둥류는 연체동물 문(Phylum Mollusca, 軟體動物 門) 중에서도 복족강(Class Gastropoda, 腹足綱)에 속한다. 복족류는 말 그대로 배가 다리 역할을 하는 동물들로 고둥류와 민달팽이류가 여기에 속한다. 보통 패각이 있는 종을 고둥이라고 하고, 패각이 없는 종을 민달팽이라고 한다.
복족류는 전세계에 35,000 종 정도가 있다고 하는데 연체동물들 중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적응한 동물들이다. 바다 밑바닥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바다 속을 떠다니는 종(예를 들면 바다나비고둥이나 해파리고둥류)들도 있고, 담수에 적응하여 사는 종들도 있으며, 달팽이류처럼 아가미가 퇴화되고 허파를 발달시켜 육상 생활에 적응한 종들도 있다.

복족류의 발은 바닥에 납작하게 달라붙는 형태인데 이동하는 것이 마치 배로 기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 복족류의 발에는 섬모(纖毛, 미세한 털)와 점액질을 분비하는 샘이 있어서 점액질로 바닥을 코팅하고 그 위를 미끄러지듯이 이동한다. 작은 복족류들이나 모래 및 뻘 바닥에 사는 복족류들은 섬모의 추진력으로 이동하며, 암반에 서식하거나 덩치가 큰 복족류들은 발의 근육을 파형으로 움직이면서 이동한다.



부드러운 모래 바닥에 사는 고둥들은 모래 속으로 파고들 수도 있다. 일부 구슬우렁이과의 고둥들은 발의 앞 쪽(propodium)를 길게 내밀어서 모래 속을 파고든 다음에 근육을 부풀려서 닻처럼 고정시키고 다시 몸의 뒷 부분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모래 속으로 들어간다. 이들은 모래 속에서 머리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머리를 감쌀 수 있는 덮개가 발의 위쪽에 별도로 있다.

고둥류의 식성은 종류에 따라 초식, 육식, 사체식, 퇴적물식, 부유물식, 기생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또한 대형 육식성 고둥류의 경우 고둥이나 조개류 등의 연체동물을 포식하기도 하며 갯지렁이나 극피동물, 심지어는 물고기를 포식하는 종들도 있다.



고둥류의 입은 긴 주둥이(proboscis) 끝에 붙어 있다. 주둥이는 수축하여 몸 속에 숨기고 있다가 먹이를 사냥하거나 먹을 때 코끼리의 코처럼 뻗을 수 있다. 주둥이는 입, 구강, 치설(齒舌, radula), 식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치설은 다른 동물들의 이빨에 해당하는 것으로 컨베이어 밸트 같은 길쭉한 판 위에 미세한 작은 이빨들이 줄지어 박혀 있는데 쇠붙이나 물체를 가는 쇠붙이나 물체를 가는 줄을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고둥들은 먹이로부터 방출되는 특정한 단백질 성분을 감지하여 먹이의 위치를 알아내고 주둥이를 뻗어서 먹이를 찾는다. 먹이를 발견하면 주둥이로 먹이의 약한 부분을 뚫어서 포식하게 된다. 대형 육식성 고둥류는 침 속에 황산이나 다른 독을 갖고 있어서 먹이를 마취시킬 수도 있다.
고둥류가 딱딱한 껍질로 몸을 보호하는 조개를 포식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발로 감싸서 질식시켜 잡는 종들도 있고, 조개 껍질 사이에 자신의 패각이나 수관(siphonal canal)을 쇄기처럼 밀어 넣어 벌리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단단한 패각으로 조개의 패각을 마모시키기도 하고, 아예 부식성이 있는 산(acid)과 치설로 조개에 구멍을 뚫기도 한다.

고둥이 조개에 구멍을 뚫을 때는 치설로 먼저 뚫을 자리를 일부 긁어낸 다음에 산 분비샘을 조개의 패각에 대고 30~40분간 패각을 녹인다. 그런 다음 다시 치설과 산 분비를 반복하는데 2mm의 패각을 뚫는데 보통 8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최고 5mm 두께의 패각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패각에 구멍이 뚫리면 고둥은 구멍을 통해 주둥이를 속으로 밀어 넣어서 조개의 연한 살을 치설로 찢어서 먹는다.



청자고둥의 경우는 매우 독특한 포식 형태를 보여주는데 치설이 매우 특이하게 변형되어 있다. 독을 주입할 수 있는 홈이 있는 작살 모양의 치설이 낱개로 구분되어 보관되어 있다가 주둥이를 통해서 먹이를 향해 발사된다. 이들은 모래 속에 몸을 숨기고 물고기가 바닥 위에 완전히 멈출 때까지 기다렸다가 물고기의 부드러운 복부에 작살을 쏘고는 작살의 끝을 붙잡고 있는다. 신경성 맹독이 작살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면 물고기는 순식간에 마비된다. 이들의 독은 매우 강해서 사람에게도 위험한데 열대 바다에서는 종종 이들에 의한 사망 사고가 발생한다. 심한 경우는 4 시간 만에 사망한 사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