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세상속으로

美 첫 흑인대통령 도전

Sosahim 2006. 10. 24. 09:11
대선 출마의사 굳혀… 도덕성·정치신념 돋보여 대중적 인기
미국 민주당의 ‘떠오르는 별’ 버락 오바마(45ㆍ일리노이주)상원의원이 2008년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굳히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22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몇 달 동안 당 내외 의견에 따라 출마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봤다”며 “만약 11월 미 의회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출마를 깊이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 전만해도 의원 임기를 마칠 때까지 출마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혀왔지만 최근 “나라를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겠다”며 출마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쳐왔다.

오바마 의원은 인터뷰에서 경험이 부족한데다 대선에 나설 준비도 안됐다는 비판에 대해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대통령이 될 준비가 된 사람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면서 “출마를 결심하면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재 미 상원에서 유일한 흑인인 오바마 의원은 2004년 상원의원에 당선돼 중앙정치 경력이 겨우 2년 밖에 안 됐지만 준수한 외모와 진보적인 정치철학이 부각되면서 민주당 차세대 주자로 급부상했다.

호남형 얼굴과 운동선수처럼 다부진 체격 덕에 패션잡지에도 종종 등장했던 그는 2004년 대선 때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면서 유명해졌다.

또 95년과 올해 10월에 발표한 자서전을 통해 빈민, 소외계층에 대한 지대한 관심, 높은 도덕성, 이상적 정치관을 밝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은 최근 그를 표지모델로 싣고 그의 ‘참신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대통령에 출마할 만한 카리스마와 야망을 지녔다”고 보도했다. 또 “타이거 우즈, 오프라 윈프리, 마이클 조던처럼 인종의 벽을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미국인의 상상력에 우상과 같은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고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도 그의 ‘세계인’적인 성장 스토리가 미국인에게 호소력 있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케냐출신 흑인 아버지와 미국 캔자스주 출신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본토가 아닌 하와이에서 성장했다. 2~6세 때는 이혼한 어머니를 따라 인도네시아에 가서 무슬림 이웃들과 함께 지내기도 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인도네시아에서 미국의 비호아래 수카르노 군사독재정권이 수립된 것을 예로 들면서, 반미 감정의 뿌리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를 순방하고 돌아와 “아프리카에 중국은 있지만 미국은 없다”면서 아프리카에 관심을 촉구했다.

북한 핵실험에 대해서는 “대북 제재조치가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어느 시점에선 6자회담과 미ㆍ북 양자회담을 병행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 대화를 거부한 결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지렛대도 없고, 북한의 의도나 관심을 알기 위해선 대리인을 통해야 하고, 금지선을 제시하는 것도 대리인을 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공화당의 정책에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