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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 자살원인은?

Sosahim 2006. 10. 24. 11:04

홍콩 영화배우 겸 가수 장국영은 꿈꿔왔던 영화감독의 꿈이 좌절된 뒤 심한 우울증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자살을 택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진위여부를 놓고 큰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같은 주장을 한 사람은 천지영웅(天地英雄) 등 흥행작을 감독한 중국의 유명감독 허핑(何平)으로 그는 지난 20일 홍콩 봉황TV 인기대담프로인 `출발! 세사람과 함께(金+將金+將三人行)`에 초대손님으로 출연, 확신에 찬 발언으로 중화권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03년 4월 1일 홍콩 모호텔 24층에서 몸을 던져 자살한 장국영은 그동안 `마음이 심히 혼란스럽다`는 유서만을 남긴 채 자살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많은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인물. 무엇이 그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했는지 의문시돼왔다.

허 감독은 이 프로에서 "장국영은 감독이 되고 싶어 했으나 투자가 이뤄지지 못했고 집착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죽음의 길로 들어섰으며 우울증과 편집증 때문"이라며 이러한 주장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말했다.

허 감독은 "장국영 일이 생긴 뒤 몇분 뒤에 난 알 수 있었다. 그는 원래 감독이 돼 영화를 찍으려 했고 시나리오도 준비됐었으나 그의 제작자가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줬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이어 "그날 쉬커(서극) 감독 부부가 그와 6시 30분에 사건이 벌어진 호텔 근방서 저녁을 함께 하기로 했으며 콜롬비아영화사 아시아권 담당자가 함께할 예정이었다. 장국영이 감독이 되고싶어했기 때문에 쉬커가 사람을 구해 시나리오를 준비해놓고 그날 저녁 콜롬비아사 관계자와 이영화에 대한 투자를 논의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6시에 장국영은 뛰어내렸다. 사실상 장국영은 이날 식사자리에서 무얼 논의할 것인지 인지했으며 새로운 기회가 올 수도 투자처가 생길수도 있다는 것도 알았으나 정신이상 때문에 좌절과 집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번 허 감독의 발언은 장국영을 테마로 하지 않은 대담프로에서 나온 돌발발언이었으며 이 프로의 이날 주제는 `정신병`이었고 허 감독은 장국영을 언급하기 직전 "중국인 중 1억명 이상이, 십몇분의 일이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던 참이었다.

장국영의 자살원인을 좌절감과 정신분열로 직결시킨 허 감독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그의 죽음이 감독일 좌절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며 의문을 표하면서도 `마귀에 이끌리지 않고는 쉽게 죽음을 택하지 않는 게 사람 아니냐`며 이번 주장에 주시하고 있다.

한편 장국영의 죽음은 지금까지 사인이 밝혀지지 않고 의문만 증폭돼왔다. 사건 당시 경찰이 발견한 유서에는 `마음이 심히 혼란스럽다(深感情緖困擾)`라 씌어있는 유서만이 발견됐기 때문에 `무언가로 인해 좌절감이 심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돼왔다.

하지만 홍콩매체에서는 사건 직후 장국영이 `이도공간`이란 영화에서 심리적 혼란을 일으키는 역할로 분한 뒤로 영화속 배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정신분열을 일으켜 병원을 자주 드나들다가 결국 뜻밖에 일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장국영이 심한 우울증을 앓아왔고 사건발생시 병상황이 이미 크게 악화됐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그것과 한데 묶여 그것을 자극한 환경적 요인은 언급되지 않아왔다.

최근 팬들과의 사별 3주년 즈음해서는 두가지의 설이 추가로 제기돼왔다. 하나는 살아있는 장국영이 아르헨티나 시내의 어느 편의점에서 선글라스를 낀 채 물건을 사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설로 현지뉴스로도 보도된 바 있으며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이 장국영을 찾아 아르헨티나로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다른 하나는 장국영이 어느 부동산회사로부터 3억 위안(약 360억원) 가량의 투자를 받기로 구두약속 받았으나 그뒤로 그 부동산회사의 비리혐의가 탄로나 투자가 곤란해지자 장국영이 도덕적으로 곤경에 몰렸을 것이란 설이다.

장국영의 자살원인을 영화감독 꿈 좌절과 묶인 정신분열증세로 단언한 이번 업계 내부관계자의 돌발발언이 기존 도덕적 위기설과 엮여 그 원인을 탐사하는 자료로 제공되는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