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세상속으로

5년간 8일 일하고 급여 2700만 엔(약 2억1600만 원)을 받아

Sosahim 2006. 10. 25. 09:08
5년여 동안 단 8일만 출근하고 급여 2700만 엔(약 2억1600만 원)을 받아간 시청 직원. 깨끗함을 앞세워 18년 동안 집권하면서 뒤로는 거액을 받아 챙긴 지사. 일본 지방행정의 부패와 난맥상을 보여 주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일본인들이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휴가천국 나라(奈良) 시=나라 현 나라시청은 환경청소부 직원 A(42) 씨를 파면하기로 했다고 23일 발표했다. 2001년 1월부터 지금까지 재직하면서 단 8일만 출근했다는 이유다.

A 씨는 인사 규정의 맹점을 이용해 50여 차례에 걸쳐 병가(病暇)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나라 시 규정에는 특정 병명이 적힌 진단서를 제출하면 90일간 병가를 낼 수 있으며 새로운 병에 걸릴 때마다 반복해서 병가를 쓸 수 있도록 돼 있다.

A 씨는 그동안 급여 2700만 엔을 챙겨 갔으나 실제로 그가 근무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병마에 시달렸는지는 의문이다. 그가 병가 중 벤츠나 페라리 등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면서 친족이 경영하는 건설회사를 위해 로비를 하는 모습이 가끔 목격됐기 때문이다.

A 씨뿐만이 아니다. 나라 시 자체 조사 결과 다른 직원 4명도 상습적으로 병가를 써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중에는 186차례나 병가를 낸 직원도 있었다.

▽믿었던 ‘청렴 지사’가 뇌물=도쿄(東京)지검 특수부는 23일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佐久·68) 전 후쿠시마(福島) 현 지사를 수뢰 혐의로 구속했다.

특정 건설업체가 댐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친동생이 경영하는 회사를 통해 9억7000만 엔(약 77억6000만 원)에 이르는 경제적 이득을 얻은 혐의다.

현직 또는 전직 지사가 재직 당시의 뇌물사건으로 구속된 일 자체가 일본에서는 사상 두 번째로 흔치 않은 일이지만, 사토 전 지사가 1988년부터 올해 9월까지 장기 집권을 해 온 ‘미스터 클린(clean·청렴)’이었다는 점에서 일본 사회에 더 큰 충격을 안겨 줬다.

사토 전 지사는 그동안 업자와는 일절 직접 면담을 하지 않고 비서에게도 “내 앞에서는 돈 이야기를 절대 꺼내지 말라”고 강조하며 부패의 꼬리를 감춰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