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동식물의 세계/동물

'도망자' 멧돼지 2년간 숨겨온 모녀의 사랑

Sosahim 2006. 11. 17. 14:41

집에서 기르던 거구의 멧돼지가 '해로운 짐승'이라는 당국의 판정과 함께 사살명령이 내려진 후 2년간 도피생활을 해온 끝에 금주 그를 사랑하는 모녀 곁에서 고이 잠들었다.

17일 호주언론에 따르면 퀸슬랜드주 중부 맥케이에 사는 케리 바버 씨는 딸 브리트니(12)가 4살 때인 8년 전 포수들에게 어미를 잃은 갓난 수컷 새끼 멧돼지 '블랙키'(검둥이)를 구해 집에서 기르기 시작했다.

체중이 거의 500kg에 달하는 블랙키는 지난 2004년 맥케이 시청이 해로운 짐승으로 판정, 살처분할 수 있도록 그해 12월14일까지 당국에 넘겨줄 것을 명령하면서 매스컴을 타며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바버 씨는 사살명령이 내려진 블랙키를 살리기 위해 당국이 모르게 피신시키는 한편 법정투쟁에 나섰으며 지역주민들도 구명운동에 나서 소송비용을 모금하기 위해 크리켓 시합을 벌이는 등 애를 썼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블랙키는 잠적 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가 금주 맥케이 북서쪽 칼렌에 있는 바버 씨 모녀의 새 집에서 8살의 나이로 자연사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그간의 행적이 알려지게 됐다.

바버 씨는 16일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블랙키가 맥케이 남서쪽 이튼에 있는 그녀의 친구들이 1년간 숨겨 주었다가 60km 떨어진 칼렌의 자기 집으로 옮겨와 1년간 함께 지냈다고 밝혔다.

바버 씨는 블랙키가 70에이커에 달하는 소 방목장에서 망고를 먹으며 살아 왔다면서 당국이 신고를 받으면 사살할 수 있기 때문에 누가 신고할까봐 늘 불안했다고 털어놓았다.

칼렌의 선술집에서는 16일밤 블랙키를 위한 철야 모임이 열렸으며 브리트니는 블랙키를 기념하기 위해 묘지에 블랙키가 가장 즐겨 먹던 망고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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