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개구리 이은 경계대상 1호 '뉴트리아·밍크

 

뉴트리아, 섬사과우렁이, 밍크, 서양뒤영벌, 떡붕어, 붉은가재….

국내 생태계에 큰 해를 끼칠 수 있는, ‘요주의(要注意)’ 외래동물의 목록이 만들어졌다. 환경부는 10일 “뉴트리아를 비롯해 36종(種)의 외래동물이 앞으로 국내 생태계에 위해(危害)를 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황소개구리와 붉은귀거북, 큰입배스 등에 이어 이들 동물이 경계대상 1호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야행성 쥐의 일종으로, 1990년대 초 식용·모피용으로 남미에서 들여온 뉴트리아의 악명이 가장 높다. 저수지나 논둑 같은 곳에 구멍을 내고 살면서 수초(水草)의 뿌리까지 뜯어먹거나, 수서곤충 등을 마구 먹어 치울 만큼 탐식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1년에 7∼8마리의 새끼를 낳을 정도로 번식력도 뛰어나다. 꽃가루를 옮기기 위해 들여온 서양뒤영벌은 야생에 풀려나가 토종 꿀벌을 죽이고, 섬사과우렁이는 벼를 비롯한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뉴트리아처럼 위해 가능성이 높은 일부 종에 대해 황소개구리와 마찬가지로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05년 ‘침입외래종법’을 제정해 2251종에 이르는 외래종에 대해 특별 단속에 들어간 일본처럼 ‘외래종관리법’을 제정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1900년대 이래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래동물은 모두 607종으로 파악됐다. 그동안에는 223종의 외래종이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방상원 박사는 “최근 애완용 동물시장 규모가 급속히 커진 데다 관람용이나 전시용으로 들여온 동물이 대거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