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해안에 돌고래떼가 자주 출몰하고 있다.
고래 보호 단체들은 “고래잡이를 금지한 효과”라며 반기고 있다. 좋지 않은 소식도 있다.
이달만 해도 경북 영덕 앞바다에서 돌고래 11마리가 정치망(定置網)에 걸려 죽은 채로 발견됐고, 강원도 삼척 등지에서도 같은 일이 빚어졌다.
돌고래떼는 멸치와 오징어, 정어리 같은 것을 잡아먹기 때문에 어민들에겐 불청객이기도 하다.
돌고래는 침팬지나 오랑우탄에 비교될 정도로 지능이 뛰어나다.
특히 협동심은 놀라울 정도다. 나이 든 암컷 돌고래는 새끼를 밴 암컷과 함께 있으면서 해산을 돕는다. 이후 새끼가 어미 몸에서 빠져 나오면 어미는 새끼가 첫 호흡을 할 수 있도록 주둥이로 새끼를 물 위로 밀어올리는데, 이때 나이 든 암컷들은 어미의 이런 행동을 옆에서 도와준다. 돌고래는 상처를 입고 죽어가는 동료를 구출하기도 한다.
무리 가운데 한 마리가 사고를 당하면 다른 돌고래들이 떼를 지어 모여든 뒤 상처 입은 돌고래가 계속 숨을 쉴 수 있도록 물 위로 들어올리곤 한다. 환상적인 모습 아닌가.
그러나 돌고래의 놀라운 협동심은 이처럼 보기 좋은 모습으로만 나타나지는 않는다.
돌고래 행동학자 리처드 코너(R Conner)는 병처럼 긴 주둥이를 가진 병코돌고래를 상대로 10년 동안 연구한 결과를 최근 국제학계에 발표했다.
성숙한 수컷 병코돌고래는 두세 마리가 함께 다니며 아주 가까운 연합관계를 유지하는데, 코너는 이들이 왜 그렇게 서로 뭉쳐 다니는지 그 까닭을 밝혀냈다.
암컷 돌고래가 발정기에 들어서면 수컷 무리는 그 암컷을 소속된 집단으로부터 며칠 동안 유괴한다.
수컷 한 마리는 암컷 가까이에서, 다른 수컷은 좀 떨어져서 이들과 함께 헤엄을 친다.
암컷은 때때로 탈출을 시도하며 물속으로 쏜살같이 사라져 버리는데, 수컷들은 도망가는 암컷을 쫓아가 꼬리로 때리거나 물어뜯고, 몸을 부딪치는 등 폭력을 휘두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혼자서는 암컷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수컷 돌고래들이 무리를 지어 다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끔 점핑과 다이빙이 번갈아 이뤄지는, 돌고래떼가 펼치는 장관(壯觀)은, 암컷을 괴롭히는 수컷 돌고래들의 치부(恥部)가 겉으로 드러나는 광경일 수도 있다.
올해는 유엔환경계획(UNEP)이 정한 돌고래의 해다.
서아프리카 카나리아군도에선 벌써부터 돌고래 관광이 인기다.
관광 수입도 올리고, 돌고래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도 심어준다.
우리나라도 돌고래와 사람들이 공생(共生)하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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